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시댁가는길이 쉽진 않습니다. 전날 애들짐 바리바리 싸야하고, 명절전날 하루종일 일하고 퇴근해서 부랴부랴 가야합니다. 가는길이 편도 3시간 정도 걸리고(명절엔 더 걸리지만) 아직 애기인 두 아들놈 데리고 가다보면 차안에서 정신이 혼미해지죠.
게다가 우리시댁.. 농사지으시는데 전형적인 농경사회 풍습이 남아있어 그런지 집안일은 죄다 여자들 몫입니다. 임신해서도 쪼그려 앉아 김장하고 뭐 그래요 ㅎㅎㅎ 명절에 남자들 손하나 까딱 안합니다. 아침먹고 돌아서면 점심준비 점심먹고 돌아서면 저녁준비.. 집에선 하루 세끼 다 안먹고, 먹는데 에너지 낭비하기 싫어 적게 간단하게 먹는걸 선호하는 저로써는 처음에 시집와서 제일 이해안가는 거였어요. 아니 왜 종일 먹는거 만들고 먹는데 이리 에너지를 쏟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시댁가는게 싫지가 않아요.
언젠가 어머니가 물어보시더라구요 "다른집 며느리들은 시댁오기 힘들다고 싫어하는데 너는 안그러는거 같아~ 이유가 뭐니?"
"어머니~ 솔직히 며느리들이 와서 밥하고 설겆이 하는게 싫어서 시댁오는게 싫은건 아닌거 같아요. 뭐 집에 있어도 밥하고 애들 뒤치닥 거리해야해서 어차피 주말이라고 쉬지도 못해요. 시댁오기 싫은 이유는 시 어머니들이 엄한말씀 하시며 스트레스 주시고 며느리 하대하는게 싫은거죠~ 근데 어머니는 안그러시자나요. 제가 하는 살림 맘에 안들어도 말씀 아끼시고 안하시자나요~호호호호~ " 라고 답해드렸져 ㅎㅎ (그때 엄니 표정.. ' 알긴 아는구나' 읭? ㅋㅋㅋㅋㅋㅋ)
아들들 얘기들어보면 울어머니 잔소리 대마왕이시거든요. 근데 며느리에게는 안하시려고 참는 모습이 보여요 ㅎㅎ감정적으로 상처주시는 말씀 안하시고 위해주시구요. 반찬도 제 앞에 놔주시고 ㅎ
뭐 밥차리고 전부치고 설거지 그까잇꺼 이삼일 하면 됩니다. (체력 약한 저는 이번에도 명절전에 영양제 링거 한대 맞고 갑니다 ㅎㅎㅎ) 이상한 말로 상처주고 하인부리듯 하고 그런거만 좀 안하면 될텐데 왜 그게 그리 안되실까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