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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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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똑똑한 왕비는 조언했다.
"왕이시여, 갈망의 왕좌를 훔쳐 저 간악한 거인들을 멸망토록 하소서"
그녀는 심연에서 태어났다.
심연의 주인 마누스가 정체 모를 망자에게 산산조각 나던 날, 그녀는 무수한 파편 중에서도 가장 작은 조각이었다.
조각은 기적과도 같이 인간의 형상이 되었고, 긴 시간이 흘러 한 나라의 왕비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국에서 온 그녀를 나샹드라라 불렀다.
인간의 본질은 어둠이다. 그녀의 본질 역시 어둠이었기에, 그녀는 어둠의 시대를 갈망했다.
불이 꺼지고 어둠이 저주가 되어야 인간은 죽음에서 해방되어 영원을 얻는다.
하지만 마누스를 산산조각 낸 그 빌어먹을 불사자는 꺼져가던 화로의 불꽃을 다시 지펴 불의 시대를 계승했다.
후세의 인간들마저도 자신의 본질을 따르지 않고 불의 시대를 계승해왔다.
다 저 불을 숭배하는 간악한 거인 놈들의 감언이설 때문이 분명했다.
하지만 기회는 다시 왔다.
불꽃은 항상 그래왔듯 점차 사그라들었고 망자의 저주도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로드란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이 <드랭글레이그 왕국>에는 불사자의 사명이라던가,
최초의 불꽃 따위에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았으므로 그녀가 이야기를 만들기 나름이었다.
마찬가지로 드랭글레이그의 왕과 그 측근들도 분명 망자의 저주에 걸리는 인간이지만, 덩치가 매우 크므로 전작의 인간과는 다른 종일 수 있다.
드넓은 다크소울의 세계에서 인간이나 거인들은 그 이분법적인 구분이 무의미할만큼
다양한 신체적 특성을 가진 여러 가지 종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이런 측면에서 보면, 다크소울 세계관에서 인간의 본질이 꼭 어둠이라고 할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無의 시대 여기저기에 발생했던 태초의 불들은 모두 빛과 어둠의 소울들을 함께 품고 있었고,
그걸 어떤 종족이 처음 발견했느냐에 따라 갈린다는 것이다.
로드란 주변의 땅에선 우연히도 덩치가 큰 종족이 불꽃의 소울(왕의 소울)을 가졌고, 난쟁이라 불린 작은 종족이 어둠의 소울(다크 소울)을 가졌다.
또 바다 건너 어딘가에선 덩치가 큰 종족이 어둠의 소울을 가졌고, 얼굴에 구멍 뚫린 종족이 불꽃의 소울을 가졌다.
물론 모두 추측이지만, 어쨌든 불러야 할 명칭이 겹치므로 본 글에서는 편의상 다크링이 나타나는 벤드릭의 종족을 인간,
그리고 얼굴에 구멍 뚫린 종족을 나무 거인이라 부르겠다.
왕비의 조언대로 벤드릭은 즉각 군대를 일으켜 나무 거인들로부터 갈망의 왕좌를 빼앗아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거인들이 다시 침략해올 것에 대비해 추가로 방벽을 쌓고 골렘도 제작해 성을 지키게 했다.
하지만 왕비는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았다.
왕비는 왕에게 다시 조언했다.
"왕이시여, 당신의 형인 안 딜은 생물 연구에 심취해 있으니 그에게 부탁해 고룡을 부활시키옵소서.
고룡은 우리 왕국을 불사의 저주와 거인들로부터 지켜줄 것입니다."
"왕이시여,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제멋대로 구는 용이 아닌, 병기로서의 용이옵니다.
자아가 없는 용을 만들지 못한다면 차라리 용의 아이를 만들어 달라 부탁하시옵소서."
왕비는 또다시 간언했다.
안 딜은 이번엔 훔쳐온 고룡의 알과 인간의 아이를 결합해 불완전한 용의 아이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였다.
용의 아이는 용의 능력도, 용을 조종할만한 힘도 물려받지 못 했다.
결국 아이는 고룡에게 제사나 올리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고룡은 아이에게 샤날롯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용의 아이 샤날롯
고룡이 아이에게 말했다.
"샤날롯이여. 저들은 이미 죽어버린 고룡을 거인의 몸과 영혼을 이용해 부활시키려 한다.
왕은 오로지 빛과 불의 세계를, 왕비는 오로지 어둠과 심연의 세계만을 바라보고 인과를 거스르려 하는 자들이다.
태어난 것은 죽어 없어지고 불은 타오르고 나면 다시 사그라드는 것이련만."
