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회에서 태어난 기묘한 한국 게임.
한강의 기적.
아시아의 후진국이 50년만에 선진국이 되는 기적을 한국이 이뤘습니다.
이 사회에서 우리는 최고의 덕목을 `경쟁`이라 배웠습니다.
누구와 경쟁하고, 누구를 밟고 올라서는걸 최고로 세웠죠.
그속에서 놀이는 없었습니다. 노는 순간 남이 먼저 앞서나가면 그 순간 패배.
결국 우리나라의 놀이는 고스톱 등 타인을 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시민의식이나 개인주의가 성장할 틈 없이 만들어진 기묘한 놀이문화입니다.
그런데 또 한번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IMF 이후 PC방 산업의 부흥.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등 콘텐츠의 발전.
이렇게 게임 산업은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되었습니다.
왜 여기서 게임 산업을 사회에 비추여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무엇인가 시작하면 끝맺음 하려는 문화가 강합니다.
끈기, 열정 한국을 지탱해준 특성이지만 지금 온라인게임은 교묘히 이것을 이용하고 있죠.
온라인 게임이 발달한 우리나라 게임은 `끝`이 없습니다.
해외 콘솔게임을 보면 스토리텔링이 있고 그것은 결말에 도달하는데,
온라인 게임은 태생이 다릅니다. 유저를 계속 붙잡고 있어야 최대의 수익이 나오죠.
그래서 수명을 늘리기 위해 수많은 콘텐츠를 이리저리 돌리며 빠져나올수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나마도 만렙은 찍으면 길드다 뭐다 해가지고 할일은 끝도 없습니다.
메이플스토리가 만렙을 올리며 신캐릭을 어거지로 계속 만드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죠.
우리가 게임을 떠나는건 언제인가요?
게임이 끝날때가 아닌 내가 지겨울때, 내가 자신이 게임을 끝날때입니다.
게임은 우리를 계속 붙잡아두어 수익을내기위해 교묘하게 설계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마저도 끊기 힘들죠.
또한, 우리나라는 남이 하면 무조건 같이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우라나라 롤을 봐도 그렇습니다. 어떤 캐릭터를 고르고 한 라인을 갔는데
사람들이 윽박을 지르니 충격을 받아 한동한 컴퓨터랑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 공략집을 보며 한국 롤의 규칙을 익혀나갔죠. 이때까지는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외국 서버에 간 순간 정말 신세계 였습니다.
한국에서 느꼈던 획일성이라고는 느낄 수 없었고 각자 개성있는 플레이로 게임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롤을 경쟁으로 보고 외국은 놀이 그 자체로 본것입니다.
도태되지 않고 무조건 효율을 만들기 위해 매일 같은 챔피언, 무조건 같은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경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순환을 이루고 모든 게임에 승자는 없는 세상에 모두가 승리하려고 하여
우리는 게임에서 끝나지 않는 구렁텅이 빠집니다. 매일 앞서기 위해 몰두하는 거죠.
이렇게 게임 규제의 목소리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에서 기인했다 볼 수 있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게임과 그것에 경쟁하는 소비자, 그것이 우리가 게임의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만들었습니다.
매일 콘솔 게임을 하는 외국인들은 다소 이해하지 못할 상황입니다.
(외국 게임 포럼인 레딧을 훑어봐도 우리나라와 상이한 의견을 개진하는 유저가 많더군요.)
게임을 긍정적인 여가 활동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끝을 보려는 소비자와
이를 이용하려는 기업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게임을 문화 장려산업, 사회 저해산업 같이 두가지의 이중적인 잣대를
합리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하지만 지금과 같이 게임을 규제해야 산업으로 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21세기의 새로운 문화로 불리고 있는 게임을 이렇게 많이 누리고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인터넷 속도도 최전선을 달리고 있죠.
우리나라 게임 산업이 기이하게 발전했지만 게임 그 자체가 비전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산업의 선두인 영화산업에 버금가는 크기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정부는 게임을 한국 문화에 주류로 만들어 한국 문화 콘텐츠 수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오락실 시절로 후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결국, 경쟁의 맥락에서 놀이는 또다시 외면받나 봅니다.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