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폰으로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음슴체.
본인은 결혼5년차 맞벌이부부임.
남편이 두달째 퇴근하고 피티운동 다니느라
그리고 원체 회식도 잦은 직장이라
매일밤 11시 귀가함.
본인은 매일 6시 칼퇴해서
34개월 아이 데려와 밥먹이고 씻기고 설거지하고 빨래 돌리고 청소하고 아이재우고 등등 어쩌다보니 독박육아에 지쳐가는 중이었음.
시댁이 우리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
시댁분들 워낙 배려심깊은 분들이라 아들집에 크게 터치안하고 오히려 본인이 먼저 연락해서 일주일에 한번정도 같이 저녁먹으며 사이좋게 잘 지냄.
근데 시아버님이 음...사람은 좋은데
좀 눈치가 없으심. 많이 없으심. 그래서 종종 당황스런 말씀을 하심.
예를 들어,
같이 외식하러가면 꼭 밥먹으면서 이 집 맛없다 딴데가 더 맛있다 하신다거나, 아들생일인데 며느리는 시아버님한테 감사하다고 선물 안주냐고 하신다거나..
그때마다 시어머님께서 못들은척 해주시거나
중재해주셔서 아버님의 눈치없는 발언도 기분좋게 넘어가는 편임.
사건은 2시간전에 발생했음.
시댁어른들이 손주가 보고싶다고 손주 줄 초콜렛샀다고
집에 들리시겠다했음.
그러고 시부모님과 시누이 방문.
쩔어있는 며느리보고
시어머님 안타까워하심. 감사함.
이와중에 시아버님께서 며느리가 타주는 냉커피 드시고 싶으시다함.
냉커피 두 잔 대령했음.
시아버님께서 냉커피 마시며 드라마 좀 보다가 집에 가자고 하심.
시어머님께서 며느리도 피곤해보이고
손주봐줄꺼도 아니면 그냥 집에 가자하심.
대화체로 하겠음.
시아버님 : 으은다! 내는 드라마 보고갈끼다!
시어머님 : 아이고 마.. 아가 쩔어있는디 그냥 가입시다.
시아버님 : 커피도 다 안뭇는디 으디간단말이고?
그 순간 시어머님 갑자기 커피를 원샷!!
시원하게 내려놓으시더니
시어머님 : 됐지예? 이제 가입시더.
시아버님 : ㅎㅎㅎ 내는 드라마 보고시픈디...
시어머님 : 아! 이 영감이 진짜 와이카노?? 발로 주차뿔라!!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쌩~하고 나가버리심!
상황보던 시누이가...
시누이 : 아이랑 두시간만 바람 좀 쐬고 올께요. 내가 올만에 아이랑 좀 놀아주고싶네.
그리고 아이안고 시누이역시 퇴장!
시아버님 허..참..허허 쓴웃음 지으시더니
그냥 가셨음.
덕분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된 본인은
시아버님이 남기신 커피 홀짝홀짝 마시며 초콜렛 까먹으며 즐거운 자유시간 누리는중.
약사이다이지만 평소 시아버님 언행에 가끔 서운했던터라
본인은 통쾌통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