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의 무덤은 언제나 차가웠다. 억세게 자란 개망초가 희끗희끗한 산중턱은 볕이 들지 않았다.
눅눅한 장맛비가 들이밀려는지 공기에서는 쓴 맛이 났다.
삼촌 집 어귀에는 한나절 밭매던 할매 목처럼 시뻘겋게 익은 뱀딸기가 우수수 자랐다.
가끔 동생과 뒷산의 산나물을 캐옴직하면, 흙내 피는 입에나마 웅큼씩 욱여넣는 그것이 서로 간식인 셈 쳤다. 그런데 그놈의 딸기는 뭔 맛이랄 것도 안 나는지. 우적거리는 주둥아리가 무색할 만큼, 쿰쿰한 비린내만 뚝뚝 흘렀다.
-야 좀 봐래이.물 게 없어가 저거 캐다묵고 앉았다.
껍닥 죄 벗겨진 평상에 드러누워 부채만 까딱이던 할배가 요란스러웠다. 손아구에서 다 녹은 껌떼기라도 뜯어준다면 모를까, 나와 동생은 부루퉁했다. 구멍가게 할배는 온 동네 가는 데마다 찐내가 난다고 했다. 동생과 나는 할배가 속이 좁아가 소금 냄새가 나는거라고 수근대려다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