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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실 사과를 할까 고민했어요.H.
게시물ID : love_92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케톨릭교황
추천 : 2
조회수 : 3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23 15:48:33
돌이킬수 없다는걸 점점 인정하고 이해를 스스로에게 구하고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불쾌한 감정을 주었다는게 그게 너무 싫고 슬펐습니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당신 H 였다는게 너무 괴로웠어요.

처음엔 당신에게 화가 났었어요.

왜 나를 그렇게 차갑게 배제한건가요. 내가 그렇게 부담스럽고

구역질 났었던건지. 늦은밤 뜬금없는 카톡이 그리도 싫었던건지.

사실 아직도 조금 화가 나있긴 해요. 하지만 이해해요.

지금은 내 자신에 대한 화가 더 커요. 나를 온전히 집어삼킬만큼 큰 화가

그 순간 이후로 내 주변을 계속 맴돌고 있어요.

솔직히 지금은 무섭네요. 내가 스스로를 어디까지 망가뜨릴수 있을지.

그 괴물같은 화를 쫒아내고 싶어서 오늘 당신에게 사과를 하고 싶었어요.

밤새 한숨도 안자고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면서 제 진심을 이해하고 웃어줄

당신의 모습을 밤새 그렸어요.

하지만 별이 빛을 잃고 빌어먹을 해가 뜨고

나는 찬물로 샤워를 하면서 다시 이성을 찾았어요.

결국 당신에게 내 진심은 또다른 폭력이 될 거라는걸.

당신에게 내 존재는 아직 끔찍한 역병에 불과할거라는걸.

그래도 혹시나 몰라 출근할려고 차에 시동을 걸면서

당신에게 아침부터 담배냄새를 풍기고 싶지 않아 조수석에 라이터를 던져버렸습니다.

.....결국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요...상황에 대해 이해하는 유일한 동료가

저를 말렸어요. 미안해요. 어디에다도 말하지 않고 싶었는데....이대로 혼자 삭히다가는

정말 죽을거 같았어요. 미안해요.

동료는 말했어요. 기다리라고. 당신의 사과가 당신의 짐을 덜기위한 비겁한 위안이 아니라

진짜 사과로 받아들여질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그날이 올까요. 내가 건네는 사과가 마녀의 사과가 아니게 될 날이 올까요.

기쁜마음으로 고개숙이고 미안하다 말할 날이 올까요.

이 감정이, 아니 집착이 빛바래 추억이 될 그런 날이 올까요.

지금도 보고싶어요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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