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안정적인 애착 형성하기
게시물ID : baby_124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따뜻하겠지
추천 : 21
조회수 : 3657회
댓글수 : 86개
등록시간 : 2016/02/13 20:36:13
요즘 서점에 가보면 육아서적 코너에 '애착 육아'라는 단어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띕니다. 제목에서부터 '애착'을 내세운 육아 기술 안내서나, '애착 육아'로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웠다는 엄마의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안정적인 애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요. 미국의 유명한 시사주간지나, 영국의 공영방송국에서도 애착 육아를 주제로 특집을 구성하는가 하면, 동양의 포대기 문화가 독립적인 육아를 강조해오던 서양권 부모에게 수출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엄마들에게 "아이와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되어 있나요?"라고 묻으면, 쉽게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내 아이와 내가 정말로 안정적인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떤 상태가 "안정적으로 애착이 형성된" 상태인지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잘 크고 있는지'는 키, 체중, 근육 발달과 운동능력, 병치레 등을 통해 확인할 수가 있지만, 애착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적인 요소들은 아무래도 확인할 방법이 적지요.

'애착'이라는 주제는 워낙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글이 길고 지루해질 것 같아 걱정이 앞섭니다. 이 글에서는 (1) 애착이 무엇이고, (2) 안정적인 애착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3)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려면 주양육자와 아이 사이에 어떤 요건들이 필요하며, (4) 어떤 방법으로 애착을 안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더불어 아이가 자란 뒤에도 애착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팁도 함께 알려드릴 거예요. 사실 애착이라는 것은 생애 전반에 걸쳐 여러 의미 있는 타인과 맺게 되는 정서적 유대감이지만, 이 글에서는 생애 초기(0세-최대 3세까지)에 경험하는 애착에 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애착 애착을 굳이 교과서처럼 정의하라고 한다면
'생애 초기에 아이와 주양육자 사이에 형성되는 친밀하고 신뢰로운 정서적 유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어들이 딱딱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결국 애착이라는 것은 아이가 처음 태어나 겪는 낯선 세상 속에서 '나를 돌보아주고 있는 이 사람(주양육자)은 나를 안전하고, 편안하고, 즐겁게 해준다'라는 믿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르게 표현하자면, 아이들이 욕구가 있을 때 엄마에게 가면 자신의 요구에 반응해줄 것이라는 점을 신뢰하게 되는 것입니다. 엄마와 아이 사이에 안정적인 애착이 잘 형성되었는가는 곧 아이가 우리 엄마는 안전하고 신뢰롭다라고 믿고 있는지를 확인하면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처음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무력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엄마를 옆에 두려는 본능적인 욕구가 있습니다. 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이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눈앞의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미소를 짓고, 울음을 터뜨리고, 손을 뻗습니다. 이런 동작들을 '애착 행동'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엄마는 그런 존재에게 돌봄 행동을 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가 있지요. 아기가 웃으면 그 웃음을 유지시키기 위해 더 활짝 웃어 보이고, 아기가 울면 안절부절못하는 기분이 들어, 아기가 울음을 그칠 수 있도록 얼러보기도 하고, 젖병을 물려보기도 하는 것들은 모두 엄마의 애착 욕구에 따른 본능적인 행동들입니다. 

