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성 강한 빌런들이 모였으니 그들간의 마찰이 스토리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면 좋았을 것.
2. 원작이 있는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바꾸려면 차라리 원작을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장치들을 배제하고 영화에서 재구성한 성격과 배경을 좀 더 보여줬다면 좋았을 것.
3. 2번이 힘들다는 전제 하에 원작의 매력적인 설정들을 아예 그대로 차용했다면 원작 팬들마저 등을 돌리지는 않았을 것.
4. 스토리가 부실한 만큼 액션에 투자했다면 배트맨 v 슈퍼맨처럼 눈이라도 즐거웠을 것. DC는 요즘들어 CG의 남용 = 좋은 액션 이라는 착각을 하는 듯.
5. 어차피 애매하게 인물들의 성격들을 바꾸고 우스꽝스러운 억지 신파를 넣을 바에 어두운 설정과 선정적인 장면들을 모두 지우고 12세 이용가로 만들었다면 본전은 뽑았을 것.
6. 주인공을 굳이 만들 필요가 없는 스토리에서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상업성 짙은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뚜렷한 기승전결과 개연성, 흥미로운 설정 등에 집중해서 수어사이드 스쿼드 자체의 속편을 기대하게 만들었다면 좋았을 것.
7. 부실한 스토리 위에 끊임없이 멋진 연출을 보여주려 하다보니 관객으로서는 마치 트레일러나 필름 클립들의 몽타주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이럴거라면 차라리 그래픽 노블 원작인 영화 300이나 신시티와 같은 느낌으로 영화를 풀어나갔다면 훨씬 좋았을 것.
8. 영웅은 정의를 구현할 때 빛이 나듯, 악당은 나쁜놈일 때 가장 빛이 남. 악당이 악당을 상대하는 스토리에서 굳이 한 쪽을 착한놈으로 그릴 필요는 없음. 악당에게도 물론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있겠지만 포스터에도 나오듯이 이런 영화의 포인트는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때려잡는 것'만으로 충분함. 개인적으로 DC 악당들의 매력은 마냥 미워할 수도 없지만 응원할 수도 없는 외줄타기같은 가치관 충돌이라고 생각.
9. 7번과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DC 프랜차이즈의 전작들보다 나아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는건지 영화 내내 모든 씬과 카메라워크에 힘이 빡 들어가 있어서 좋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좋아보이질 않고 오히려 부담스러움. 캐릭터가 생명인 영화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2시간짜리 광고를 돈 주고 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음. 배트맨이 주인공인 비디오 게임 아캄 시리즈의 무비씬은 가볍지도 않으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스토리와 캐릭터 모두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음.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좀 참고했다면 좋았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