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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함께 찾아왔던 설레임이
그 끝과 함께 불편함만 남겨둔 채 떠나갔다.
대체 어떻게 나에게 그런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난 대체 너에게 무엇이었을까.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도 않았을텐데.
그 말을 뱉고나서 적어도 미안한 마음이라도 들었어야 했을텐데.
음주운전은 사고가 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지.
여러 번 해봤는데 사고 안났으니까 괜찮다는 말과 다를 바 없는
그 말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도무지 맞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던 너와는
이게 어쩌면 정해진 결과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너에게 내 의견을 고집했어야 했을까.
내가 널 기어코 이겨야 했었던 것일까.
넌 그것 마저 내가 받아 줄 것이라고 생각했었을까.
어째서 넌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넌 어째서 시간을 내서 만날 생각은 하지 않고
너의 시간이 날 때만 만나려고 했을까.
정말 난 너에게 다만 좋았던 것이 전부였던 사람이었나.
넌 나에 대해서 한번도 '너는 어땠어?'라는
말을 하지 않았었다.
나에 대한 궁금함은 없었을까.
난 관심이 가는 사람에게는 물음표 투성이가 되어버리는데.
내가 너에 대해 물었을 때 돌아오는 말은 항상 끝이 같은 이야기뿐.
매번 똑같아 이제 물어보기도 질리는 그 이야기들.
하지만 이런 것들 보다는 역시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감정이 무너져 내리고 넌 내게 타인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내 마음을 다해 행동했고 표현했었다고 생각한다.
그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후회와 슬픔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남아있는 것은 찝찝함과 불쾌감 뿐.
맞을 때는 시원했지만
질퍽이는 젖은 옷과 몸이 되어버린 불편함만 남기고
짧은 비는 그렇게 지나갔다.
아니, 계속 맞고 있기엔 너무 차가워서 처마 밑으로 피해버렸다.
너는 내게 비와 같았어.
땀에 전 길 위에서 무엇도 없이 맞이한 한 더위의 소나기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