아이 입장에서 보자면 애착 행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해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미숙한 아이가 자신의 배고픔을 해결하고, 신체적인 불편함을 해소하고, 불안한 감정을 위로받고, 즐거운 정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엄마의 관심과 걱정을 유도하고, 단단한 관계를 형성해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주양육자 간의 안정적인 애착이 단순히 '생존'에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안정 애착이 필요한 이유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아이가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엄마가 아이에게 적절히 반응해주면, 아이는 엄마를 신뢰하게 됩니다. 엄마와 아이 사이의 안정 애착이 잘 형성된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형성된 애착을 바탕으로 아이는 자신에게 신뢰를 준 엄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나 외부 세계에 대해서도 신뢰를 갖게 됩니다. "내가 적절한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에 따른 반응을 보여줄 것이다"라는 신뢰이지요. 외부 세계를 적극적으로 탐색할 용기가 이 신뢰에서부터 나옵니다. 다시 말해 생애 초기의 엄마와의 관계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넓어지고, 아이의 사회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동시에 아이는 엄마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의 욕구와 감정에 민감하고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사회관계에 유능해집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난 엄마와의 관계에서 안정적인 애착을 잘 형성하면, 대인관계와 관련된 능력이 따라서 잘 발달하게 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을 오랜 시간을 들여 조사한 연구들은 '안정 애착'을 형성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의 '자존감(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주체적 삶을 살고 있다고 응답할 확률도 높고요.  대부분 삶의 만족도도 더 높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뻔히 예상되는 항목들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안정적인 애착을 경험했던 아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티솔 분비를 잘 조절할 수 있어서 그렇지 못한 아이에 비해 두뇌도 더 잘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코티솔은 뇌가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다고 알려져 있는 호르몬입니다. 아이가 편안하고 안정적이고 행복감을 느낄 때, 코티솔의 분비는 줄어들고, 뇌는 예정대로의 발달을 이루어냅니다. 학업성취도는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이지요. 반대로 코티솔이 분비가 지나치게 많으면 시기적절한 뇌 발달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결정적 발달 시기를 놓치게 되면 나중에 이를 따라잡는데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엄마의 훈육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기도 합니다. 성인들도 마찬가지이지요. 일터에서 정말로 나를 위해준다고 느껴지는 친밀한 상사가 내게 하는 조언은 쉽게 수용할 수 있고, 그에 대해 노력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얄밉고 못 미더우며 나를 미워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사의 조언은 그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아니꼽게 들리고, 수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들도 엄마를 온전히 신뢰할 때 엄마의 훈육도 더 잘 수용할 수 있습니다.  

안정 애착을 경험한 아이가 욕구나 감정의 조절에도 유리합니다. 맛있는 과자를 입 앞에서 줄까 말까 하며 약 올리고 있을 때에는 그 과자를 한번 물게 되면 입에서 놓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빼고 있는 과자를 따라가서 덥석 물어와야 하지요. 과자가 너무 커서 다 삼키기 어렵다 하더라도 꽉 물고 있어야 그것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 내가 원할 때 요구하고 부탁하면 그것이 수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성급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습니다. 욕구나 감정이 잘 조절되려면, 외부 세계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지요.

결국 생애 초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3년의 애착 경험이 아이로 하여금 건강한 발달을 하게 하고, 엄마의 지시를 따를 수 있게 하고, 자기를 잘 조절하게 도와줍니다. 더 정교해진 기술로 또 다른 애착 행동을 하고, 사회적 기술들을 유능하게 사용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아이는 엄마와 더욱 사랑하고 신뢰하는 관계가 되고, 건강하고 안정적인 애착은 점점 더 단단해집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요건들 엄마와 아이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데는 다양한 요건들이 영향을 미치지만, 그중 가장 필수적인 것들을 꼽자면 '애정', '반응', '일관성'일 거예요. 엄마는 아이에게 다정하고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따뜻한 손길을 보내야 하고(애정), 아이의 신호에 시간과 강도가 적절하도록 반응을 보여주어야 하고(반응),  아이가 자신의 신호와 엄마의 반응을 연결 지어 예측할 수 있도록 가능한 일관성을 유지하여 아이에게 안정과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하지요(일관성).

다시 말해 아이와 안정적인 애착을 잘 형성하는 엄마는 따뜻한 말투와 표정을 하고 아이를 대하고 아이를 보고 자주 미소 짓고, 부드럽게 흔들면서 노래를 불러주고, 아이에게 편안한 스킨십을 많이 하는 엄마입니다. 또 아이가 울면 아이의 욕구가 기저귀 문제인지, 배고픔인지, 속앓이인지, 잠투정인지를 파악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가 미소 지으며 손을 뻗으면 아이의 손을 맞잡고 부드러운 뽀뽀를 하며 마주 웃어주는 엄마이지요. 마지막으로 엄마 자신의 생활이 규칙적이고, 아이가 보내는 신호(울음, 미소, 동작 등)에 일관되게 반응하고, 아이가 안전하도록 위험한 것들을 치우고, 아이가 놀라지 않도록 미리 잘 안내해주는 엄마입니다. 

