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임
와이프가 탕수육 먹고싶다그래서 주문부터 해놓고 주민센터에 인감,등본 떼러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이었음
집 바로 앞에 대형마트 있고 사거리가 있는데 모든 방향에서 비보호 좌회전임
평일에는 대형마트 주차장 진입로가 있는 도로쪽이 통행량이 많고 교차하는 도로의 통행량은 절반이하 수준임
그렇다보니 마트 주차장에서 내려오는 길은 비보호좌회전임에도 불구하고 빨간불에 눈치껏 불법좌회전하는 차량이 많음
그렇지만 어지간한 운전자들은 빨간불에는 불법좌회전이라는 사실들은 아시는지 정상주행하는 직진차량이 오면 진입하지 않고 멈춤
나는 통행량이 적은 도로에서 집쪽으로 녹색불 확인하고 교차로로 향하는 중 전방에 불법좌회전하는 차들이 보임
녹색불이므로 속도 적당히 보면서 계속 직진하는데 좌측에서 불법좌회전하는 차량 한대가 안 멈추고 계속 들이밈
클락션 빵~하고 울렸으나 무시하고 계속가길래 열받아서 그차를 추월하여 집앞에 먼저 세우고 문열고 내림
그런데 어이없게도 불법좌회전한 차량이 이미 멈춰서 창문내리고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마! 야! 역으로 시전..어이털림..
마? 야? 이 씨X 같이 지랄해줌.. 조수석에서 소리친놈 내림..
내리는 동안 보니 운전자는 아줌마, 내리는 사람은 아들
아줌마가 아들한테 그냥 가자고 하는데 이미 흥분한 본인과 상대방 붙음
꼭 한대치겠다는 듯이 밀어붙이길래 뺨맞으면 100만원이다 싶어서 같이 들이밀고 말싸움 시작함
아 물론 상대방이 키가 있어서 내려다보면서 들이밀길래 기분이 두배로 더러움
이하 대화내용(욕설 제외 상당히 미화되어있으나 쌍소리 왔다갔다함)
상대방 : 왜 빵빵거리냐?
본인 : 당신 지금 무슨 신호에 왔냐?
상대방 : 비보호좌회전인데 신호는 무슨 신호!
여기서 잘걸렸다 싶었음.. 집앞이기 때문에 이런일이 비일비재하고 이전에도 이미 블박으로 국민신문고에 신고해본 경험이 있음
본인 : 비보호가 빨간불에도 갈수있게 되어있냐?
상대방 : 비보호좌회전인데 신호는 무슨 신호냐고
본인 : 너 면허있냐?
상대방 : 있다. 너 몇살먹었냐?
본인 : 31살 먹었다
상대방 : 많이 먹었네! (여기서도 어이상실.. 내 키가 170정도밖에 안되고 상대방은 180은 되어보였으나 얼굴은 암만 봐도 나보다 어림.. 본인이 몇년전까진 동안소리 들었으나 애아빠가 된 지금은 그냥 작은 돼지..)
이쯤에서 이미 동네사람 다 뛰어나오고 길막히기 시작하고 개판됨
주변 둘러보니 누가 전화기 붙잡고 있길래 경찰에 신고하나 싶어서 잘됐다 싶어
본인 : 경찰 부를까? 누가 잘못했는지?
상대방 : 불러라 나도 신고했다
본인 : 좋다 부른다 딱 기다려라
그러고 상대방은 차로 돌아가서 앉음
경찰불러놓고 담배한대 피면서 5분정도 기다렸는데 갑자기 맞은편에 있던 상대방 차량이 도주 시전..
(기다리면서 핸드폰 붙잡고 있더니 '비보호좌회전' 키워드로 검색이라도 해봤는지 잘 기다리다가 튐)
어이없어서 움직이는 차따라서 졸라 뜀
의외로 빨리가진 않아서 옆에서 따라뛰는데 차를 두드리면 나중에 경찰오고 불리할까 싶어서 절대 차는 안건드림
20미터쯤 움직이다가 신호걸리길래 차앞에 가서 막으니 상대방이 안에서 블박촬영중이다 사진찍는다 하길래 맘대로 해라 경찰부르자고 해서 불렀는데 왜도망가냐고 함
차를 막고 서있는 도로가 일방통행 1차선 도로이긴 하지만 도로폭이 넓고 왕복 8차선 대로로 진입하는 길이라 원래는 차들이 2줄로 신호받아서 빠져나가는데 도로 정중앙에서 멈추는 바람에 뒤로 기다리는 차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줄줄이 서기 시작함
그와중에 신호 바뀌었는데 이미 눈이 돌아서 안비켜줌
상대방 차 뒤에 트레일러 아저씨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내리길래 아저씨 이 차좀 같이 잡아주세요 경찰불렀는데 도망가요 하니 엮이긴 싫으셧는지 그냥 다시 올라타심 그래서 죄송하다 경찰불렀으니까 잠시만 기다려달라 양해구하고 아저씨 ㅇㅋ 하심
그러던중 경찰아저씨들 4명이나 오심
차빼고 상대방 내리고 경찰아저씨랑 자초지종 설명하기 시작함
상대방 : 우리가 좌회전하는데 이사람이 클락션 울리고 보복운전을 했다