고룡은 거짓된 피조물임에도 모든 걸 꿰뚫어보고 있었고, 無를 추구하는 존재답게 아무에게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샤날롯에게 멀리 떠날 수 있는 깃털을 하나 주어 성을 떠나 자유롭게 살도록 했다.
이후 샤날롯은 자신의 의지로 화방녀가 되었다.
불과 어둠 사이에서 방황하는 세상의 순례자들이 진실을 깨닫고 자유로운 선택을 하도록 인도하고 싶었다.
그녀는 자신을 '순례의 녹의'라 칭했다.
사실 왕비가 고룡이나 골렘을 만들도록 종용하면서까지 국가의 전력을 계속 보강하려 했던 이유는
나무 거인들에게서 더 빼앗을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거인의 공명>은 최초의 화로에 작용하는 왕의 소울처럼, 갈망의 왕좌에서 시작의 불을 지피거나 변화시키는 데에 필요한 절대적 요소였다.
그것은 거인의 왕에게서 직접 얻어야 했다.
즉 거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해야만, 왕비는 비로소 이 땅에 어둠의 시대를 열 수 있다.
그러나 왕비의 계속된 거짓 끝에 왕은 결국 깨달았다. 그녀가 자신을 이용했음을.
그녀의 목적이 다른 것임을. 왕은 처음으로 그녀를 바로보았다. 그녀는 마누스의 파편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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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망의 왕좌를 빼앗은 이후로 거인들은 계속해서 드랭글레이그를 공격해왔다.
다행히 이름 없는 어느 영웅의 활약으로 거인의 왕이 쓰러지면서 전쟁은 일단락됐지만, 세상의 망자의 저주는 더욱 늘어만 갔다.
거인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벤드릭은 <거인의 공명>도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왕은 이대로 갈망의 왕좌에 앉아 불의 시대를 계승하고 망자의 저주를 끝내면 되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녀도 사라진다. 그녀는 심연의 파편이다. 왕은 그녀를 사랑했다.
왕은 고뇌했다. 그녀의 바람대로 어둠의 시대를 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녀가 사라진 세상도 견딜 수 없었다.
결국 왕이 선택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왕은 그 자리에서 거인의 공명을 파괴했다.
이제 누구도 이 땅에 어둠의 시대를 열 수는 없을 것이다. 불의 시대도 계승할 수 없다.
물론 세상은 망자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만, 자신과 왕비는 영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왕에게도 망자의 저주가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함께하면 되었다.
대신 왕은 혹시나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해줄 자가 나타나주길 기대하면서 몇 가지 보험을 들어놓았다.
왕은 우선 자신이 갖고 있던 <위대한 소울> 4개를 모두 세상에 되돌렸다.
과거 벤드릭이 드랭글레이그를 건국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드넓은 세상을 떠돌며 한때 왕의 소울로 불렸던 그것들을 모두 얻어낸 덕분이었다.
벤드릭은 그 힘으로 자신의 왕국을 세웠다. 만약 세상에 다시 되돌린 이 소울들을 모두 다시 얻는 자가 있다면,
그는 새로운 왕이 될 자격이 충분할 것이다.
왕은 이어서 드랭글레이그 왕성으로 통하는 입구를 모두 막아버렸다.
위대한 소울을 모두 가진 자가 아니라면 성으로 들어오는 것도, 나가는 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것은 자격을 가진 자만이 성에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했지만, 반대로 왕비가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가두는 역할도 했다.
그리고 안 딜의 저택에 있는 복제된 고룡에게 자신의 <왕의 반지>를 보여주며 언젠가 이것을 고룡에게 가져와 보여주는 자에게만
고룡이 어떤 도움을 주도록 부탁했다. 그 도움이란 바로 거인의 공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왕은 고룡이 과거의 꿈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대상의 사체만 있어도 가능했기에,
거인 왕의 기억을 품은 거인 오제이의 사체를 통하면 거인의 공명도 다시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공명이란 그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이제 새로이 왕의 자격을 인정받을 자는 세상에서 위대한 소울 4개를 모두 모은 후 성으로 들어와 자신에게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는 고룡의 도움을 통해 거인의 공명을 얻어 갈망의 왕좌에 앉을 수 있다.
벤드릭은 드랭글레이그의 미래를 기꺼이 그에게 맡길 것이다.
마지막으로 벤드릭은 아마니 제단의 밀파니토(과거 묘왕 니토가 만들었던 단체)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했다.
그녀들은 노래를 통해 망자로의 변화나 공격성을 억제할 수 있다.
