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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 천사
게시물ID : panic_90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리내Magos
추천 : 14
조회수 : 135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8/22 17: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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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날개를 주제로 받아서 써봤습니다.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루시의 춤을 처음 본 리퍼의 눈엔 그녀가 마치 지금 하늘에서 막 내려온 천사 같았다.
 
발레리나 이면서도 생소한 라틴풍의 음악에 맞춰 자신의 전공을 녹여 낼 수 있는 재능.
 
그녀의 몸매 보다도 눈에 띄는 예술적인 곡선의 표현.
 
알렉산더의 칼 끝 보다도 날카롭게 느껴지는 직선 묘사.
 
만년설도 녹일 수 있을 듯한 부러우면서 정열적인 표정!
 
리퍼는 예술을 몰랐지만 이건 감히 완벽하다고 표현하고 싶었다.
 
다만 알 수 없는건 주변의 시선.
 
두번 다시 만날지 모르는 엄청난 행운의 시간을 이렇게 감흥 없이 보낼 수 있는건가.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
 
아니지. 아니야. 혹시,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는게 나밖에 없는게 아닐까?
 
내가 특별하기 때문에 저 천사를 알아보는것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리퍼는 약간 일그러진 쾌감을 느꼈다.
 
나만 알아 볼 수 있는 재능이라.
 
기가 막히군.
 
 
 
리퍼는 마시던 술을 단숨에 들이키고 일어났다.
 
지금 이따위 술이 중요한게 아니다.
 
그녀에게 다가가 당신이 얼마나 천사 같은 존재인지,
 
그걸 알아보는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각인시킬 것이다.
 
특별한 당신과 특별한 나에 대해 이야기 할것이다!
 
하지만 리퍼의 발은 몇걸음을 채 떼지 못하고 멈춰야 했다.
 
그녀에게 어떤 중년의 부인이 다가가 대화를 신청한게 아닌가.
 
저 망할 쓰레기같은 년이 감히 나보다 먼저 나의 천사에게 말을 걸다니.
 
분노가 치민다.
 
하지만 리퍼의 그런 감정과는 상관없이 그녀와 대화하던
 
루시의 눈에서 환희와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감동적인 첫 만남이 될 수도 있는 순간에 끼어든 저 늙은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당연히 착각이겠지만 눈물을 흘리던 그녀의 등에
 
순간 날개가 돋아나는 듯한 환영이 보였다.
 
 
 
이런 빌어먹을. 오늘 너무 술을 많이 마신건가.
 
아니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나의 천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물어야한다.
 
근처에서 술을 마시던 남자에게 여기서 춤을 추던 사람은 어디 갔냐 물었다.
 
그는 기가 막히다는 듯 순서가 끝나면 당연히 대기실로 갔겠지 뭘 묻냐며 비웃는다.
 
예의라고는 모르는 쓰레기같은 놈들.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너 같은 놈을 상대할 시간이 없다.
 
 
 
 
술기운을 죽이기 위해 세수를 하고 대기실로 찾아가 루시의 행방을 물었다.
 
낯선 사람의 출현에 그곳을 지키던 사람들이 막았지만
 
루시에게 방금 만났던 중년의 여인과 같은
 
일행이라고 하면 알아 들을테니 가서 전하라고 말했다.
 
잠시후, 옷도 제대로 갈아 입지 못한 루시가 문 밖으로 뛰어 나왔다.
 
혹시 뭐가 잘못된건가 불안했는지 우물쭈물한 모습으로.
 
그 모습마저 귀여웠지만 지금은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지.
 
최대한 정중하게 설명했다. 방금전 그 명함에서 빼먹은게 있어서
 
한가지 추가 기입을 해주기 위해 돌아 왔다고.
 
루시는 자기가 생각했던 걱정스러운 일은 아니었는지 안도의 한숨을 쉬더니 품 안에서
 
아까 받은 명함을 꺼내 주었다.
 
명함을 보니 자세한 상황을 듣지 않아도 그녀가 누구와 무슨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리퍼는 명함 앞 뒤를 자세히 보고 빈 공간에 자기 번호를 적으며 말했다.
 
오늘 밤 10시쯤, 이쪽 번호로 연락을 주면 자세한 일정을 이야기 해주겠다고.
 
그리고 온김에 30분쯤 당신이 얼마나 완벽한가에 관한 칭찬을 해주었다.
 
