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엊그제 커수 장착했다고 글쓰면서
시간나면 커수 장착기 한 뻔 써보겠다고 했던 오징어입니다.
원래 저는 컴퓨터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던 사람은 아닙니다.
5년전체 조립했던 i5-2500 샌디할아버지가
아직까지 쌩쌩하기 현역으로 뛰어주시는데다가
제가 그렇게 막 고사양 게임을 하지 않아서(피파, 망전 ㄷㄷ)
크게 업글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무슨 시작은 글카로 부터 시작됐습니다.
뭐에 정신이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결제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1070 택배가 와있더군요.
(글카가 참 크고 우람하네요)
택배를 받고 카드값 걱정은 다음 달에나 하기로 하고
크고 우람한 그것을 장착합니다.
그리고 현실은 돼지목에 진주 목걸이...
그렇게 저는 또 미래의 나에게 미안해하며 본격적으로 지름신을 영접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6600k와 h170보드를 지르고 램도 32G를 질러주고 조립을 합니다.
근데 처음으로 오버를 해보려는데 이게 영... 쉽지가 않습니다.
오버도 처음인데 BCLK로 오버를 땡기려니 더 까다롭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되자 z170보드가 탐나기 시작합니다.
자꾸 미래의 제게 미안해집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이미 지금 이걸 안하면 내일의 나도 없을 것만 같으니까요. ㅂㄷㅂㄷ
그렇게 z170보드를 구매하려고 알아보던중 asus보드들이 제 눈을 사로잡습니다.
그리고 하필 막시 포뮬라에 운명적인 스파크가 튀고 대책없이 주문을 합니다.
보드를 새로 받고 열심히 또 조립을 해줍니다.
그런데 자꾸만 맘 한구석이 찝찝합니다.
막시무스 포뮬라 보드에는 보드 자체에 전원부 수로가 구성되어 나옵니다.
딱히 수냉을 안해도 상관은 없지만 저는 꼭 저걸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쯤되는 온 우주의 기운이 지름신을 통해 저를 이끄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또 수냉을 알아보다가
이왕 하는거 커스텀으로! 아크릴!을 외치며 또 카드를 긁습니다.
<1일차>
일단 뜯고 넘치는 근자감으로 오늘 이걸 끝내버리겠다고 다짐하며 작업을 시작합니다.
먼저 컴퓨터를 다시 분해합니다.
공랭쿨러는 뜯어주고
수냉용 블럭을 설치하고 라디에이터 및 팬을 케이스 상부에 달아줍니다.
어... 잠깐...
ODD가 라디에이터 입출수구를 가립니다.
아... 앙대.... 하지만 블루레이를 포기할 순 없습니다.
나중에 밴딩으로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그대로 조립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더 생깁니다.
ODD에 가려서 물통을 장착할 공간도 나오질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블루레이를 포기할 순 없으니 케이스를 희생하기로 합니다.
냅다 구멍을 뚫어주고
물통(펌프 일체형)을 일단 장착해 줍니다
그리고 다시 뜯어냅니다.
물통을 저렇게 장착하니 글카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물통 LED를 포기하고
다시 물통 위치를 바꿔줍니다.
그리고 바로 수로를 구성하기 시작합니다
물통 출수구에서 시퓨 워터블럭 입수구까지 아크릴관을 밴딩헤서 수로를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다음 수로는 시퓨 출수구에서 메인보드 블럭으로!
그런데 말입니다!
다음 수로를 연결하려고 길이를 재다보니....
이제서야 메인보드 상단 입출수구가 라디에이터와 팬에 가려진 것을 발견합니다.
참 빠르죠.
메인보드 입출수구가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상단부가 라디에이터에 딱 막혀서 이건... 90도 앵글 피팅도 안들어갑니다.
다시 케이스를 희생하기로 합니다.
재분해 후 케이스 후면 배기 팬을 최대한 아래로 내려주고
케이스 상단에 구멍을 뚫고 라디에이터를 다시 장착합니다.
이렇게 하니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됩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하고 1일차를 종료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터지니 기운이 빠져서 힘듭니다.
<2일차>
일단 어제 물통 장칙 위치 문제때문에 일단 내부 부품들을 다 조립해줍니다.
(그리고 지옥의 선정리 ㅂㄷㅂㄷ)
그리고 물통은... 음....
까짓꺼... 아크릴관도 밴딩하는데 쇳조각따위... 손가락을 살포시 눌러서 구부려줍니다.
(손가락은 무슨 구부리다가 손에 쥐날뻔 했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우측면에 다시 구멍을 뚫어주고 물통 장착!
혹시 모르니 글카 지대대를 물통아래도 살짝 받쳐줍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하고 2일차 끝.
급 약속이 생겼습니다.
