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3살 여자임. 대학졸업하고 그래도 괜찮은 회사에 입사해서 나름 순탄하게 잘 살고 있었음.
그 일이 있기 전까진......
지난 주말, 정확힌 6월 23일..친구에게 한 남자를 소개받았음.
워낙 친구가 칭찬을 많이 하길래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소개팅자리에 나감.
생각보다 키도 작고, 외모는 제 이상형과는 많이 멀었음.
나이도 좀 많았고...(7살차)
그래도 밥먹고 커피마시면서 얘기하다보니 괜찮은 사람같았음.
얘기도 잘 통하고, 관심사 등도 비슷해서 대화하는 내내 지루하지않고 굉장히 좋았음.
설렘 -> 약간의 실망 -> 조금의 호감
뭐 그렇달까. 만남 이후 급속도로 친해지면서 매일 전화/카톡하면서 지내게 됨.
그러다가 어제, 6월 30일.....아마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내 인생에서 제일 최악의 날로 기억될 것 같음.
소개팅남과 두번째 만남.
우선 영화를 봤음.
저녁은 둘다 먹고 나왔기에, 영화보고 술한잔하러 감.
약간 소란스럽지만 나름 분위기 좋은 술집이었음.
둘다 술을 좋아해서 처음부터 소주를 달리기 시작했음.....
그렇게 술기운이 차츰 올라올때즈음.....
갑자기 방구가 마려운거임........................
잠시 화장실에 갔다올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방금 5분전에 화장실을 갔다와놓고 또 간다고 하면 뭔가 좀 이상할것같아서,
소리없이......요령껏 잘 뀌어보기로 결정했음.
그리고 방귀를 뀌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느낌이 이상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굉장히 낯선 느낌이 엉덩이에 느껴지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랬음. 똥이었음.
물론 뭉탱이의 큰 똥뭉치는 아니었지만,
왜 그 설사할때 푸드득 나오는 똥가루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이라니
똥이라니
똥이라니!!!!!!!!!!!!!!!!!
순간 얼음이 됐지만 거기서 티를 낼 순 없잖슴 ㅜ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써 괜찮은척 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스물스물 올라오는 냄새갘ㅋㅋㅋㅋㅋㅋㅋ
아무일없는척,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음...
근데....허벅지에 그 낯선 느낌이 느껴지는거임........
그랬음. 내가 싼거 똥뭉치가 아니였음..
굉장히 묽은 설사 똥가루였음......
너무 묽다 못해 애가 흘러내린거임..허벅지를 타고..주르르르르르르르르를구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제발....제발....제발...............
뭐가 문제였을까....전날 먹었던 고기가 이상했던걸까...
아침부터 폭풍 흡입한 요플레가 내 소화를 너무 촉진시킨걸까........
온갖 별별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음.......
냄새가 너무 고약했던 탓일까, 아니면 내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똥물을 본걸까...
왠지 소개팅남도 눈치를 깐듯했고, 날 보는 눈빛이 요상스러웠음....
바지를 입을걸...왜 그날따라 치마가 입고 싶었을까...
그래, 오늘은 맥시드레스를 입었어야했어.....
그 와중에 또 뭔 생각은 그리도 많이 드는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
너무 당황스런 나머지 급하게 가방을 챙기고 먼저 가본다는 말만 남긴채 도망치듯 술집을 빠져나왔음..
여전히 똥물은 뚝뚝 흐르고 있고.....나란 여자 똥쟁이 여자.....
급하게 나와 우선 술집 화장실로 들어갔음..
(화장실이 술집 밖에 있었음)
휴지로 똥물을 닦아내며, 물로 씻겨내며 미친듯이 울었음.
서러웠음. 서럽고 서럽고 또 서러웠음.
이깟 똥 하나 못 참는 내가 너무 미웠음ㅠㅠ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소개팅남이 술집앞을 두리번거리며 날 찾고 있는게 보임..
아는척할수가 없음...제발 못 보길..날 보지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렇게 소개팅남의 눈을 피해 급하게 도망쳐 택시타고 집에 왔음..
핸드폰엔 소개팅남의 전화와 카톡이 무수히 옴...
진짜 죽어버리고 싶었음..ㅜㅜㅜㅜㅜㅜ 못난 똥쟁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해서 카톡이 옴..
그럴수도 있다고...이해한다고..괜찮다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진짜 미쳐버리겠음. 연락 계속 씹고 있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이거 어떻게 끝내야됨 ㅜㅜㅜㅜㅜ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기분좋을 일요일 아침부터 똥얘기로 비위상하신 분들을 위해 사진 투척하고 끝내겠음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