물론 운이 좋다면 인간으로 되돌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낮은 확률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벤드릭은 스스로 불사의 묘지로 향했다. 이제 왕은 그곳에서 망자가 될 것이다.
나샹드라는 미칠 것 같았다. 그녀는 성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왕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시간은 흘러만 가 초조했다.
이대로라면 아예 불꽃이 사그라들어 태초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그녀가 바라는 심연의 세계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왕비는 궁여지책으로 세상에 소문을 퍼뜨렸다.
위대한 소울 4개를 모아 드랭글레이그로 오면 망자의 저주를 극복할 수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리고 밀파니토 한 명을 납치해 왕성의 제일 높은 탑 위에 유폐시킨 후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게 했다.
밀파니토의 노래에는 망자들을 이끌려오게 하는 힘도 있었다.
이제 언젠가 어떤 망자가 소울을 모아오면, 왕비는 그를 이용하거나
혹은 빼앗아 드랭글레이그 왕성의 각 통로를 열고 갈망의 왕좌와 거인의 공명을 얻어낼 것이다.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기다릴 것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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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이 생긴 인간은 모든 것을 잃게 되지."
"그것은 저주받은 징표. 어둠의 각인일세"
그의 몸에 검은 구멍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크 소울의 흔적, 망자의 각인이었다.
그는 세상에 떠도는 소문에 귀 기울였다.
"과거도 미래도. 그리고 빛조차도. 이윽고 잃어버렸다는 기억조차 잃게 되는 순간, 자네는 사람이 아니게 되겠지.
그저 영혼만을 탐하는 짐승. 망자가 되는 걸세."
노파가 속삭였다. 하지만 이대로 마냥 망자가 되기만을 기다릴 순 없다. 방법이 필요했다.
"머나먼 북쪽 땅. 장벽 너머에, 위대한 왕의 이름 아래 부흥했던 오래된 왕국이 있다네. 당시의 이름이 아마 '드랭글레이그'였지? 이미 알고 있을 거야. 아니, 몰라도 상관은 없어. 자네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저 썩어문드러진 문에 도달하게 될테니. 그리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나방마냥 스스로의 몸을 불태우게 될 게야. 몇 번이고, 몇 번 씩이고.. 저주받은 사람에게 허락되는 것은, 오로지 그것뿐이니까."
그는 저주를 짊어진 자(Bearer of the Curse)라 불렸다. <이하 '저주자(詛呪者)'로 서술>
망자가 되어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던 그는 저주를 풀기 위해 드랭글레이그로 향했고, 근처 매듀라의 땅을 밟았다.
저주자는 그곳에서 순례의 녹의를 만났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샤날롯이라 했다.
샤날롯은 망자가 드랭글레이그의 왕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먼저 위대한 소울 네 개를 모두 모아야 한다고 했다.
세상에 흩어진 위대한 소울은 각각 잊혀진 죄인, 철의 옛 왕, 공작의 프레이자, 썩은 자에게 흘러들어갔다.
많은 난관을 거친 저주자는 철성의 깊은 곳에서 마침내 철의 옛 왕과 조우했다.
놈은 두 번째 위대한 소울을 머금고 있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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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왕은 변방에 위치한 작은 나라의 왕이었다.
왕은 동방에서 온 기사 아론의 도움으로 주변 왕국을 정복한 후 나라 이름을 <올라피스>로 새로이 지었다.
그리고 정복지에서 발견한 <검은 안개의 탑>에서 무한정 생산된 철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더욱 강화했다.
심지어 과시용으로 왕성까지 철로 만들었다. 그가 철의 왕으로 불리운 건 그때쯤부터였다.
하지만 왕은 점점 사치와 향락으로 타락했고, 실망한 아론은 떠나갔다.
철의 왕을 섬기던 어느 화염 마법사는 과거 이자리스의 마녀처럼 시작의 불꽃을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마찬가지로 혼돈의 불꽃을 만들어낼 뿐이었다.
비록 이자리스에 비하면 작은 혼돈이었지만, 그 혼돈에서 발생한 용철 데몬은 철의 왕을 죽이고 말았다.
마법사는 그 죄로 망각의 감옥에 갇혔다.
죽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를 긴 시간의 고통 속에서 그녀는 잊혀진 죄인이 될 것이다.
올라피스의 비극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죽었던 철의 왕은 용암 속의 데몬과 융합해 악마와 같은 형상으로 다시 꿈틀거렸다.
철로 만들어졌던 성은 혼돈의 불꽃에서 발생한 용암에 의해 서서히 녹아내려 이른바 <녹아내린 철성>이 되었다.