엄마와 건강하고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이들은 대체로 타인과 긍정적인 정서로 상호작용하고, 엄마가 자신의 욕구에 잘 반응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엄마가 수용 가능한 정도로 자신의 요구를 드러냅니다. 덜 떼쓰고 덜 숨기지요. 외부 세계와 타인에 대해 궁금해하고 탐색해보고자 손을 뻗는 아이는 엄마와 안정 애착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엄마를 비롯한 타인의 감정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인 여러 방법들을 시도해보고, 타인에 대해 상호작용하고자 하는 욕구를 보여줍니다. 

반대로 엄마가 어떤 때는 아이의 신호에 반응하고, 어떤 때는 무시하는 식으로 일관되지 않은 양육을 하면, 아이는 언제 엄마가 반응해주는지를 알 수가 없고, 엄마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싶기 때문에 자신의 신호를 더 과장해서 드러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엄마에게 강하게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고, 엄마가 그에 반응하면, 다시 거부당하는 것이 두려워 엄마에게 애교를 부리고 갑작스러운 사랑고백을 하기도 합니다. 자라서도 주변에서 어색함을 느낄 만큼 자신의 정서를 과장되게 표현하고, 감정 조절이 어렵고, 또래 관계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저항적 애착).

엄마가 무기력하게 애정 어린 반응을 거의 해주지 않는 양육을 하면,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욕구를 해소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자기표현을 억제하고 혼자 조절하려고 애쓰게 됩니다. 아이에게 지배적인 감정은 '불안'이 되지요. 더불어 타인의 감정이나 반응의 의미를 읽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회피형 애착). 엄마가 아이의 요구에 무감각하고 거부적일 때에도 아이는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하게 되지만, 아이의 '안정되고 편안하고자 하는 욕구'에 반응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늘 흥분상태에 있는 엄마 역시 아이가 엄마로부터 안정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고 여기게 만듭니다. 

엄마가 양육 도중 우울해지거나 어떤 이유로든 무기력해져서, 어떤 때는 반응이 적고 아이의 신호를 무시하다가, 또 어떤 때는 혼신의 힘을 내서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경우에도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혼돈형 애착). 엄마가 갑작스럽게 부모상을 당하는 등의 상실을 경험하거나, 우울증이 오는 등 엄마의 신변에 변화가 생기면, 이전에 했던 엄마의 애착 행동들과 반응이 모두 멈추게 됩니다. 혹은 독박 육아로 육아 스트레스가 극에 치달아도 아이가 믿고 사랑하던 엄마의 행동들이 사라지지요. 한편으로 아이는 버림받는 것(외면당하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워져 엄마에게 집착을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엄마의 혹독한 태도에 대한 공포로 인해 엄마를 무서워하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엄마로부터 안정과 안전을 경험하고 엄마를 신뢰하는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특히 기질적으로 예민한 감각을 가진 아이들이라면 엄마와 안정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훨씬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감각이 예민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은 느끼지 못할 불편함을 더 많이 경험합니다. 등 뒤에 있는 거슬리는 머리카락 한 올, 속싸개의 눈이지 않는 까실한 재봉선, 엄마의 높은 체온, 집 천장 조명의 높은 조도 등도 과민한 아이들에게는 불편함이고, 고통입니다. 내 아이가 기질적으로 예민하다면, 아이의 신뢰를 얻기 위해 엄마가 훨씬 많이 탐색하고 노력해야 할 수 있습니다.


애착을 안정적으로 형성하는 방법들 아래는 0세에서 만 2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애착형성 방법들입니다. 

