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목요일에 시사인 계약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오유의 상황을 말하고, 제가 아는 블로그들의 불편한 심정을 말했죠. 그런 다음 한 번 어떤 마음인지 생각해보고, 편집부에 말하여 여기에 있는 글을 읽어라 하는 주문과 함게 오늘을 기달렸습니다. 무더위는 가도 아직 뜨거운 햇살이 비추는 여름에 저는 밖의 현장을 돌고 있었습니다.
오후 3시 시사인에서 연락왔는데, 그분께서 편집부에 이야기해도 그렇게 반응이 온 것도 아니고(저는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다음 호에 정정기사나 다시 재판단을 해달란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4년 넘게 해왔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나꼼수 방송을 들으며 주진우 기자 덕분에 가입했죠. 그러나 문제는 시사인은 주진우 기자만의 매체가 아닙니다. 다른 기자도 있고, 그들도 기사를 씁니다. 기사를 쓰는 하나 하나가 그 매체의 대표라는 점입니다. 조중동처럼 처음부터 배째라는 식도 아니고, 한겨레나 경향처럼 가끔 핀트가 어긋난 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공정한 기사를 보려면 프레임에서 벗어난 게 답이죠. 저는 어느 정도 제 말이 먹혔다면 잠시 구독휴재하고 제대로 된 기사가 나오는 것을 기달려보자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답변은 제 기대를 물거품으로 날려보냈고, 계약담당자분이 그동안의 인정과 시간을 말했지만, 저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듣기 위해 오늘 전화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저말고도 많은 분들이 정말 많은 분들이 구독해지한 것 같았습니다. 담당자는 죄가 없을지언정 우리는 편집부가 만든 기사를 보고 판단합니다. 메갈에 대한 기사에서 제가 화가 난 것은 한국남자가 한심하다란 말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일베와 수구하고 인터넷으로 싸운 분들이 누군지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이 메갈에 대한 비판으로 어느 순간 일베로 매도 당하는 게 분노한 겁니다.
오유를 예전에 가입하고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지냈지만, 1달 간의 일로 저는 오유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전화 수화기 너머의 그분에게 바보취급 당한 것이 너무 속상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나마 88만원 세대보다 조금 약간 위 세대입니다. 10대와 20대들이 왜 분노하는가? 사실 그들이 88만원 세대로 살면서 즐길 게 뭐가 있겠습니까? 버스타고 가면 학생들은 늘 웹툰을 보고, 대학생도 그렇습니다.
왜 학생들은 게임을 합니까? 그들은 그냥 그게 일상문화생활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문화의 사회학에 대해 조금만 공부하면 압니다. 게임과 웹툰을 즐기는 이유는 그것이 재미가 있겠지만, 그것말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없다는 겁니다. 일반 학생들이 골프를 칩니까? 보트를 탑니까(물론 그런 사람도 좋아할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도 몇 개월이나 알바하여 모은 돈 가지고 겨우 갈까 말까고, 그것도 여력되는 친구들에 한에서 가능하겠죠? 대학등록금에 고민하고, 원룸값에 한숨 쉬는 그들입니다. 취업도 힘들고, 겨우 가도 비정규직이고 언제 짤릴 줄도 모르는 절박한 사람이죠.
그런 그들이 이때까지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어도 진보매체와 정의당의 그동안 젊은 청춘들의 한숨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지지를 받은 것이죠. 그런데 그들은 단지 메갈에 대한 비판 때문에 이때까지 자신들의 귀를 기울려준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래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담당자에게 혹시 해지 후에 다시 정정할 기사거리가 나오면 연락달라고 했습니다. 만일 공정하고 중립적인 보도가 나오면 다시 구독하겠다고 말이죠.
기자분이 3주동안 위키를 조사했던지 3달을 조사했던지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완고한 느낌으로 기사를 쓸 것 같은 그 사람들을 생각하며, 저는 그 분에게 전화로 그 기자들은 엘리트주의에 물들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생각하지 않은 걸까요? 위에서 바라보는 것만이 아니라 아래서 위로 올라가서 바라보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