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세상구경을 시작할 때
나풀나풀이는 나비의 나들이는
나를 무척이나 설레이게 했다.
그거 하나 잡아보겠다며
아득바득 인상을 써가며
그 좋은 날 땀까지 흘렸다.
제 아무리 두 팔을 휘두르고
손으로 아슬아슬하게 잡으려 한들
나를 놀리는 것 처럼 바람을 타고
나의 손을 벗어나는 나비.
그러다 제풀에 지쳐 풀썩
꽃들 사이로 누워버릴 때
어느새 콧잔등에 앉은 너.
그래. 넌 나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