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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게시물ID : baby_157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텍사스콩비지
추천 : 1
조회수 : 39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8/12 05:29:25
새벽...  
뒤틀리듯 잠에서 깨어나   
칙칙한 어둠속을 더듬거린다.  
어딘가 두었던 수건을 찾지못하고  
티셔츠를 벗어 땀을 닦는다.  

반복되는 악몽. 
내가없는 집의풍경..  
구석에 앉아있는 아내   
멀건히 서있는 어린 두아들. 
낡아버린 집..  
꿈을 상기하다 덜컥하는 기분에  
아들과 아내의 볼을 번갈아 만진다.    

요즘들어 사업이 어렵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억척스레도 살아왔지만  
뜻대로는 안되는게 세상이라더니..  
상황이 나빠져도 눈부릅뜨고 헤쳐나가면  
어떻게든 살아지리라는 믿음엔 변함이 없건만  
불안감이 엄습하는것은 막을길이 없다.  
사업이 기우는것보다 사실 더 겁이 나는것은  
하루하루 자신감을 잃어가는듯한 내 모습이다.    

아이를 본다.  
커다란 나무처럼 그늘도 열매도 주는 그런
아버지가 되고싶었다.  
그런 아빠가 되기위해 내가 지금 할수있는것은  
바람이 불지언정 꺽여서는 안된는것임을.
제 아무리 불어 제껴도 끈질기게 버텨야한다.

저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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