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의무대에서 근무했던 의무병입죠.
입대하기 전부터 왼쪽 어깨인대가 많이 늘어나서
힘을 풀고 어깨를 늘어뜨리면
어깨 관절에 손가락이 세개가 들어갔기때문에
안가도 되는거였는데 당시 여자친구가 가라고 해서 감.
입대 3일전에 차임.
무튼
평소에 어깨 상태도 안좋았고
부대내에 방사선 촬영기기도 있어서
그냥 가끔 생각나면 사진도 찍어보고
아프면 물리치료도 막 받고 그랬음.
어깨를 어릴때 운동하면서 다친거였는데
당시에도 뼛조각 같은게 있었지만 검사해보니 별거 아니었음.
그때 자세를 기억해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엄지손톱 크기의 덩이리가 찍힌거.
세상에... 어깨 안좋다는거 알아서 부대서 사진을 그렇게 찍고
군의관들이 엄청나게 보고 또 봤는데
그걸 지금까지 아무도 못봄.
완전 배운것도 없는 일개 의무병 나부랭이가 그것도 일병이
자기 어깨가 아파서 찍은 사진에 종양을 본인이 발견함.
군의관들은 그때에야 이게 뭔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이전에 찍은 mri도 자세히 보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때 들리던 내과 군의관의 cancer 라는 단어.
완전 겁먹어서 집에 바로 연락하고 원자력병원 외진 갔다옴.
다행히 악성은 아니고 예전 다쳤을때 작았던게 커진거.
무튼
그 일 이후로
군의관이 의사로 안보이고 그냥 할일없는 군인으로 보임.
관사에서 서든하다가 퇴근할때 다시옴.
어깨 수술해서 후방에 후송을 갔는데
재활의학과 군의관은 무슨 봉침이 있는데 한번 맞아볼래냐고
맞으면 햄버거 사준다길래 맞음.
그리고 부대안에 치과도 있었는데
왼쪽에 사랑니가 있어서 당직끝나고 뽑으러감.
예쁘게 났다고 5분이면 뽑는다면서
반대쪽에 사랑니도 같이 뽑자버리자길래
네 알겠슴다.
하고 기다리는데 하나뽑는데만 정확히 32분 걸림.
게다가 턱이 빠져서 요즘도 하품하다가 턱이 빠짐.
군의관이 3년 근무하는거 짜증나는거 알겠고
대부분 사람들이 성질이 좀 있는것도 알겠는데
병사 상대로 실험해 보려는것도 많고
차피 전역할건데 겁나 비싼 장비 사달라고 때쓰는것도 많이봄
실제로 기계가 왔는데 쓰겠다는 사람이 전역함.
당직 군의관이 있는데
어떤날은 치과군의관이 당직을 서서
상황 대처못하고 걍 상급병원 후송ㄱㄱ.
병사들 상대로 평소에 못 해본거 해보려는게 너무 보였는데
이제 생각해 보면 그게 가장 싫음.
물론 당시엔 뭐 막 하면 치킨 사주고 그래서 좋았지만...
물론 의무병이라 군생활은 겁나 편했음.
동원 가면 하루 24시간 잠.
의무병 가셈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