가장 쉽고 눈에 보이는 애착 형성 방법은 부드러운 접촉입니다. 해리 할로라는 학자의 원숭이 실험을 보신 적이 있으세요?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새끼 원숭이들을 차갑고 단단한 철사로 만든 인형과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인형이 있는 방에 넣어 기르는 실험이지요. 새끼 원숭이의 생존에 필수적인 우유가 담긴 젖병은 철사 인형이 가지고 있는데도, 새끼 원숭이는 하루의 대부분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포근한 천 원숭이의 품에 매달려 생활합니다. 배가 고파져야 철사 원숭이에게로 옮겨가서 우유를 먹고는 다시 재빨리 천 원숭이의 품으로 돌아오고요. 어쩌면 아기가 느끼는 애착은 생존에 필수적인 '먹이'보다도 따뜻함과 부드러움에서 오는 안정감과 진정되는 느낌, 안전감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때때로 엄마들과 상담을 하다가 아이들과의 놀이에서 하듯이 엄마의 손에도 부드럽게 로션을 발라 드릴 때가 있습니다. 향긋하고 촉촉한 로션을 부담스럽지 않고 부드러운 손길로 잘 문질러준 후, 보송보송 해질 때까지 천천히 흡수시켜주지요. 엄마의 이름을 넣은 특별한 노래를 부르면서요. 어느 정도의 힘을 줘서 문질러야 하는지, 어떤 속도로 문질러줘야 하는지, 손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받쳐줘야 하는지, 어떤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줘야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는지 그 접촉을 직접 받아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울 수도 있거든요. 

접촉도 고민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지금 엄마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애착 행동들 중 아이를 다소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특히 신체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인 경우, 엄마가 특별히 더 많이 관찰하고 아이의 반응을 살펴야 하지요. 어떤 것이 가장 아이를 편안하게 하는지 여러 방법으로 시도해보아야 하고요. 엄마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아이에게 자극이 될 수도 있어요. 조금 더 작고 낮은 목소리가 아이를 진정되게 할 수도 있지요. 아이가 엄마의 접촉을 기분 좋고 행복하게 느끼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가능한 더 자주, 더 가깝게, 더 깊숙이 접촉하세요.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접촉이 더욱 많이 필요합니다. 

아이와의 따뜻한 눈맞춤과 미소도 효과적이고 훌륭한 애착형성 방법입니다. 부모교육이나 상담을 하게 되면 농담처럼 엄마들께 하는 질문이 "언제 아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세요?"입니다. 사실 저도 엄마도 대답을 알고 있지요. "엄마 눈 똑바로 봐!" 하시지요? 훈육하실 때요. 아이들은 점점 엄마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혼나는 경험'과 연결되어 엄마의 눈맞춤 시도를 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밥 먹을 때, 옷을 입힐 때, 로션을 발라줄 때, 인사 나눌 때, 길을 걷다가도 미소 띤 얼굴로 아이 눈을 바라봐주세요. 강렬하게 노려보지 마시고 그윽하게 바라봐 주세요. 그래서 아이가 "아, 우리 엄마가 나한테 푹 빠져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 아닌 '표정과 눈빛'으로 전달해주세요.

안정 애착 형성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는 
아이의 신호를 잘 읽고 반응해주는 것인데,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신호를 잘 읽는 것'입니다. 두 살배기 아이가 새벽에 잠에서 깨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면 평소에 적절하게 잘 반응해주던 엄마라 하더라도 가끔은 피곤함에 자기도 모르게 "왜 또! 왜 울어?" 하고 소리 지르게 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울음으로써, 자신을 달래주고, 진정시켜주고, 불편함을 해소시켜줄 엄마의 반응을 유도했는데, 전혀 기대하지 않은 반응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지요. 6개월 된 아이가 갑자기 방에서 울음을 터뜨리면 우유병을 입에 바로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어디가 불편한지를 잘 관찰하고 파악해주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신호를 주자마자 반응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신호를 보내면 그것을 잘 읽고 아이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 후에 반응을 주세요.

