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이야기
우리 집은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그 아파트 집주인 아이 (Y)가 저와 동갑내기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던 아파트 바로 앞에 집주인 집이 있었고요.
오래 된 단독주택이었는데, 정말 큰 집이었습니다.
당연히 Y와 저는 절친이 되어, 종종 같이 놀았습니다.
학교도 같은 학교고, 집도 가깝고, 같은 나이의 사내 아이 둘..
아, 쓰고보니 죽마고우네요.
그때 우리는 게임기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어서 Y네 집에 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넓은데다, 우리 집은 맞벌이 가정인데, Y네 집엔 엄마가 계속 집에 계셨거든요.
정말 전형적인 주부였습니다.
가사일을 척척 하셨거든요.
그 아줌마가 대단한 점은, 중간 중간에 우리랑도 놀아주셨다는 겁니다.
이야기도 여러가지 해주셨는데, 꽤나 재밌었어요.
무서운 이야기도 하셨고요.
그런데 어느 날, Y 네 엄마가 인형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Y 네 집에는 머리카락이 긴 일본 인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5센티 정도 머리카락이 자란 거에요. 처음 봤을 땐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렇지만 Y나, Y 네 엄마 둘 다 아무렇지 않아 하는 겁니다.
Y 네 아줌마 말씀이
"아~ 이거~ 원래는 긴 머리카락을 묶어서 안에 넣고,
그 중 일부만 보이게 빼낸 거지.
나머지는 머리 안에 있는 거야"
무슨 말인지 이해가시나요?
"그래서 10년이나 20년 정도 지나면, 머리카락 접착제가 약해져서
안에 있는 머리카락이 조금씩 밖으로 삐져나오는 거야.
꼭 텔레비전에 나오던 저주 인형 같지?"
저는 감탄했습니다.
그래서 인형 머리카락이 안에 얼마나 들어 있는지 궁금해서
인형 머리카락을 한 가닥 당겨봤습니다.
"뿌직"
인형 머리카락이 끊어졌고, 인형 두피에는 머리카락이 드나들 구멍 같은 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