왜 우리가 당신을 필요로 하는지도 말이다.
 
루시는 감동했는지 눈물을 쏟았다.
 
 
 
 
대기실을 나와 급하게 근처 공중 전화로 향했다.
 
아까 명함을 자세히 외워 둔 덕에 몇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중년의 여인은 키로프 마린스키 발레단의 단장인 지스라는것.
 
그리고 그녀의 전화번호와 주소.
 
그녀는 아까 전 발레단에 스카웃 제의를 받은게 분명했다.
 
 
 
 
지스....
 
나와 같이 천사를 알아 봤다는 점에선 동지였지만 그녀를 데려가려고 하는 이상
 
너 또한 적이다.
 
하지만 적개심을 들어낼 순 없다.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여 흥분된 감정을 컨트롤 했다.
 
그리고 외워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지스가 직접 전화를 받았다.
 
리퍼는 자기 소개와 함께 필요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난 루시의 언니 리사이자 그녀의 매니져이다.
 
모든 스케쥴 및 연락은 나를 통해서 하니 중요 사안은 나에게 연락하면 된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 두가지가 주요 내용이었다.
 
그리고 루시의 다음 행보에 대해 물어보고 전화를 끊었다.
 
 
 
 
 
밤 10시쯤. 루시에게 전화가 왔다.
 
리퍼는 자연스럽게 루시의 번호를 물어보고
 
조만간 시작 될 그녀의 다음 일정에 대해 알려주었다.
 
루시는 키로프 마린스키와 함께 하게 된다는 사실이 자기에게 얼마나
 
큰 영광인지 상기된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맞장구를 쳐주며 리퍼는 루시에게 그냥 편하게 언니라고 부르라고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자주 봐야하는데 딱딱하게 직위로 부를 필요 없지 않겠냐며.
 
 
 
 
그녀와 이야기 한다는건 즐거움이어야 했지만 사실 썩 그렇지도 못했다.
 
천사가 나 이외에 다른 것들과 함께하는걸 기쁘게 생각한다니.
 
불안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확실한 불안감이 아니기에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집에 돌아가니 애인이 술에 취했는지 쇼파에서 죽은 듯 자고 있었다.
 
저 년도 예전엔 쓸모 있었지만 이젠 그냥 타락한 인간일 뿐이다.
 
꼴도 보기 싫었지만 어차피 조만간 천사를 위해 치울 예정이니
 
오늘 하루 정도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작업실에 들어가 스텐드를 켜고 의자에 앉았다.
 
천사는 지금 완전한 나의 천사가 아니다.
 
아마 곧 있으면 정말 닿을 수 없는 거리로 날아갈 것이다.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할까.
 
 
 
 
2주후. 지스에게 연락이 왔다.
 
그동안의 성과로 봤을때 루시의 솔로 공연을 한번 진행 해보는게 어떨까 하는 내용이었다.
 
깜짝 놀라 반박했다. 아직 그러기엔 이르다고.
 
지스의 뜻은 완고했다.
 
그녀는 사실 주변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의 천재라고 말하며 꼭 진행하고자 했다.
 
물론 리퍼도 그 사실은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알고 있다.
 
아직도 그녀의 공연을 처음 봤을때 받은 충격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와 함께 춤추고 있는 상상으로 매일밤 자신을 위로 하고 있을 정도 였다.
 
그녀가 솔로로 무대에 올라간다면 이제 나와는 더 멀리 떨어지게 될것이다.
 
이제 수 많은 사람들이 루시가 천사라는 사실을 알게 될테니까.
 
그때, 리퍼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면 나는 이미 다른 사람들과 출발선이 다르다.
 
남들보다 그녀를 먼저 알아보았고 이미 연락도 하고 있으니 꽤나 유리한 입장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기가 막힌 선물로 완벽하게 그녀를 사로잡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지스에게 언제쯤 공연에 올릴 예정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일주일 후 금요일이 어떠냐고 말한다.
 
리퍼는 펄쩍 뛰었다. 그때까진 선물을 준비 할 시간이 모자라다.
 
2주 후 금요일이 좀 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이야기로
 
지스를 설득했고 그녀도 잠시 생각해보더니 그게 더 나을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 이제 천사가 날개를 활짝 펴기 까지 2주가 남았다.
 