이와 더불어 유념하시면 좋은 점이 엄마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안정 애착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일관된 반응성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신호에 대한 반응은 아이가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거실에서 울고 있을 때, 먼저 다정한 목소리로 "우리 아기, 엄마가 지금 간다!"라고 말해주시고, 아이에게 다가가 아이의 신호를 읽고 욕구 해소를 도와주시면 됩니다. 불편함을 경험하던 아이는 '내가 울면, 곧 엄마의 따뜻한 음성이 들리고, 곧이어 엄마가 와서 내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지요. 아이가 울자마자 수퍼맨처럼 날아와 아이의 욕구를 재빠르게 해소해주어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온전히 엄마의 반응 패턴을 이해할 만큼이나 꾸준하고 일관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이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또 다른 방법은 아이에게 
미리 안내하는 것입니다. 표정이나 눈빛과 같은 비언어적인 안내 만으로도 아이에게 충분히 도움이 되지만, 언어적인 안내가 곁들여지면 더욱 좋습니다. 아이가 기저귀가 불편해서 울고 있다면 "엄마가 지금 기저귀 갈아줄 거야"하고 안내하신 후, 아이의 기저귀를 벗겨주세요. "엄마가 맘마 줄게" 하신 후 아이의 볼 옆을 부드럽게 두드리시면서 아이의 입에 젖병을 물려주시고요. 아이가 엄마로 인해 '갑작스럽고 놀라는'경험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마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집니다.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일수록 이 과정이 도움이 됩니다.

다음으로 엄마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 엄마의 보호를 받으면서 아이가 아프거나 놀라는 일을 미리 차단해주세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엄마가 아이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요즘은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도 잘 나와있지요. 걸음마를 갓 시작한 아이를 위한 아기머리 보호대나 모서리 보호대, 안전 매트나 손낌방지 도어쿠션, 벽쿠션도 좋은 보조도구입니다. 

엄마가 아이를 돌보면서 아무리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깜짝 놀라고, 아프고,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엄마가 아이의 흥분된 감정을 함께 진정, 조절, 위로해주세요. 아이가 다쳤을 때 엄마가 더 크게 놀라거나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자신의 놀람을 진정 받고 위로받을 대상이 없습니다. 아이의 힘든 감정에는 공감해주시되, 엄마는 최대한 어른다운, 아이의 보호자 다운 표정과 태도로 아이를 위로해주세요. 등을 부드럽게 토닥거리거나 쓸어주시고, 귓가에 작고 편안한 목소리로 속삭여주세요. 

위의 여러 가지 안내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애착 관계'는 서서히 조금씩 형성됩니다. 다이어트와 마찬가지이지요. 매일 식이조절을 하면서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면 한두 번의 폭식으로 체중이 급작스럽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다시 빨리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요. 오늘 저지른 몇 가지 실수로 아이와의 애착이 눈에 띄게 틀어지지 않습니다. 천천히 형성되고, 꽤 잘 버텨주니까요. '아차' 하는 일이 있으셨다면, 다시 마음을 다잡으면 됩니다. 어느 날 문득 아이와 엄마 모두가 행복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실 거예요.

만 2세 이후의 애착 애착이라는 것은 완성단계가 없습니다. 아이는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계속해서 애착 대상과 외부에 대한 신뢰 수준을 변화시키지요. 물론 아주 어린 시기에 주양육자와 맺었던 안정적인 애착의 경험은 생애 전반에 걸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렇다고 이후의 노력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애착 이론을 이론적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치료기법들 역시 아동, 청소년, 성인이 된 후에라도 건강한 애착을 재경험하고, 이를 외부 세계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별한 훈련과정 없이 집에서 전문가가 실시할만한 애착 재형성을 시도해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안정 애착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애정, 반응성, 일관성이라는 점에서 힌트를 얻어 가정에서 시도해보실 수 있는 한 가지 쉬운 활동 팁을 드리려고 합니다. 실제 이 방법을 사용해보도록 권해드린 많은 부모님들께 좋은 피드백을 받았었기 때문에, 별것 아니어 보이고, 귀찮다 하더라도 꾸준히 해보시기를 부탁드려봅니다.

