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버워치를 요새 잼나게 하고 있는데 어디 달리 얘기할 데도 없고 해서 겜게에 글을 올려 봅니다.
사실 전 오버워치에 최근까지 별 관심이 없었는데, 제가 옛날옛적 GDI와 NOD가 편갈라먹고 싸우던 시절의 웨스트우드 팬이라 블리자드 게임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버워치 이전에 유일하게 즐긴 블리자드 게임은 문화컬쳐급 갓갓 게임인 디아1 뿐)
근데 사람들이 워낙 많이 한다고 하니 궁금증에 피씨방에서 결국 오버워치를 실행하게 됐죠. 처음엔 사실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예전부터 퀘이크3보다는 레인보우 식스같은 게임을 더 많이 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처음 플레이했던 영웅인 디ㅡ바가 처음 했을 당시엔 정말 그냥 그런 느낌이었던지라...
그리고 또 한동안 플레이를 하지 않다가 어디선가 디바가 상향됐다는 말을 들어서 또 피씨방에 갔습니다. 뭐가 상향된건지 좀 감을 못잡았었는데 약간 하다보니 방어 매트릭스가 온오프로 바뀌었더라구요. 상향된 저의 디바는 플레이 첫날과는 달리 맵을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상대 영웅들의 헤드를 깨부수며 교통사고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했던 그 날과는 다르게 껨이 생각보다 매우 재미있더군요... 역시 저에게도 겜을 하면 이겨야만 하는 김치맨의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정말... 한국적인 영웅...디바...최고야...
당연히 저는 껨을 하면 이겨야 하는 김치맨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5렙을 찍자마자 경쟁전을 시작했습니다. 피씨방에서만 하다보니 조금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쉽게 25레벨을 찍더군요. 여튼 각설하고 배치고사를 4승 1패로 스타트 하며 상쾌한 기분을 느꼈으나 곧이어 3연속 동전 수비를 걸리며 3연패, 동전이 뭔지도 모르던 뉴비는 오버워치가 "동전 졷망겜" 이라는 사실을 3판만에 처절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튼 6/4로 배치고사를 끝내니 57점을 주더군요. 사실 저는 wcg에 나가본 적도 있는 김치맨중의 프로 김치맨이었기 때문에 내심 60점 이상은 받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자존심이 상했으나 "아 진짜 오버워치 동전 망겜이네 ㅡㅡ" 라며 애써 마음을 추스르고 점수를 올리기 위해 경쟁전을 돌렸습니다.
다음판을 제법 수월히 이기며 58점에 흐뭇해진 마음도 잠시.... 저는 제가 눌러서는 안될 버튼을 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워너비 60점대인 마음과는 달리 단 3일만에 저으 점수는 51점까지 롤러코스터를 타고 추락했습니다. 프로 김치맨 답게 '역시 게임은 솔큐지!' 라며 솔큐를 돌린 자만의 결과... 50점대의 생태계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현현한 지옥이었습니다. (주말을 껴서 그랬을 수도 있음)
솔큐를 돌릴 시 조우했던 50점대 플레이어들의 행동 특징
1. 마이크를 절대 쓰지 않거나 쓰더라도 단편적 정보 정도만 브리핑함
2. 겐트위한을 고정픽하는 유저를 일정 빈도로 조우한다. 이들은 공/수/맵을 불문하고 겐트위한을 고르며 매우 과묵하다.
3. 뭉치면 무조건 한타를 이길거라고 생각함 (이와는 반대로 뭉치지 않으려는 유저들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건 묵묵히 자신의 딜량을 올림)
4. 지원캐의 보호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남자답게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를 지향함
5. 픽과 조합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팀에 힐러가 없더라도 절대로 자신이 힐러를 하지는 않을 것임. 또한 팀이 지는 이유는 조합에 관계 없이 자신 이외의 팀원들이 못하기 때문
6. 자신의 체력 상황에 관계 없이 단독 행동을 하기를 좋아하지만 힐이 들어오지 않으면 힐러를 탓함
50점대 솔큐에서 절대로 픽하지 않는 것이 좋은 영웅 : 젠야타 (팀원과 소통이 되지 않으면 힘을 못씀)
여튼 솔큐를 좀 돌리다 보니 솔큐는 어지간히 캐리력이 있는 픽을하지 않는 이상 팀빨 + 동전빨을 너무 심하게 받으므로 점수를 올리기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서 6인큐는 어떨까? 하고 아는 사람 팟에 낑겨본 결과, 나름대로 팀에 본캐릭 70점 중~후반이라는 플레이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50점 초반대를 낑낑거리며 왔다갔다 할 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6인큐는 본격적으로 조합도 갖추고 마이크를 쓰는 팀이 많다보니 피로한 경기가 많은듯.
어제 오늘 돌려본 결과 점수 올리기에는 3~4인큐가 가장 무난한듯 하더군요.(어느정도 유동적인 딜러/탱커/힐러 픽이 가능한 팀으로) 대책없는 꼴픽이 아닌 이상에야 어느정도 조합이 커버가 되고 팀원들 잘 꼬시면 음성대화는 안한다고 하더라도 듣기라도 하게 할 수도 있고.. 또한 상대팀 조합이 언제나 완벽하게는 나오지 않는 다는 것도 장점인듯 하네요. 상대팀이 탱커가 많고 딜이 애매한 조합이면 젠야타+루시우 조합을 꺼낸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득을 가져갈 수 있으니... 여튼 3~4인큐로 이틀만에 수월하게 59점까지 점수를 복구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판에 60점 찍을 수 있었는데 져서 못찍은건 좀 아쉽지만...
여튼 3~4인큐를 돌리면서 느낀 것인데 경쟁전에서 어느정도 점수가 올라간 상태라면, 이기기 위해선 팀원 개인의 피지컬도 중요하긴 합니다만 정말 괴물같이 잘하지 않는 이상 제몫은 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팀 차원에서 피지컬로 이득을 볼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건 겐지/트레이서 정도?) 오히려 얼마나 상황 브리핑이 잘 이루어지고 팀내 의사소통이 되는지, 상대팀과 맵에 적합하게팀 픽을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는지, 핵심적인 궁 타이밍 ( CC성 궁과 데미지 딜링 궁의 연계라거나, 교착 혹은 푸쉬시에 필요한 소리방벽/초월 등의) 을 상대보다 늦지 않게 가져가면서 정확한 타이밍에 쓸 수 있는지 등이 승/패에 주는 영향이 큰 것 같네요.
해서 본인이 속한 3~4인큐가 저런 부분들을 대부분의 상황에서 챙길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면 대체로 수월하게 점수를 올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개 상대로 만나는 3~4인큐는 6인큐보다는 잘 갖춰진 팟이 좀 적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