<3일차>
전날 새벽까지 놀고 마셨더니 머리가 아픕니다.
그래도 오늘은 꼭 끝내고 말리라 다짐합며 거실에 작업장을 만듭니다.
아크릴관 커팅시 손으로 잡고 톱질을 하려니 자꾸 움직여서
절단면이 고르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손목시계 뒷판 개봉시 사용하는 고정 도구를 아크릴관 컷팅에 사용합니다.
으앙... 굳!
그리고 모든걸 리셋하고 첫번째 수로 완성!
그리고 히팅건과 제 손목이 접촉사고를 냅니다. 으앙 ㅠ
화상의 아픔을 뒤로 하고 수로를 만들어갑니다.
히팅건이 무서워졌는지 밴딩이 점점... 이상해 집니다.
좀 넓은 면적에 열기를 가해주고 한쪽 방향으로만 힘을 가해줘야 하는데
고른 면적에 열기를 가해주는 것만 생각하고 아크릴관을 돌려가면서 가열하다가
힘이 여러방향으로 들어가니 밴딩 부분에 주름이 지고 매끄럽게 안됩니다. ㅠ
괜찮습니다. 처음인데 뭐.
누수만 안되면 되죠 뭐.
나중에 미래의 내가 또 고쳐서 다시 하겠지 뭐.
컴부품과 다른 수로 등에 가려서 길이 실측이 어렵습니다.
임시방편으로 집에 굴러다니는 나무젓가락을 맞춰보며 길이를 가늠해봅니다.
쫌 많이 휘었네요. 칫.
여튼 우여곡절끝에 일단 수로 구성 완료!
그럼 일단 누수 테스트!
수로 때문에 메인 커넥터 탈착이 어려우니
서브컴으로 전원을 공급해줍니다.
한 시간 가량 돌려보고 누수가 없으니 바로 전원 인가!
하하하하하하하!
시퓨 블럭이랑 물통에 LED넣는거 깜빡했네요 ㅂㄷㅂㄷ
좁은 수로 사이로 손을 막 꾸역꾸역 밀어넣으며 LED를 박아줍니다.
드디어 끝났습니다. ㅠ
라디에이터쪽 팬은 abko airflow rgb remote kit을 달아줘서 색상조절이 가능합니다.
물론 글카랑 보드 LED도 그렇구요.
그걸 고려해서 냉각수는 흰색으로 깔끔하게.
투명 냉각수도 생각했지만 깔끔하지 못한 밴딩들이 너무 티가 날 듯해서... ㅠ
막... 그날 기분따라 리모컨으로 상단 팬 발광 색상을 조정해주면
하얀 냉각수가 빛을 받으면서 전체적인 색상이 변하게 됩니다. 여튼 이렇게 끝!
처음 커스텀 수냉에 입문해서 작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껴졌던 부분은 "사전조사"입니다.
케이스는 3Rsystem L900 케이스로 상부 2열 240라디까지 지원을 합니다만
이게 메인보드와 간섭이 생기다보니
ODD와 간섭문제, 메인보드 입출수구와 간섭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전에 철저하게 각 부품들의 사이즈를 고려하여 수로를 미리 구성해두지 않으면,
저처럼 됩니다. 작업하다가 다시 뜯고 바꾸고 재장착하고 또 다시 변경하고.... ㄷㄷㄷㄷ
저는 그러다보니 작업하다가 다른 피팅자재가 필요해지고
그걸 또 주문하고 택배 기다려서 다시 작업하고를 반복하다보니(2번 추가 주문)
작업한 날은 딱 3일(뭔가 이틀인것도 같지만... 그건 그냥 넘어갑시다 ㅎ)이지만
처음 분해한 날부터 마지막에 완성하고 재가동 하기까지 일주일가량이 소요됐던것 같습니다.
그런 조사 부분이 미흡하다 보니 작업도 길어지고
(사진엔 없지만 라디에이터 팬의 경우 메인보드 상단 입출수구 문제로
팬 귀퉁이 한 쪽씩을 잘라냈습니다. 물론... 그러고도 안되는게 문제였지만... ㅠ 애꿎은 팬만...)
처음 계획했던 수로에서 이것저것 변경이 많이 되면서 추가주문등으로 돈도 더 지출됩니다.
(앵글피팅 및 확장피팅은 처음 계획보다 추가로 들어가면서 추가 주문했고 나머지 부푸들은 남았습니다.)
특히나 배관의 신축성 유동성이 없는 아크릴의 경우 더더욱!
다시 한 번 강조드리는 건 "사전조사와 계획"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사전조사가 미흡해서 계획도 다 틀어진 경우죠)
혹시나 수냉 입문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꼭 참고하셔서 저처럼 돈낭비 시간낭비 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