만 7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시도해보시기에 좋은 활동입니다. 
엄마와 아이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 독립된 공간(문을 닫을 수 있는 방, 화장실 등)이 좋습니다.

엄마가 자리(바닥, 의자)에 앉은 후, 서로 마주 볼 수 있도록 엄마의 무릎 위에 아이를 앉힙니다.
 
엄마의 양팔은 아이의 등 뒤로 뻗어 아이의 엉덩이를 편안하게 받칩니다. 

엄마는 두 눈에 핫핑크색 하트를 장착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 채, 두 눈에 있는 하트를 아이의 두 눈으로 쏟아 보냅니다. 이때 하트는 직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부드러운 포물선으로 날아간다고 생각해주세요. 두 눈에 하트를 장착하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두 눈썹이 올라가고 광대가 승천하고, 입꼬리가 들릴 거예요. 

아이가 엄마의 시선을 피해도 괜찮습니다. 엄마는 계속해서 아이 눈에 하트를 쏘세요. 

이 자세를 유지하신 채로 하루에 단 1분간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00일 기도하듯이 100일 동안 하루에 1분입니다. 
 
들려주실 이야기의 주제는 반드시 다음의 세 카테고리 안의 내용이어야만 합니다. 
1. 네가 태어나기 전에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엄마 아빠가 얼마나 행복했고, 기대했고, 주변 사람 모두가 함께 기다려주고 축복해주었는지
2. 네가 갓 태어났을 때 네가 얼마나 작은 아기였고, 엄마 아빠에게 얼마나 사랑받았으며, 주변 사람들이 예뻐해 주었는지, 눈을 깜빡이고, 몸을 뒤집고, 상체를 일으키고, 걸음을 떼는 것만으로 얼마나 감사했는지
3. (결코 변할 수 없는) 너의 좋은 점들이 무엇인지, 너의 눈썹이 누구를 닮았는지, 반짝이는 두 눈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얼마나 단단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지, 동글동글 예쁜 모양의 글씨를 쓰는지

사실 세 번째 카테고리를 글로만 설명하려니 걱정이 앞섭니다. 달리기를 잘 하는 것은 내일이라도 내 아이보다 더 달리기를 잘 하는 친구가 생기면 변할 수 있어요. 깨끗하고 하얀 피부는 여름휴가를 다녀오면 바뀔 수 있지요. 

아이에게 푹 빠진 표정의 엄마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사랑받았던 경험들을 이야기해주면, 아이는 엄마가 해준 이야기를 자신의 기억으로 만들게 됩니다. 더욱 잘 보호받고, 사랑받고, 환영받은 아이가 되지요. 다소 과장을 섞으셔도 좋아요. 

1분은 짧지만 100일은 깁니다. 아이에게 엄마의 일관성을 보여주세요. 


마지막으로, 주양육자가 반드시 엄마여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에게는 생애 초기에 처음 세상에 태어나 모든 것이 낯설고 불안할 때, 자신의 욕구를 수용해주고, 안전하게 보호해줄 단단한 성인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아이에게 일관된 양육을 제공할 수 없는 엄마라면, 차라리 아이를 온전히 보살필 수 있는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할머니나 베이비시터와 건강하고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후에 엄마와의 애착관계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더불어 아이들의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되면서 '나의 엄마'를 인지하게 되면, 엄마가 걱정하지 않으셔도 아이들의 애착은 저절로 엄마와 가장 공고해집니다. 애와 공을 들여 기른 할머니나 베이비시터가 섭섭하고 허무할 정도지요. 엄마가 아이와의 안정 애착 형성에 불리한 상황에 있다면, 엄마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은 아이에게 안정적인 애착을 경험시켜줄 좋은 조력자를 찾는 것입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hjparenting/220626032923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