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게시물에 리플로 적었던 내용인데..
다른 분들의 반응이 보고 싶어서 게시물로 적어봅니다.
사실 여러 불평인데.. 워낙 제가 게임을 하고 기분이 나빴던지라 위로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게임이 처음의 분위기있는 소녀감성물과는 달리 점점 끔찍했거든요.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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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깨는 소리를 해야겠는데요.
저에게는 본격호러게임으로 기억되고 있는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인데요.
저는 이 게임이 솔직히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Christian Divine이란 기독교스러운 이름을 가진 시나리오 작가의 성경에서 빌려온듯한 설정들이 게임을 기분 나쁘게 이끄는 면이 있다고 보거든요.
출애굽의 모세의 이집트 저주를 연상시키는.. 폭풍이 오기전의 여러 전조들(비둘기, 고래 떼몰살, 때에 맞지 않은 눈, 2개인 달 등등)
클로이 한명의 희생으로 모두를 구원하기(예수의 희생으로 인류를 같은 시츄에이션)
기독교 특유의 운명론과 신에서 오지 않은 권능을 잘못된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다룬 미디어는 많은데 그게 대개 2부류로 갈라집니다. 그걸로 정말 상황을 개선하는 것과 점점 악화되는 것
인데 이 게임에서는 일단 좋게 보여도 건들기시작하면 세계자체가 붕괴되는 그릇된 힘으로 나오지요
클로이는 죽을 운명이란건 작가가 계속 몰아갑니다. 총에 맞거나(그것도 몇차례나) 기차에 치이거나 온갖 방법으로 죽어나가서
얘는 본래 죽을 운명이네 라고 플레이어에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으로든 각인을 시키지요.
기독교에서 방황하던 탕자가 다시 품으로 되돌아오는걸 연상시키듯이..
주인공의 시간회귀능력은 순리(이런게 있는지모르겠습니다만)로 돌아오기위한 장치에 불과하지요.
한마디로 운명론이란거예요. 후
기독교에서 인간을 죄인이라 상정하듯이 게임에서는 주인공에게 죄책감을 심어주기 위한 여러 장치가 있습니다.
에피소드1에서 전조를 보인 케이트의 자살(물론 막을 수는 있죠ㅎ)과 에피소드3의 클로이 부녀의 생사결정 문제,
더 나아가 에피5의 아카디아만의 붕괴냐 아니냐 문제.
에피5의 순전히 플레이어 기분을 나쁘게 만들려고 도입된 악몽의 끔찍한 장면들
결국엔 그 악몽의 배경이 주인공의 선택때문에 이러한 안 좋은 경험을 하는거거든요.
주인공은 애초에 그러한 능력을 원해서 가지게 된 것도 아니고
또 능력이 있다고해서 삿되게 자신을 위해서 쓴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아닌 말로 맥스가 능력으로 복권에라도 당첨된 적이 있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플레이어와 맥스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지요.
그리고 이 게임은 결론적으로 주인공과 플레이어의 노력을 근본적으로 무력화시킨다는 점이 있어요.
시간을 되돌려서 없었던 일로 만들면 그동안의 노고는 물거품이 되는건 당연한 일이지요.
아ㅅㅂ꿈의 변형된 형태에 가깝네요. 그러면서도 변화기전의 안좋은 기억은 주인공과 플레이어에게 다 지니게하지요.
엔딩에서 어떤 선택을 하던 주인공이 그후로 정상적인 삶을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친구를 죽게 방치한 엔딩에서는 자기가 클로이를 죽인 셈이라고 자책하며 계속 그걸 생각하고 떠올리며 살아야할텐데..
이건 거진 전쟁 다녀온 병사가 겪는다는 외상후스트레스 증후군 수준의 트라우마예요.
주인공이 저런 경험하고 어찌 잘 살겠어요. 그게 과연 해피엔딩인가요?
아니면 아카디아만을 포기하는 엔딩을 선택해도 마찬가지지요. 주인공의 선택때문에 그 지역이 몰살된거니
아니 애초에 작가가 몰아가는 솜씨가 거참.. 자 선택해라
네 친구를 구할래... 네가 살아온 세계를 지킬래..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해.하면서 저울질시키지요
한 개인 vs 살아온 세계
작가가 바라는건 역시나 클로이의 희생인지 이쪽 영상이 2배정도 길고 디테일하져
에피1,2의 잔잔한 소녀감성물과 분위기에 반한 플레이어들이 원한게
과연 에피3부터 시작되는 호러게임과 트라우마 제조기같은 시나리오였을까요?
전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게 이 게임을 끝내고 감동받았다는 분들이예요.
어느 부분이 감동스러웠다는건가요?
클로이를 희생시키는 장면이요? 아님 클로이를 선택하며 아카디아를 버리는 장면인가요?
ps. 또 웃긴게 게임 내에서는 내내 폭풍이 몰아치게 된 원인이 주인공이 계속 시간을 되돌려 시공간을 붕괴시켰기 때문이라 하는데
막상 보면 처음 폭풍이 등장하는건 주인공이 능력을 각성하기 이전의 꿈에서요.
능력을 쓰기 전부터 폭풍은 이미 게임 상의 내러티브로 들어나 있었어요.
그런데 주인공때문이래요. 능력을 쓰기전부터 태풍이 예비되어있었다는데 말이예요.
하여튼 이넘의 운명론.. 으 부르르
ps2.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통해 표현된 이 게임의 방식이
아~시바~꿈처럼 노력을 수포로 되돌린다는 예시를 이야기해보면요.
대표적으로 웨렌과의 키스죠.
키스하면 뭐해요 없는 일이 된 것인데..
시간을 되돌리니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만 없는 일이 되기 전에 플레이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제 없었던 일인거 아시지요?
같은 멋진 전개가 되지요.
웨렌보면 한국의 오징어남이 생각나는데 겨우 맥스한테 대쉬해서 마지막에 키스나 포옹받아도..
조금 후엔 리셋 ㅎㅎ
아 의미없다 의미없어... ㅠㅠ
플레이하는동안 쌓아온 인간관계는 딱히 의미가 없습니다.
엔딩이후에 다시 쌓아간다고쳐도
적어도 플레이 동안은 내내 그러네요.
ps3. 좋게좋게 이쁘게 이 게임을 해석하시는 분들도 있죠. 맥스의 성장물로..
근데 제겐 태풍이라는 운명적 장치는 그런 해석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네요.
태풍의 존재는 맥스의 선택이 옳건 그르건간에 능력 사용자체가 잘못된 것이란걸 주입시키는 장치예요.
분명 게임속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미성숙하여 절반의 성공에 해당되는 선택을하고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인공은 그러한 제한을 뚫고 나갈 수단으로 시간회귀능력을 얻어서
모든 역경을 넘어 마지막엔 만족스러운 결말에 이르게 됩니다..
태풍이 없다면 말이지요.
태풍때문에 그 모든걸 이룩하고도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 무로돌려야하는
운명적인 압력이 발생하지요.
태풍이 없다면 소녀적인 드라마물로도 볼수있고. 그안에서의 미성숙함과 성숙에 대한 이야기가 될뻔도했지만..
아..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