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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힘내요.
게시물ID : wedlock_47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꼼이네집사
추천 : 10
조회수 : 44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20 19: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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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가 서글퍼 일기로 쓴글이다 보니 어투가 좀 보기 그러실 수도 있습니다...
글도 길어요....ㅠ.ㅠ 
이해 부탁드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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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끝나고 임신으로 부푼 배를 안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흔하게 있는 사내 스트레스에 갑자기 복받쳐선
나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다들 더 열심히 살라. 더 잘해라고만 할까 이런 생각에 괜히 울컥했다.

나는 왜 이렇게 사회적 역할이 많은지...
엄마 아빠의 딸, 시부모님의 며느리, 회사에서 누군가의 선배이자 후배, 
내팀을 책임질 팀장, 신랑의 와이프, 곧 태어날 아이의 엄마, 
늦둥이 사고치는 동생의 엄마같은 누나...  갑자기 모든 이 역할들이 숨이 막혔다.
 
책임감이 많은 나는 모든일을 잘하기 위해 너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갑작스러운 위기처럼 느껴졌다.

숨이 턱 막혔다.
그 와중에 밀려오늘 일로 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집에 오니 열시...매번 늦은 저녁 해결을 빵이나 김밥으로 했던터라 반찬을 사들고 왔다.
신랑은 아직 퇴근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것도 괜시라 마음이 울컥했는데 반찬 정리를 마치니 신랑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매일 같은 야근에 언제 해외로 나가야 할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사는 신랑이 
갑자기 내처지와 같다는 생각에 딱한 마음으로 쪼르륵 나가 뽀뽀를 해줬다.
신랑은 베시시 웃는다.
 
그래 이사람을 믿고 사랑해서 나는 더 많은 역할극에 참여했다.
다시 되새김한다.

나는 밥을 먹고 회사에서 이미 식사한 신랑은 옆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으며 함께 드라마를 봤다.
보검이를 보면 잘생겼긴 하네라며 삐죽거린다. 
삐죽거림 어쩔건데ㅋㅋㅋ

오늘 쌓였던 스트레스를 이렇게 풀 시간은 길어야 2시간...
그러면 6시간을 잘 수 있다.
늘 몸이 붓는 띵띵이 임산부인 나에거 턱없이 모자라는 시간이지만 그나마도 잠을 설쳤다.

아마 밤에 했던 대화때문이었던 것 같다. 

신랑이 분리수거를 하며 한숨을 쉬길래 "힘들어?" 라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어 "정신적으로 힘든거야 육체적으로 힘든거야~?" 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짧고 굵게 "둘다..."  그리고선 잠시 후에 다시 한숨을 쉬었다. 
신랑은 집안일을 잘돕는다. 나에게도 아주 잘하는 편이다. 

그것이 그에게 내가 느끼는 압박, 역할극과 같은 신랑이라는 이름때문인 것 같았다.
마음이 무거워 분리수거하고 돌아온 신랑에게 
당신도 맡은 역할이 많고 나도 많고 둘다 책임감이 많아 힘드니 
서로에게 주어진 남편 아내 역할은 살살하자... 난 괜찮으니 지금처럼 안해도 된다고 했다.

다시 신랑은 짧고 굵게 "자기는 임산부잖아." 라고 한다.
그것은 곧 내가 더 배려해야 한다의 다른 의미...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6시 10분 기상인데 5시 10분부터 깨서 잠을 이룰수 없었다. 
뒤척이니 신랑도 깼지만 피곤해서인지 다시 곧 잠에 빠져드는 신랑이 안타깝다.

우리는 사랑해서 가족이되었고 무거운 짐이 늘었지만 그 짐을 나눠진다.
숨막히는 곳에서 서로 의지하고 어려운 곳에서 
서로 지혜를 나누며 슬플때 함께 눈물을 흘리고 기쁠때 행복을 함께 누린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만이 아니라 우리 신랑도 그러길 바란다.
그래서 서로 이 과정을 이겨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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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놓고 보니 한국 사회에 사는 모두 이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나의 서글픔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 서글픔이 조금은 나눠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역시 지겨운 말이지만, 
모두 힘내십시요~


참 신랑에게 느낀 감정이기에 결게로 왔는데 적합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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