본인 : 어이없네 불법좌회전하는 차에 클락션 울린거고 보복운전은 무슨소리냐 추월해서 우리집앞에 주차했다
자꾸 이야기 길어지길래 경찰아저씨한테 한마디함
본인 : 이야기 길게 할 필요없고 빨간불에 비보호좌회전이 됩니까 안됩니까
경찰아저씨 : 원칙적으로 녹색불에만 됩니다
상대방 벙찜.. 그리고 할말없었는지 또 보복운전이 어쩌고 함
본인 : 고소해라 무고죄로 맞고소해줄께 나는 추월해서 우리집앞에 주차했고 당신들 차에 아무짓도 안했다 당신은 깔끔하게 신호위반 딱지한장 떼고 보복운전 고소해라
경찰 : 일단 블랙박스 확인하고 현장 확인합시다
내차로 돌아와서 경찰아저씨와 함께 블박 확인함
본인 차량 녹색불에 교차로 진입 확인.. 이야기 끝남
그 와중에도 상대방은 내 차로 와서 같이 봅시다~블랙박스 좋네~ 시비털다가 경찰아저씨가 그러면 안됩니다 한소리함
블박 확인후 경찰아저씨가 현장확인하러 가자고 해서 문제의 교차로로 상대방이랑 갔다옴
갔다가 오면서 경찰아저씨가 상대방이 불법이고 본인이 피해자라는 걸 인지시켜주셨는지 상당히 얌전해졌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보복운전이라고 헛소리 시전
본인 : 그러니까 고소하라고~ 경찰아저씨 빨리 딱지끊어주세요
그러는 와중에 운전자이신 아줌마, 한두마디씩만 거들고 잘 계시더니 갑자기 참전함
아줌마 : 딱지 떼주세요! 젊은 사람이 별것도 아닌 일에 경찰까지 부르고! 뭐 필요해요 면허증?
하시면서 면허증 제시하심
본인 : 예 깔끔하게 끊어주세요~
경찰 : 아주머니 지금 불법좌회전하신 거에요
아줌마 : 아니 비보호좌회전이고 앞에 차도 가고 뒤에 차도 가길래 따라갔는데..
경찰 : 비보호는 빨간불에 못갑니다! 아무때나 가면 사고나요!
아줌마 : 아니 몰랐어요..
경찰 : 운전면허시험 칠 때 필기 안보셨어요?! 시험문제에 나와요! (가장 속시원한 한마디였음..)
아줌마 그때서야 죄송하다고 함.. 이미 화는 좀 누그러지기 시작함..
시비붙은 상대방 옆에서 가만히 있길래 지랄함
본인 : 하던거 계속해봐라 아까 몇살먹었냐 하더니 니는 몇살먹었어요?
상대방 : 27살인데요..(역시나 어림)
본인 : 니도 많이 먹었네 사람이 (키가) 조그만하니까 존만하게 보였냐? 함부로 조수석에서 마!야! 하는거 아니다 당신 어머니가 처음에 그냥가자고 하지않았냐
아줌마 : (아들에게) 그러니까 그냥 가자니까!
슬슬 정리되는 분위기에서 경찰아저씨가 한마디함
경찰 : 어떻게 하시겠어요? 피해자시니까 의견 존중합니다
본인 : 사과도 안하고 이러고 있는데 깔끔하게 딱지 끊어주세요
상대방 : 아니 사과할려고 해도 이런 식이니까 못하겠다
경찰 : 언제 사과할려고 했어요?
본인 : 사과받으면 그냥 보냅니다
상대방 : 죄송합니다 잘몰라서 그랬습니다
본인 : 알겠다 그러면 그냥 끝내는 걸로 하자
경찰 : 지금은 그냥 끝내셔도 나중에 블랙박스로 국민신문고로 신고하셔도 됩니다
본인 : ㅇㅋ
상대방과 아줌마 : 정말 죄송합니다.. 하고 차에 타고감
시작은 정말 더러웠으나 그래도 마지막은 깔끔하게 죄송하다고 해줘서 마음이 풀림
상대방이 가고난 후
경찰 : 잘하셨다 저 교차로가 문제가 많은것 같다 비보호좌회전 모르는 운전자도 많고..
본인 : ㅇㅇ 이미 예전에 오늘같은 일로 국민신문고로 신고한 적도 있고, 조만간에 좌회전신호를 만들던가, 신호위반카메라 달아달라고 민원넣을꺼임
경찰 : ㅇㅋㅇㅋ 그런데 오늘 하신것처럼 차들 막고 서계시면 당신도 처벌받음
본인 : ......;;죄송합니다 갑자기 도주하길래..
경찰 : ㅇㅋㅇㅋ
본인도 혼나고 다이나믹했던 약 30분간의 상황이 종료됨...
집앞이라 이런 일이 워낙 많다보니 클락션 울리면 미안하다고 비상등 켜는 차들한테까지 지랄하고 신고하고 그러진 않지만
오늘은 역으로 마! 야! 시전당해서 제대로 빡침(상대방이 더 어리면서 몇살먹었냐 콤보까지)
집에 올라와보니 아까 시킨 탕수육은 이미 미지근하고 눅눅한 고기튀김이 되어있고
이제라도 먹으려고 했더니 갑자기 급한 약속이 생겨서 먹지도 못하고 나오느라 속쓰려서 죽을뻔함...
혹시 오늘 이런일 목격하시고 해당 장소에 계시다가 저때문에 차량 정체 겪으신 분들 계시면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오셔서 중재하느라 고생해주신 경찰아저씨들께도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