 
 
 
 
리퍼는 고민했다. 무슨 선물을 주어야 그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돈? 옷? 애완동물? 꽃?
 
집어 치워! 이딴건 내가 아니라도 줄 수 있어.
 
나는 그녀가 원하는걸 알아야해.
 
리퍼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는지 신경질적으로 만들던 구두를 집어던졌다.
 
아니. 잠시만.
 
구두?
 
첫 공연을 봤을때를 떠올려봤다.
 
루시가 뭘 신고 있었지? 그래 발레슈즈였지. 그게 어땠었나...
 
그래! 낡아있었어!
 
리퍼는 드디어 알겠다는듯 무릎을 치며 일어났다.
 
그녀의 첫 공연때 신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슈즈를 만들자.
 
 
 
 
리퍼는 솜씨 좋은 신발 장인이었다.
 
신발 하나 만드는건 문제도 아니었다.
 
다만 문제는 이 신발을 신을 루시가 천사라는 것.
 
단 하나의 오점도 있어선 안되며 그녀의 아름다움에 아주 작은 흠이 되어서도 안된다.
 
각오를 다지고 작업을 시작했다.
 
최고급 가게에서 가져온 가장 비싼 천을 상 위에 폈다.
 
천을 두드리고 두드려 천사의 깃털보다 더욱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발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하니 안쪽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바느질도 온 신경을 집중하여 한땀 한땀에 영혼을 쏟았다.
 
가위대신 칼을 사용하여 날카로운 느낌을 강조했고 발등은 유려한 곡선으로 대비시켰다.
 
신발 옆 무늬는 튀지 않고 차분하게, 마치 그녀의 살결같은 느낌을 주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특수한 자기만의 기술을 구사하며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고
 
자부할 수 있는 신발의 완성을 향해 힘을 쏟았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덧 10일이 지나있었다.
 
이런.. 너무 지체됐군.
 
조급 해진 리퍼는 신발 완성 후 포장까지 하여 집 밖으로 나왔다.
 
내리쬐는 햇살에 눈을 뜨기가 힘들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근처 우체국으로 달려간 리퍼는 발신인을 찍지 않고 루시에게 선물을 보냈다.
 
왠지 그 편이 그녀를 좀 더 감동 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참. 이런 쪽지도 하나 써서 동봉했다.
 
- 천사같은 당신에게 반해 이 선물을 바칩니다.
 
 
 
 
 
드디어 약속했던 공연날.
 
리퍼는 한껏 옷을 차려 입고 공연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아주 기분이 좋았다.
 
어제 루시에게서 전화가 온 탓이었다.
 
익명의 팬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신발을 사줘서 몹시 감동했다는 내용이었다.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신발을 본적이 없다고 했다.
 
성공인가. 매우 흡족하다.
 
그녀는 바로 신발을 신고 연습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리퍼는 그건 안될 말이라고 펄쩍 뛰었다.
 
첫 공연때 신어야 더 의미있을테고 그래야 그분도 감동하지 않겠냐고.
 
다만 새 신발은 발에 무리가 가니 적당히 주물러 잘 풀어주라는 충고를 해주었다.
 
그녀는 깔깔 웃으며 알겠으니 내일 보자고 했고
 
난 소망에 보답하기 위해 이렇게 왔다.
 
곧 입장이 시작 되었고 그녀를 만난 첫날의 두근거림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사실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첫 공연을 하는 신인의 무대 치고는 상당히 사람이 많이 몰렸다.
 
자그마치 지스가 인정하는 사람의 초연이란 소문이 돈 탓이었다.
 
하여튼 쓸모없는 늙은이 같으니라고.
 
이러면 경쟁자만 늘어날 뿐인데.
 
하지만 이젠 그런 건 다 쓸모 없다.
 
내 선물을 받은 이상 그녀는 이미 내것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잠시 후.
 
불이 꺼지고 단체 공연이 먼저 시작되었다.
 
여기저기서 백조와 오리들의 몸짓들이 무대를 선회했다.
 
호오.. 역시 키로프 마린스키..
 
여기저기서 그런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리퍼도 정식 무대는 처음 보는지라 상당히 놀라워 하는 중이었다.
 
과연 명불허전이군.
 
자기도 저 무리에서 함께 한마리 백조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루시를 처음 봤을때 만큼의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녀는 오리나 백조를 넘어선, 천사 그 자체였으니까.
 
