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똥군기 혐오하며 치를 떠는 사람입니다.

베오베 연계에 김영희 김태우 신지 썰이 올라오면서 댓글에는 '그래도 연예예술쪽에는 군기가 필요하다. 후배가 선배한테 인사하는 건 기본이다.'라는 댓글에 추천이 반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아서 너무 충격입니다.

1.왜 후배는 선배한테 인사를 의무적으로 해야하는지?

 단순히 그 직업을 빨리 시작했다고 절대적인 존경과 경의를 받아야 하나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후배인 제가 닮고싶고 멋있는 선배를 보면 따라다니면서 일에 대해서 배우고 싶고 친해지고 싶고 그러면서 존경심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거지.. 이년 삼년 빨리 일 시작했다고 상명하복이라뇨? 생각만 해도 갑갑해요.

2.인사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선배가 먼저 해도 될텐데요.

예의가 필요하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예의를 차리는 쪽이 언제나 후배 쪽이라는 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해요. 예의와 존중은 오고가야 하잖아요. 먼저 상대방을 발견한 사람이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도 짧게나마 주고받고 하는 게 인사의 본질 아닌가요?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에는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더라도 선배를 찾아와서 폴더로 인사하고 선배 덕담 듣고 다시 자기 할 일하러 가는게 인사의 정의더라구요. 전혀 동의 못 하고요, 그렇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네요.

3.인사를 강요하는 문화도 동의할 수 없어요.

초면인데 나는 후배라는 이유로 먼저 찾아가서 깍듯하게 말도 올리고 선배는 말 놓고 하는 거 싫어요. 친한 사이라면 모를까 언제 봤다고 신지는 배슬기한테 반말이죠? 김태우는 자기가 뭐라고 후배들 집합시켜서 강압적으로 인사시키는죠? 왜 후배들을 간섭하죠.. 왜 후배들의 자유나 의사는 생각치 않죠? 처음 만나는 사람이랑 말 섞기 껄끄러운 후배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후배 본인이 껄끄럽던 말던 후배의 의사는 자연스럽게 묵살되는 게 현실같아서 마음이 안 좋아요.

4.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주고받아야죠.

 막말로 김종서도 가만히 있는데 김태우가 뭐라고 그 많은 가수들을 다 불러서 인사시킬까요? 그렇게해서 인사받는 김종서씨는 참 흡족하겠습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받는 인사를 받으면 좋을까요? 후배가 선배한테 찾아가서 인사하러가는 것과 당연하다는 듯이 후배 인사 받는 게 너무 보편화 되어버린 것 같아요. 양쪽 다 형식적인 인사라는 걸 알텐데 그런 인사 받으면 기분이 좋을까요? 직장의 모르는 사람이 저에게 인사하고 살갑게 대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요. 근데 그 인사가 내가 선배니까 어거지로 하는 거라면 저는 받고 싶지 않아요. 그 사람도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하는 일이라서, 저 사람한테 인사해야 하니까 하는 마음이면.. 저는 그 사람 마음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4줄 요약--------------
 

 1. 인사 받고 싶은 사람이 먼저 가서 인사하자. 십중팔구는 먼저 다가와줘서 고맙다고 할 것이며 자연스레 친해져 다음부터는 진심으로 살갑게 인사할 수 있을 것이다. 

2. 먼저 다가가서 인사했는데 나랑 친해지고 싶지 않은 뉘앙스라면 나의 품평이나 인성을 먼저 돌아보거나 그 사람 성격이 뒤틀린 것이다. 전자라면 나의 성격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고 후자라면 그 사람은 그냥 무시하면 된다. 굳이 찾아가서 그 사람한테 역정낼 일은 없는 것이다.

3. 상명하복 문화 똥군기 너무 싫다. 사람의 관점이 다르다의 문제가 아니며 미개하고 비효율적인 악습이기 때문이다. 선배 후배를 떠나서 남의 집 귀한 아들딸래밀로서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했으면 좋겠다.

4. 속 텅 빈 인사치레라도 배불리 받고 싶은 사람은 자존감의 결여나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떠받드는 것에 집착한다고 생각된다. 심리/상담치료를 추천. 남에게 폐끼치고 남의 자율의사를 억압하는 순간 민폐덩어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