올라피스는 그렇게 멸망했다.
긴 시간이 흐른 후, 멀지 않은 곳에 한 남자가 세상의 소울을 모아 새로운 나라를 건국했다.
왕국의 이름은 드랭글레이그였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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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옛 왕에게서 두 번째 소울을 얻은 저주자는 이어서 매듀라의 한복판에 있던 검은 구멍 속으로 향했다.
그 바닥의 쓰레기 더미에서 썩은 자는 사람들이 버린 온갖 쓰레기와 시체, 그리고 오래된 묘왕 니토의 소울까지 탐욕스럽게 품고 있었다.
저주자는 주저 없이 썩은 자를 파헤쳐 세 번째 위대한 소울을 얻었다.
과거 젤도라 지역을 다스리던 휘석 애호가 젤도라 공작은 작은 애완 거미 프레이자를 애지중지 여겼다.
그러나 어떤 연유에선지 젤도라 공작의 영혼은 프레이자에게 잡아먹혀버렸고,
이후로 점차 거대해진 프레이자는 젤도라 마을로 나가 수많은 인간들을 잡아먹거나 거미줄에 걸어두었다.
때문에 은신처는 사방이 사람의 뼈와 거미줄 투성이었다.
저주자는 프레이자를 쓰러뜨리고 그 뒤편에서 백룡 시스의 소울을 주워들었다.
그 오래된 소울은 거미줄에 둘러싸인 거대한 용의 입 아래 떨어져 있었다.
은신처의 구석에는 젤도라 공작의 숨겨진 개인 공간도 있었다.
그곳엔 영혼을 갉아먹혀 껍데기만 남은 젤도라 공작이 망자가 되어 우두커니 서있을 뿐이었다.
저주자는 고룡에게 왕의 반지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고룡은 <회색 안개의 핵>이라는 물건을 건네주었다.
그것은 소유자로 하여금 고룡처럼 꿈을 볼 수 있게 했다.
저주자는 그것으로 거인의 기억을 뒤져 <거인의 공명>을 얻어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갈망의 왕좌로 향하면 망자의 저주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주자는 그전에 한 가지 호기심이 일었다.
회색 안개의 핵을 왕 벤드릭에게 사용해보면 어떨까. 그의 꿈속에선 어떤 것을 볼 수 있을까.
저주자는 불사의 묘지로 다시 향해 왕의 꿈을 들여다보았다.
생각대로 저주자는 꿈속에서 아직 망자가 되기 전의 벤드릭을 만날 수 있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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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어둠의 아이가 이 땅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녹아버린 왕국의 잔재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소녀는 몸을 의지할 왕이 필요했다.
하지만 올라피스는 이미 멸망했고, 그녀가 필요로 한 철의 왕은 이제 없었다.
그리고 또 긴 시간이 흐른 후, 또 한 명의 사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갈망의 사도 나샹드라. 그녀는 드랭글레이그의 왕비가 되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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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자는 검은 안개의 탑에서 나달리아를 지키던 연기의 기사를 물리치고 철의 옛 왕의 왕관을 얻었다.
연기의 기사는 한때 벤드릭 왕의 충신 레임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는 왕을 떠나 나달리아에게 이끌려 이곳으로 왔다.
나달리아는 이미 세월에 그을려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형상이었지만, 레임은 그녀 옆을 떠나지 않았다.
마지막 가라앉은 왕의 왕관을 얻기 위해 저주자는 사르바에 있는 드래곤 신의 레어로 향했다.
그 길목에서 만난 분노의 사도 엘레나의 모습은 그저 추악했다.
저주자는 사르바에서 엘레나와 신을 모두 쓰러뜨리고 마지막 왕관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저주자가 왕관을 모두 모아오자 킹 벤드릭이 입을 열었다. "무엇이 본래의 모습인가."
인간의 본질은 어둠이고, 세상이 어둠으로 뒤덮이면 인간은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나 어둠으로 영원히 살아가는 것은 분명했다.
사랑하는 왕비가 원하는 것도 그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것을 진정 본질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왕은 망자의 저주가 사실 인간의 본질이 발현되는 응당한 현상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인정하기 힘들어 했고, 때문에 끝없는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답을 찾지 못 했고, 이제 대신 그 답을 대신 찾아줄 새로운 왕을 찾았다.
벤드릭은 저주자에게 정당한 왕의 자격을 갖췄다며 왕관을 써줄 것을 요했다.
저주자는 그리 했다.
그리고 인간이 되었다.
망자의 저주가 사라진 것이다.
