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 일이 생각나서 적어보려 합니다.
과 후배이자 한국에서의 직장 후배이기도 한 아무개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형, 그쪽이나 그쪽 아니면 그쪽으로 가고 싶은데 호주 분위기는 어때?"
"잘 알잖아, 너 여기로 못 와. 호주로 넘어오려면 한참 낮춰서 마이너리그로 가야해. 탑티어로는 못 와."
마침 동료들이랑 한잔 하던중에 그쪽 사람들 출신은 어떠한지 로컬 동료들 한테 물어봤어요. 해주는 말들을 기억해보면 대학은 뻔하더라구요. 왜냐면 호주는 진짜 대학이 몇개 뿐이라서 출신이 뻔합니다. 대학인맥이 작용할 수 없는 이유이구요.
반면에 차 뒷유리에 대학로고는 안 붙여도 명문출신고교 OB마크는 붙이는 나라입니다. 또 파트너들 방에 가보면 출신대학 유니폼은 없어도 고교 스포츠팀 유니폼은 액자로 만들어서 걸어놓고 그래요. 이렇듯 고교인맥이 매우 강한 나라인데 동료들 말에 따르면 상위 10개 정도 고등학교가 직원의 90%정도라고 하네요.
시드니에서 기를쓰고 상위고교로 (실제로는 중학교부터) 진학하려는 이유같아요.
반면에 이 나라는 이렇게 공부를 안해도 먹고살만합니다.
고1까지만 공부하고 고2부터는 기술배우면 경력 10년차인 20대중후반에 연봉 6~9만불은 버니까요...
그래서 호주 직장을 보면 정말 희한한 광경을 볼 수 있어요.
고교성적 최상위권들이 하는 의사/치과의사/로펌에는 남자가 약간 많고, 일반 평범한 대학나와서 들어가는 사무직에는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요. 성적하위권인 남학생들은 일찌감치 10학년 마치면 기술 배우구요.. 20대 후반 기준 기술배운 남학생들이 대학졸업하고 은행에서 일하는 여학생보다 돈을 더 많이 버니까요...
자연스럽게 호주 공익광고라던지 보통의 호주인들이 생각하는 가장이나 남편 그리고 아빠의 모습 역시 작업복 입고 3시면 퇴근하는 덩치있는 아빠이구요. 한국은 40대 피곤에 쩔어있는 양복입은 아빠의 늦은 퇴근길이 떠오르잖아요....
이런 자연스러운 모습때문에 퇴근 후 쇼핑몰에 가보면 작업복아빠가 유모차끌고 정장입은 사무직 엄마는 남편 빨짱끼고 마트며 명품샵 들어가는 일이 전혀 이상하지 않구요...
공부를 잘해서 좋은 직장 가는 것도 좋지만 이처럼 호주는 뭘해도 어느정도는 먹고살 수 있는 나라 같아요...
단 우리같은 1세대들 말고 2세대들 부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