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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어느 책에 적힌 5.18 유언비어관련 증언
게시물ID : history_124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wHat
추천 : 0
조회수 : 77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1/07 23:34:47
이쪽을 읽으면서, 눈에 보이는 것 같고 귓가에 휘몰아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사람이기때문에 감정이 솟구치더군요.
증언 목록에는 제외했으나, 유언비어관련 증언에서 다수 거론되었던 것은 '경상도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들의 씨를 말리러왔다', '여성의 유방을 도려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상도 사람들이 씨를 말리러왔다는 부분과 전라도 출신의 계엄군을 보았다는 증언도 있어서 일부 상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성의 그것에 대한 언급에 있어서는 목격을 한 어린아이부터 어느 정도 나이가 찬 사람, 그리고 군용트럭에 실려가는 사람에게 "너도 ~~그렇게 되고 싶어?"라고 나와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넘겨버리기엔 찝찝합니다.
(정찰대원이 목격했다는 것 중에 여성의 가슴과 하체에 있는 그곳을 도려낸 채로 세무서 지하실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증언자(실명의 일부는 가리겠습니다.)-장소-출처 : 내용

서명0-X-X : 유언비어라고 했던 것들도 사실의 바탕 위에서 어느 정도 말이 가미되어서 그런 것이지 근본적으로 유언비어가 아니라는 걸 밝혀야 한다. 교수들이 술집에서 했던 애기로 인해 유언비어 유포죄로 계엄사에 잡혀가곤 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정홍0-상무대 교회-장교 : 상무대 교회로 끌려가 정신교육을 받았다. "칼로 여자 유방을 도려냈다는 얘기, 이런 것은 일체 유언비어니까 그렇게 알고, 27일 도청을 장악했을 때 정부요원들이 가발 쓰고 들어가서 도청 안에 있는 수류탄이며 안전핀이며 이미 다 빼냈다. 여기 있었다는 애기,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마라. 부모들한테도 얘기하면 안된다."

손남0-금남로-군중 : 시간이 흐를수록 사실인지 유언비어인지 소문이 파다하게 나기 시작했다. 공수부대들이 사람을 죽인다는 애기에서부터 여자 젖가슴을 도려내서 죽였다는 얘기며, 양림다리에서는 공수부대가 분노한 시민들에게 쫓겨 다리밑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얘기까지 소문이 무성했다.

차용0-X-X : "공수대원이 대검으로 시민, 학생들을 찔러 죽였다", "여학생의 젖가슴을 도려 냈다", "임산부의 배를 갈랐다"는 등 소문은 날개 돋친듯 퍼져나갔다. 광주가 진압된 이후 이러한 소문은 유언비어라고 방송에서 떠들어댔으나 그 사실 여부는 아직까지 모르겠다. 다만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이러한 소문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1일은 이모집에서 아침밥을 먹고 서부경찰서를 지나 양동시장, 유동삼거리 부근까지 걸어나왔다. 오전부터 몰려드는 시민들로 인해 시내로 접어드는 길목은 복잡하였다. 시민들은 공수들의 만행에 분노하고 있었으며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시내로 시내로 발길을 향하고 있었다. 시민들 사이를 비집고 부지런히 걸어갈 때였다.
유동 삼거리에서 지프차 뒤에 연결된 손수레 위에 태극기를 덮은 물체가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태극기 밑으로 사람 다리가 드러나 있었다. 그 다리는 퉁퉁 부어 있었으며 피가 태극기 밖으로 나와 있는 다리에 굳어 있었다. 시체는 2, 3구 정도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옆으로 모금함을 든 여학생이 억울한 죽음을 알리면서 시민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차용0-X-X : 현재 광주의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지만 9년 가까이를 '폭도'로 살아야 했으며 엄청난 사실들을 '유언비어'로 가슴에 묻어둬야 했다.

김행0-금남로-시민들 : "계엄군이 변장하고 시민군들 사이에 끼어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닌다. 현혹되지 말아라"라는 말이 돌았다.
......그때는 이미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시체를 보고서도 사람들이 시큰둥할 정도였다. 시민들은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그 자리에 그렇게 모인 것이 아니었다. 이미 자기 눈으로 모든 것을 확인한 뒤였다.

김현0-X-X : 석방 후 취직도 되지 않는 데다가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다. 5.18에 대해 얘기하면 잡아간다고 하고 유언비어라 하면서 폭도라는 누명을 씌었다. 나는 내가 정당하게 했던 일이 그렇게 평가받는 것이 분하기도 하고 불의에 대항하여 싸워야 한다는 신념과 5.18에 대한 의무감이 생겼다.

오병0-전남대-X : 21일 낮에 전남대 정문 앞에서 굉장히 많은 시위대들이 학교 안의 계엄군을 향해 투석전을 벌였다고 한다. 시위대 중 한 명이 돌을 던져서 계엄군을 쓰러뜨리고 평화시장 쪽 골목으로 도망갔는데, 계엄군들이 총을 쏘아서 마침 세탁소에 갔다 나오는 임산부가 맞았다고 한다. 이 사실은 후에 망월동 공원묘지의 한 묘비에 남편이 새긴 글귀가 있는 것으로 보아 확실한 것 같다.

김승0-상무대-X : '밖에 나가 교도소에서 있었던 일을 발설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발설하면 유언비어 유포죄로 구속되어도 좋다'는 각서를 썼다.

서채0-X-신문방송 : 신문 방송에서는 광주시내에 나돌고 있는 살벌한 소문들을 유언비어로 치부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떠들었다.

장세0-금남로-공수부대 : "경상도 군인이 술을 먹고 왔다는 것은 유언비어다. 나도 전라도 사람이다."

임춘0-금남로-군중/정보원 : 20일 카톨릭센터 앞 시위대에 합류하면서 시위군중을 흥분시킨 정보부원을 봤다.
정보요원들이 시위군중 속에 합류해 있으면서 유언비어를 퍼뜨려 시위군중을 흥분하게 하고 시위대들이 과격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했다. 과잉진압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당위성을 인정받기 위한 조작극이었다. 계엄군이 철수한 후로도 내가 아는 정보요원을 시내에서 만났다. 평소부터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 같이 가서 술을 마셨다. 이런저런 애기 끝에 그에게 왜 총을 쐈느냐면서, 혹시 당신들이 일부러 총을 쏠 수밖에 없었다는 물증을 만들기 위해 시위대를 충동질한 것이 아니었냐고 물으니까, 그는 웃으면서 얼버무려버렸다.

김용0-금남로-X : 나는 그 길로 양동을 거쳐 유동 삼거리 쪽으로 부리나케 뛰어갔습니다. 갖가지 소문의 진상을 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시체 2구를 리어카에 싣고 가는 것을 목격하고는 두 눈이 뒤집힐듯한 분노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것을 본 시민들은 너나할 것없이 다 울었습니다. 잔인한 진압을 했으면서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라고 방송으로 떠들어대던 위정자와 언론의 허구성을 드러낸 광경이었습니다.

황강0-금남로-직접 : 20일 오전이었다. 상사 한 명이 대검을 들고 나와서 "이 대검이 사람을 얼마나 죽였는지 아느냐. 머리를 밀면 머리카락이 면도한 것처럼 밀어져버린다. 우리는 날마다 식도(숫돌?)로 간다. 여기 있는 놈들은 다 죽여버려야 한다. 김일성이보다 더 나쁜 놈들, 너희들은 모두 사살시켜 버려야 한다."고 위협했다.






(좋은 책을 만들어주신 5.18기념재단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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