샤날롯은 이제 비로소 답을 선택해야 될 때가 왔다며 주인공이 바로 갈망의 왕좌로 향하길 바랬다.
하지만 그 길에도 주인공을 가로막는 자는 또 있었다.
원죄의 탐구자 안 딜. 한때 동생 벤드릭과 함께 나라를 세웠던 그는 이제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그가 말했다.
"Many monarchs have come and gone. One drowned in poison, another succumbed to flame.
Still another slumbers in a realm of ice. Not one of them stood here, as you do now.
You, conqueror of adversities. Give us your answer."
"과거 수많은 왕이 나타났다. 어떤 자는 독에 빠지고, 어떤 자는 불꽃에 삼켜지고, 어떤 자는 얼어붙은 땅에 잠들었다.
한 사람도 이 땅에 도달하지 못하였다. 시련을 초월한 자여. 답을 보여줄 때가 왔다."
"나는 모든 것을 잃고, 그리고 기다렸다. 왕좌는 너를 받아들일 것이다. 너는 무엇을 바라는가. 빛인가. 어둠인가. 그렇지 않다면.."
안 딜 역시 인간의 본질과 인간이 추구해야 할 앞날에 대해 많은 고뇌를 해온 듯했다.
하지만 벤드릭과는 다르게 나름의 답을 찾고 주인공에게 그 길을 원하는 눈치였다.
갈망의 왕좌 앞에 도착한 주인공은 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마지막 적들을 상대해야 했다.
왕좌의 감시자, 왕좌의 수호자.
그리고 드랭글레이그의 왕비 나샹드라. 그녀는 주인공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주인공은 갈망의 왕좌에 앉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떠났다.
그것은 또한 안 딜이 원한 제3의 길이기도 했다.
멀어져가는 주인공을 바라보며 안 딜은 독백했다.
"길 따윈 없다. 빛조차 닿지 않고, 어둠조차 사라진 끝에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것을 바라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에게 주어진 시련."
드랭글레이그의 땅은 이제 안개로 뒤덮일 것이다.
그리고 이 땅의 인간들에겐 새로운 시련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지는 알 수 없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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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불꽃(最初の火)에서 비롯된 자들은 계속해서 불의 시대를 계승해왔다.
하지만 인과의 순리를 거부한 무리한 계승으로 인해 불의 시대는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직 불씨가 남아있음에도 하늘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고, 끝내 이례적인 징조도 나타났다.
하늘에 떠오른 일식의 형상.
그것은 흡사 다크 링과 같았다. 세상은 어둠을 원했다.
오래 전 이 땅에 한 불사자가 왕의 소울들을 모아 최초의 불을 계승했었다.
그러나 왕의 소울들을 되돌렸음에도 시간은 다시 불씨를 사그라들게 만들었고, 불을 찬양하는 자들은 불을 계승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다섯 개의 왕좌.
그것이 그들이 찾은 방법이었다.
새로 장작의 왕이 될 다섯 명의 적격자들은 자신의 소울을 불태워 불꽃을 계승했다.
그들은 왕의 소울을 가진 자들은 아니었지만 잠시나마 불꽃을 연장할 영혼의 소유자로 인정받은 자들이었다.
그렇게 다섯이 모여야 겨우겨우 불은 유지되었고, 세상은 계속해서 장작의 자격이 될 자들을 찾아 헤매야 했다.
깨어난 재의 귀인들은 헤맬 필요없이 한 군데로 향했다.
그곳은 장작 왕들의 고향이 한데 흘러모이는 땅 <로스릭>.
다섯 개의 왕좌 중 하나를 맡아 이어온 로스릭 왕가가 위치한 곳이자, 최초의 화로가 위치한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 로스릭 혈통의 적자(嫡子)들도 불의 계승을 거부하고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 게임 특성상 일부는 추측이며 이를 토대로 재구성 된 글입니다.
※ 다크소울 3의 이야기는 DLC가 모두 나오면 마무리 짓겠습니다. (라고 하십니다. ㅋ)
이야기 읽는 블로그 : http://blog.naver.com/roland02
※ 퍼가시는 것은 자유이나 하단 배너와 출처는 자르지 말아주세요.
후아.. 다 퍼(?)왔네요..
퍼(?)오면서 다시 읽는데.. 1편과 2편도 질러야 겠어요. (언제 세일하려나..)
게임상 이벤트까지 정리된것도 찾아보고 싶은데
스토리 정리라기보단 이벤트 발생 정리정도밖에 없어서.. 아쉽네요..
출처 | http://blog.naver.com/roland02/2206373692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