 
 
 
어느덧 마지막 순서.
 
그녀의 차례다.
 
적막이 도는 암전 상태의 무대가 묘한 긴장감을 감돌게 한다.
 
이윽고 무대에 핀 조명이 들어오고 그 아래 눈부신 미모의 여인이 등장했다.
 
그리곤 작은소리에서 점점 큰소리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무대와 객석을 휘감기 시작했고,
 
루시도 음악에 맞추어 예의 그 환상적인 실력을 뽐내려 하고 있었다.
 
리퍼를 포함한 객석의 관객들은 모두 숨도 쉬지 못한 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때도 굉장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더욱 발전했단 말인가.
 
역시.. 역시 너는 엄청나!
 
감탄사가 끊이질 않았다.
 
리퍼의 눈엔 그녀의 등에서 또 다시 날개가 돋아나는게 보였다.
 
처음보다 훨씬 아름답고 빛나는 진정한 천사의 날개!
 
이 얼마나 숭고한 아름다움인가.
 
리퍼는 이대로 가면 절정의 부분에서 그녀는 하늘로 날아갈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다들 같은 느낌을 받은 탓일까.
 
모두 손을 모으고 그녀의 클라이막스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날아오르지 못했다.
 
공연 중반부에 갑자기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가련한 천사의 추락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신발은 그녀의 피로 붉게 물들고 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사는 찢어진 날개에 절망했는지 비명을 지르며 울부 짖었다.
 
리퍼의 눈엔 그녀의 등에 돋은 날개가 깃털을 흩날리며 사라지는 것 처럼 보였다.
 
말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뭐지? 도대체 뭐가 잘못된거지?
 
천사가 지금 실수라도 했다는건가?
 
설마. 그럴리가 없어.. 천사가 실수라니.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하필 지금 넘어진걸 설명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루시의 발에서 나오는 피의 양으로 봤을때
 
이젠 다시는 천사의 공연을 보질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화가 치밀어 오른 리퍼는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집에 가니 지스에게 연락이 온다.
 
지금 큰일이 났다고.
 
루시가 병원에 실려갔으니 그쪽으로 와줘야겠다고 말이다.
 
그래. 내가 가야지. 다른 사람 백명 천명이 있어봐야 무슨 소용이겠어.
 
리퍼는 급히 택시를 잡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한달음에 도착한 병원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지스, 몇몇 단원, 경찰, 그리고 리퍼 뿐이었다.
 
일단 병실에 들어가기 전에 경찰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누군가 공연 중반부로 가서 무리한 동작을 취할 타이밍에 슈즈에서
 
칼이 튀어나오도록 넣어 놨다는 것이다.
 
지스의 신임과 편애 때문에 내부에 그녀를 시기하는 사람이 많아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설명을 듣고 들어간 병실엔 루시 혼자 뿐이었다.
 
다들 일부러 자리를 피해준 덕이었다.
 
고개 숙이고 있던 날개 잃은 천사는 리퍼를 보자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가만히 그녀를 안고 달래주었다.
 
아무 말 않고 다리를 주무르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20분쯤 지나고 어느 정도 진정 된 모습을 보이자
 
리퍼는 혹시 하루 전, 신발을 신고 연습할땐 이상한걸 못 느꼈냐고 물어봤다.
 
루시는 고개를 저으며 전날 슈즈를 신고 연습할땐 아무 이상도 없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공연 당일에 누군가 그런 악독한 짓을 한 것 같다며 단원들을 저주했다.
 
 
 
 
리퍼는 기가 찼다.
 
이 멍청한 년이 전날엔 신지 말라니까 기어코 그걸 신고 연습을 했구나.
 
분명히 당일에 신는다고 나와 약속을 해놓고 말이다.
 
클라이막스가 지나고 끝날때 쯤 칼이 발동하도록 설계했는데 어쩐지 빨리 작동을 하더라니!
 
그 멍청한 행동 덕분에 최고로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놓쳤다.
 
거짓말쟁이 천사는 날개를 잃는 벌을 받는게 당연하다.
 
앞으로 다시는 아름다운 날개를 펼칠 수 없겠지.
 
 
 

하지만 괜찮다.
 
 
 
 
드디어 나의 천사가 나만의 천사가 됐으니까.
 
 
출처 http://blog.naver.com/lionysw/22079377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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