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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 현재에 살아라
게시물ID : sisa_932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아스
추천 : 11
조회수 : 75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0/11/11 00:22:25
현재의 나는 불행하지만, 이 불행은 언젠가 미래의 행복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계속해서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 과연 그 "미래의 행복"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사람들은 그토록 미래에 얽매여 현재를 저버리고 사는걸까?

사실, 그들이 바라는 그것은 "행복"이라 부를 수 없다. 그것은 단지 지금까지 내가 쏟아부었던 시간, 노력, 금전, 관계 따위의 것들을 보상받으려는 무의식적 심리에서 생겨난 "유사 행복"이며 "자위적 황홀"이다. 남성의 성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홀감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행복"일 것이라 믿었던 "유사 행복"은 5분, 길어봐야 1시간을 넘지 못하고 사그라든다, 그리고 그것의 빈 자리에는 허무만이 남을 뿐이다.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행복을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도 그 목표를 언젠가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그리고 목표를 이루면 "행복"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기대어 계속해서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들 희망하는 "행복"은 "유사 행복"이며 "자위적 황홀"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불행하고, 또한 그곳에 다다른다고 하더라도 찰나의 황홀감이 지나간 뒤에 공허와 허탈함만이 남을 뿐이며,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기에 그는 앞선 허무를 극복한 뒤에(혹자는 그 허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새로운 목표를 세울 것이며, 그렇게 계속해서 생겨나는 목표들에 이르기 위해 아마도 죽을 때 까지 불행한 삶을 계속해서 살아갈 것이다.

과연, 우리의 인생은 5분, 길어봐야 1시간짜리 황홀감에 쏟아 부을 정도로 무가치한 것인가?
과연, 5분, 길어봐야 1시간짜리 황홀감은 우리의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만약, 당신이 전자에 동의한다면 자살을 권유하고싶다.
(전자에 동의하는 99.9%의 사람들이 후자에도 동의하기에 나는 자살 따위를 권유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당신이 후자에 동의한다면 그깟 "유사 행복" 따위보다 100배는 더 짜릿한 진짜 행복을 찾을 길을 권하겠다. 

그 길은 바로 "현재에 사는 것"이다. 당신은 분명 Carpe Diem이란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지금 당장 길거리에서 여자를 강간하라는 말이 아니며, 마약과 음주에 빠져서 일생을 보내라는 말이 아니다. 이 말은, 20년 뒤, 30년 뒤의 미래가 현재를 억압하는 삶이나 과거의 영광이나 과거가 현재를 억압하는 삶에서 벗어나서 단지 "현재에 살아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만약 3~4년쯤 뒤에 겪을지도 모르는 취직시험이나, 곧 보게 될 토플 시험이라는 미래에 얽매여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면, 내가 만약 과거의 치욕적인 경험들에 얽매여 현실을 살아갔었다면, 이 글을 적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진정으로 글을 쓰기를 바라는 현재" 속에 살고 있으며, 글을 적으며 느끼는 설렘 속에서 "행복"을 찾고있다.

이처럼, "현재에 산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진정 가슴 설레는 그 일을 찾는 것. 그리고 그 일을 해내는 것. 적고 싶은 글을 적는 현재의 순간을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고, 가슴이 설레는 것처럼 말이다.

흔히들 하는 착각들 처럼, "현재에 산다"고 해서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 아니며, 미래를 바라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수능 만점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수험생의 현재, 20년 뒤에 요트를 사고 태평양을 종단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의 현재에서 마음이 진정으로 그것을 원하고 설렘을 느끼는 것 또한 "현재에 사는 것"이다. 

이렇게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보면서도, 현재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목표를 이뤄가는 "현재" 속에서 행복을 맞이할 수 있게 되며, 사실상 그 "목표"에 다다랐을 때 얻는 행복과 쾌감보다, 그것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더욱 행복하며, 그렇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그의 일생에는 "후회"하는 일이 없다. "후회하지 않는 삶" 이것이 "성공한 삶"에 가장 가까운 표현이 아닐까?


사족. 
표현력이 부족하여 "현재에 사는 것"을 완벽하게 표현하지는 못하였으나, 아마 여러분들 중 몇몇은 분명 이것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혹시라도 그런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RPG 게임에서 만렙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달, 혹은 두달 동안 달려보길 바란다. 만렙을 찍는 "미래의 순간"보다 만렙을 위해 노력하는 "현재"들이 더욱 행복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혹시라도 당신이 접한 RPG게임이 너무나 노가다성이 짙어서 그 속에서 도저히 "현재를 살아가기"가 힘들게 된다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현재를 살아가지 않는 삶" 속에서 목표에 다다랐을 때 느낄 "자위적 황홀"과 "허무"를 (그것을 어떤 사람은 죽음에 다다라서야 그것을 깨닫곤 한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한달이라는 상당히 짧은 시간만을 통해서 느낄 것이기에, 그것 또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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