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기면
엄마께서는 늘 기도를 하곤 하셨다.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면
그 간절함에 대답해주기 마련이라고.
형이 수능을 앞두고 있었을 때
엄마께서는 깊은 산 속에 있는 어느 암자에 가셔서
백일 동안 간절하게 기도하셨다.
누나가 수능을 앞두고 있었을 때
엄마께서는 깊은 산 속에 있는 어느 암자에 가셔서
백일 동안 간절하게 기도하셨다.
내가 수능을 앞두고 있었을 때
엄마의 기도 소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형이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을 때
엄마께서는 잠을 설쳐가며 새벽 기도를 가시곤 했었다.
누나가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을 때
엄마께서는 잠을 설쳐가며 새벽 기도를 가시곤 했었다.
내가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을 때
엄마의 기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엄마께서 새근거리며 주무시는 소리만이 집안을 가득 채웠다.
형을 위한 엄마의 기도가 분명 형을 지켜주었던거야.
형은 언제나 성공하고 또 행복했으니.
누나를 위한 엄마의 기도가 분명 누나를 지켜주었던거야.
누나는 언제나 성공하고 또 행복했으니.
나를 위한 엄마의 기도가 있었다면 나를 지켜주었겠지?
그러면 나도 성공하고 또 행복할 수 있었을까?
엄마는 형을 사랑했어.
엄마는 누나를 사랑했어.
엄마는 나를 사랑했을까?
엄마는 기도를 통해 형을 사랑했다.
엄마는 기도를 통해 누나를 사랑했다.
엄마는 왜 기도를 통해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걸까?
그러던 어느 날.
심한 몸살과 고열에 시달리던 나는
물 한 모금조차 마시지 못할 정도로
앓게 되었다.
사랑받지 못한 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플 때만큼은
엄마가 날 위해 기도를 해주시지 않을까하는
작은 기대를 가지고 그렇게 누워만 있었다.
그리고 그 날 밤 마침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만을 위한
엄마의 기도를 들을 수되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제 소원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오직 나만을 위한 엄마의 기도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엄마의 감사 기도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