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
누구를 위해 희생하고자 함이 없고
누구를 해치기 위해 살아온 적이 없다.
그저 살고자 하는 것에 있어
바람을 맞이하고 빗줄기를 맞아가며
작렬하는 햇볓과 서늘한 눈발아래서
격렬한 정적과 고요에서 살아왔을 뿐.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벅차지만
적을 두지 않은 이들이 머물고
예기치 않은 손님들이 찾아오는
그들을 맞이 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