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년 전즈음이었나 아니다 2년전 겨울즈음부터인거같다.
그해 겨울은 별로 춥지 않았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이유는 내 입에서 입김을 자주 못봤기 때문이라.
처음엔 어찌할지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지 정말 망설였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아니 해야만 해야 할까 하며 고민해왔던 수많은 준비의 시간은
마치 어린아이의 과자 한조각을 원하는 강아지와 당장 내입의 달콤함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어린아이 같이 참 작고 가벼운 고민으로 보였을지 모른
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에겐 일생일대 고민이란 것에 시작점의 걸음마를 한발작 움직임이는 시작점이었는데 말이다.
시작은 참 괴로웠다.
뜨거운것을 철철 쏟아내며 으슬으슬 떨리는 모습을 보고 견딜 수 있었던건
뭔지 모를 알콜들을 퍽이나 들이킨 상태가 아니었으면, 시도도 그자리에서 견디지도 못했을것이란걸 지금와서도 나는 인정한다.
움찔거리며 온수같은것을 뱉어내는 그 모습이라 함은 땅속으로 꺼질꺼같이 어지러워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 만취한 상황에서도 잊을 수가 없었다.
여지것 살아오면서 가장 정상적이고 평범한것을 봐오며 살아왔던 보통사람 중에서 보통사람인 나로선 상상하기 힘든 움직임과 점점 퍼저가는 뜨거운
액채의 이질적인 움직임은 어떤 영화나 소설에서 묘사하고 보여주던 장면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덩치가 컸기때문에 제압자체가 어렵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것역시 만취했기때문인지
문제는 단순히 나의 의지와 아주 작은 행동만이 이 상황을 만들어 냈다.
뭐든지 시작은 아니, 시작만 어려운것 같다.
그 다음부터는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것 만큼의 단순하고 그냥 반사적인 기억들과 행동 '따위'밖에 되지 않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인정하기 어려웠던 그 장면들은 점점 더뎌지며 내 마음속에서 그리 크게 공간을 차지하지 않았다.
처음엔 한달. 다음엔 이주정도 다음엔 삼주 후 이틀후 다음날 다음날 나을후 조금은 불규칙하지만 감정은 무뎌져 갔고
난도질도, 크기도 제각각인 다양한 모양의 도구들을 다루는것도 색다른 느낌에 전혀 지겹지 않았다.
다만
그만 경련과 과다출혈 제각기 다른 크기의 상처들로 인한 고통으로 부들부들떨뿐
그냥 내 행위는 방안 전등을 껐다 켰다 하는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버렸다.
언젠가부터 당연히 숨은 쉬는지 살아는 있는지가 중요하지않은 그를
이젠 하루에 두세번은 몸뚱아리에는 다양한 흉기를 쑤셔놓고 있다.
혹자가 말하는 담배마냥 습관적으로 밥먹고 한대 피고 술마시면 한대 피고 심심하면 한대 생각나는것과 같이
그냥 그렇게 저거하나, 요거하나,
이걸 못견뎌 하던데 이녀석으로 하나
오늘도 아픔은 사라진지 오래되보이는
그만의 세상속 삼년이란 시간에 금수강산을 시커멓게 말라죽여버린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게 뭉개져 버린 마음과 나의 세상에
그때 그기억 이기억 저기억으로 갈가리 찢겨지는 고통을 느낄 수 있나 시험해보는 나는
과연 살아는 있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