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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6년 살며 자취집 변화과정
게시물ID : interior_12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영등포야동왕
추천 : 18
조회수 : 3144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7/02/06 17:38:17
1.jpg
돈없는 집안의 외동아들은 27살 10월에 부산에서 서울로 취업하고
1주일뒤에 출근하라는 전화를 부산에서 받고서는
집을 알아볼 시간도 없어 서울로 와서 고시텔에 들어갑니다.
 
누웠더니 관리도 못하는 침대에서 나는 썩은내와
키가 크지도 않은데, 다 펴지도 않았는데 발이 닿이는 좁은공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주말에 저기 가만히 있으면
이건 형벌이에요...독방 수감자 수준...
아는사람도 할것도 없어 주말에 PC방에서 스타2 리그나 하루종일 돌리던 기억이 납니다.
 
밥은 공용부엌에서 정말 말그대로 밥만 제공되는데요..
반찬은 알아서 사던지 준비해야애요...
잘때 좀 서러워요..감옥에서 자는 느낌..
 
여기서 3개월 살았습니다.
 
 
2.jpg
드디어 자취방을 구했습니다.
집에서 보태준 500만원이 전재산이라 보증금 500짜리 월세 옥탑방을 계약했어요
5층 옥상에 있는 보일러실을 개조한 방인데...5평이에요
 
2평짜리 고시텔 살다가 5평짜리 옥탑방 오니 호텔이 따로 없었어요ㅋㅋㅋ
엘베도 없는 가정집 5층이라 놓을자리도 없지만 침대나 가구같은걸 주문하기가 힘들어서
라꾸라꾸 침대를 사서 썻습니다.
 
L자 책상은 어떤 사무실에서 폐기처분하는거 버리기가 애매한지 그냥 무료로 가져가실분 찾는대서
가져갔어요...운송은 본인이 책임지시라고 해서 아무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제가 저걸 어떻게 가져옵니까
용달차 불렀죠. 아저씨랑 가서 책상 싣고 돌아와서 5층까지 둘이서 낑낑대며 들고오니
아저씨가 용달비가 너무 작다고 지랄해서 총 5만원 내준 기억이 납니다.
(책상은 무룐데 용달이 5만원이네)
 
천장형 봉 옷걸이는 주인아주머니께서 버린건데 쓸수있는거라고 해서 주워다가 썼어요..
 
마찬가지로 연고없는 자취생은 주말에 아무할일이 없습니다.
나가면 뭐해요 혼자 갈데도 없는데...
새 PC를 사서 듀얼모니터로다가 해놓고 당시 잘나가던 블레이드&소울을 원없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포화란 버스기사하며 돈 모으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서 3년 반 정도 살았습니다.
 
 
 
 
3.jpg

현재 살고 있는 오피스텔입니다.
붙박이랑 TV다이 빼고 전부 제가 산거에요
아무것도 없이 단돈 500만원과 맨몸 이끌고 와서
6년간의 변화입니다. 뭐 아직 월세내고 살고있지만 ㅠㅠ
 
망할 브라운관TV 지긋지긋해서
큰걸로다가 LED TV샀어요 속이 다 시원하네 아오
 
연고없는 자취생이 뭘하겠나요 ㅎㅎ
듀얼모니터로다가 오버워치, 하스스톤 하고 놉니다.
아재가 되서 스타는 이제 못하겠네요...(피지컬이 딸려...)
 
 
옥탑방에서 옷걸이 주워다 쓰고
콩만한 브라운관 중고TV 5만원에 사서 들고갈수가 없어 택시는 3시간동안 안잡혀서
400미터 거리를 콜벤 불러서 가져가고..
L자 사무실 책상 용달만 생각하면 지금도 서럽습니다. 고시텔 다리 못피던거랑 ㅠㅠ
 
 
 
 
중고TV를 들고있는 저를 보곤 승차거부를 하던 서울 택시기사들과
용달아저씨...그 외 돈때문에 저를 물고 뜯던 많은 사람들
 
망할 브라운관 중고TV
썩은내 나는 고시텔 침대...
 
별 것 아닌 일이지만 도움청할데도 없는
풍경조차 낯선 곳에서의, 그래서 더욱 서럽게 다가온 기억들입니다.
 
혼자사시는 지방분들은 한번쯤 느껴보셨을것 같아요
 
언젠가 작아도 서울 내집마련을 꿈꾸며
자취생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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