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길, 고물상 앞에 개 한마리가 앉아 있었다. 무심한듯 쳐다보면서도 자세를 낮추고 부르니 이쪽으로 걸어왔다. 코도 촉촉하고 털 관리도 되어있는게 애완견인것같은대. 주인을 잃은건지 집을 나온건지 어두운 골목에 홀로 앉아있다.
문뜩 옛날생각이 났다 어릴적 본 아주 못생긴 개. 가던길에 눈에 뛰어 집에있는 가족 생각도 나고 해서 근처 슈퍼에서 먹을거리를 챙겨줫다. 먹는 모습을 보고 일어나려 했는대 못난이는 고마워서인지 부족해서인지 집앞까지 따라와서 문을 긁었다. 이미 가족이 둘이나 있는 상황인지라 난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울먹거리는 눈으로 날 쳐다보던 그녀석이 생각나 잠을 설친다.
고물상 앞 그놈, 밥은 먹었을까. 말라보이던대 혹여나 부쩍 추워진 새벽에 탈이라도 나는건 아닐까 걱정이된다. 뒤척이며 보낸시간이 한시간, 두시간 결국 가족들 몰래 개밥을 한봉지 챙겨 집을 나섰다. 그놈이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지만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차박차박 소리가 지나간다
가족 시간이지나 한놈은 내 곁을 떠났지만 한놈은 이빨도 없는것이 아직 쌩쌩해서 4~5년은 거뜬할것같다. 그녀석이 곁을 떠났을땐 몰랐지만 내 모든 추억에 그녀석이 있었다.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