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결혼한 부부입니다.
와이프와 저는 공식적(?)으로는 서로 방귀를 트지 않은사이입니다...만...유독 조심성없고 덜렁대는 저는 괄약근의 의도하지 않은 이완작용으로 인해 와이프 앞에서 가스를 살포한 적이 몇번 있습니다. 와이프에게는 이건 당신이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다. 바닥과 내 피부가 마찰되면서 발생한 '뽀드득'소리일 뿐이다 라고 억지를 부립니다만 와이프는 깔깔대며 저를 놀려 대기만 하죠. 저는 이런 경우가 여러번인데 사람같지도 않은 제 와이프는 제 앞에서 한번도 그런 모습을 보인적이 없습니다. 연애기간까지 합하면 13년여 만나는 동안 와이프는 한번도 저에게 그런적이 없고 저만 그러니 제가 할말도 없는 상황이구요.
같은 아파트 앞동에 사는 처제가 놀러왔던 그날도 제 뱃속에는 심상치 않은 녀석이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전날 밤에 영접한 치느님과 평소 육식으로 다져진 제 장에서 발생한 가스는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마치 거대한 대형태풍이 몰고온 비바람 처럼 녀석들은 제 괄약근 앞에 모여 빨리 문호를 개방하라며 저의 쇄국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한 저는 티브이를 보며 수다를 떨고있는 와이프와 처제 몰래 슬며시 화장실로 이동했습니다.
화장실로 들어온 저는 외부와 격리된 상황에 안도한 나머지 그만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맙니다. 무릇 무음의 가스를 배출하는 기술은 괄약근의 근육에 최대한 신경을 집중하여 마치 연인을 다루듯이 아주 살살, 부드럽고 여리게, 살짝 놓는다는 느낌으로 근육을 열어야 하거늘, 제 의지보다 자유를 향한 그들의 갈망에 굴복하여 그만 폭발적인 소리와 함께 방출되고 만것입니다.
평소에 빵을 좋아하는 제 식성이 반영되었는지 그것들은 "빵" 하는 소리와 함께 방출되었고 화장실 안의 밀폐된공간은 소리를 더 증폭시키고 말았습니다.
대략 10초간 정신이 멍한상태에서 황급히 아무볼일도 보지않은 빈 변기물을 내리고 화장실을 나왔습니다. 와이프와 처제는 배를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며 깔깔대고 있었고, 당황한 저는 갑자기 배가 고팠고 빵이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빵" 이라고 외친 것이라는, 동네 바둑이도 믿지않을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그후 와이프와 처제는 빵을 좋아하는 저에게 "호(好)빵맨" 이라며 놀려댔고 제발 애들에게만은 비밀을 지켜달라고 애원하며 비굴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