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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ang Brothers - (1) 임해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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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walkholic
추천 : 16
조회수 : 201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8/04 22:53:05
유희서 살인사건은 계속됩니다.
 
박삼석이가 무고라고 했으니, 일이 꼬이게 됩니다. 어떻게 되었냐구요? 어떻게 되긴 어떻게 되겠어요.
 
1. 박삼석 - 다음날 맞아죽음
2. 애생 - 풀려남
3. 임해군의 종들 - 풀려남
4. 유희서의 아들 유일 - 왕자 무고죄로 곤장 100대 맞고 부산으로 귀양감
5. 변양걸 - 왕자 무고죄 및 유일을 형부에 들여 박삼석의 증언을 조작한 죄로 곤장 90대, 도형(죄인을 일 시키는 것) 2년 반.
6. 금부도사 - 유일을 부산으로 유배보낼 때 빨리 안 보냈다고 짤림
7. 임해군 - 선조한테 한마디 들음
8. 이덕형 - 선조한테 이거 말도 안된다, 하고 사직
9. 그외 신하들 - 어이가 없어 사직요청
 
예. 선조는 또 임해군을 용서해 줬어요. 진실은 파묻히고, 가해자는 용서받았고, 피해자는 벌을 받았네요. 그리고 애먼 신하들은 뭔 죄입니까.
 
이덕형은 유희서의 외사촌이므로 매우 친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이덕형은 그 때 영의정으로 있었죠. 이덕형이 변양걸의 사면을 요청하면서 사직을 같이 요청하자, 선조는 신하들에게 짜증을 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놔, 내가 이거 그만 끝내자고 했잖아. 영의정 니가 변양걸은 도적을 잡은 것 때문에 벌받았다고 하는데, 임해군이 도적이냐? 그리고 어찌 임해군에게 해를 입히기 위해 공모한 것이겠습니까. 라고 했는데 그럼 변양걸이 임해군을 존경하고 높였다는 거냐? 포도대장은 도적을 잡으라는 벼슬인데, 길가다가 아무나 잡아서 도적이라고 하면, 잘 잡았다고 상주랴? 변양걸 이시키, 유희서가 권세가라고 권세가한테 아부나 떨면서 간사한 꾀를 내서 없는 말을 지어내서 왕자를 도적으로 몰았잖아. 그리고 죄인 잡아서 고문을 해서 밝혀낸 사실을 진실이라고 했는데, 만약에 박삼석이가 고문에 못이겨 왕자가 그랬소- 하면 내가 임해군을 어떻게 해야 했을까? 내 차마 말을 못하겠네. 옛날에도 이런 일이 있었냐? 응?
 
임해군이 나한테 와서 지 변명을 하길래 내가 그랬어. 니한테 책임이 있다더라, 그런데 왜 남탓을 하냐. 그냥 순리대로 받아들여라. 그러나 내가 있으니 니가 잡혀갈 일은 없을 거다. 만약에 혹시라도 니가 그런 게 사실이라면 사람이라는 게 어짜피 한번 죽는 거다. 니가 옳다면 겁을 낼 게 뭐가 있겠냐. 사람의 화복과 영욕은 모두 타고난 거여. 니가 안했는데 했다고 되는 건 천명이여. 이렇게 되면 아무리 말을 잘 해도 니는 죽는 거란다. 니가 어찌 이걸 알겄냐? 라고 말하고 보냈다.
 
내가 이 사건에 대해서 한마디라도 옳네 그르네 했냐? 니네 알아서 하라고 했잖아. 내가 간섭하면 임해군 싸고돕네 어쩌네 할 것 같아 내버려뒀는데, 내가 이병 때문에 요새 죽을 것 같아. 그런데 유부인(유전의 처이자 유희서의 어머니, 유일의 할머니)이 글을 올린 걸 보니까 아들 둘이 다 죽었고, 손자도 유일 그 자식 밖에 없더라. 그래서 "남은 비록 나를 저버리더라도 나는 남을 저버려서는 안된다."(조조는 반대로 말했음) 라는 마음으로 유일을 살려준 거다. 나 너그럽지?
 
그런데 이미 유일을 벌주자고 한 이상, 변양걸을 벌을 안 줄 수 없잖아. 그래서 내가 고문도 하지 말라고 했어. 내 생각엔 니네가 변양걸도 죽이자! 라고 할 줄 알았는데 안 그러네? 이 정도면 되었지 뭐가 불만이야.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게 그렇게 싫어? 대간(허성)이 임해군이 잘못 안했는데 잘못했다고 지 자르라고 하던데 대간은 잘못 없다. 내가 이 자리(왕좌)에 있는 게 그렇게도 싫냐?"
 
하하...하하하...어이가 없고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죠? 그쵸?
 
영의정 이덕형은 사직합니다. 선조는 받아줍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임해군은 신하들에게 아주 천하의 몹쓸 견공자제분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나중에 광해군이 즉위하자 즉위초년에 다시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임해군을 잡아 죽이자! 고 합니다. 선조가 살아 있을 때는 임해군이 무슨 짓을 해도, 그러니까 임해군이 맘에 안든다고 길거리에서 국무총리 배때지에 칼을 박아도, 벌을 주지 않는다고 여겼으니 이게 나라냐고 느꼈을 겁니다. 어째 우리가 요새 느끼는 느낌과 비슷할 겁니다...
 
이 정도면 임해군도 뭔가 느끼지 않았을까요?
 
그럴리가요...
 
1606년 5월
 
임해군은 사대부들의 눈치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을까요. 왕의 친위병이었던 초군을 몰래 들여 종으로 삼습니다. 선조는 이걸 별로 맘에 들지 않아서 잡아들이라고 예전에 한번 말했습니다만, 저 유희서 사건 때문이라도 아무도 임해군을 건들려 하지 않았습니다.
 
1606년 8월
 
뭐 그 이전에 하던 짓을 계속 반복하고, 이번엔 추가로 잘못한 일은 이렇습니다. 평안도와 함경도를 "양계"라고 부르는데, 여기의 사람들은 허가받지 않으면 그 경계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당시 평안도와 함경도는 상당히 열악한 조건속에 있어 도망자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양계의 관기, 즉 기녀를 빼내어 임해군이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임해군이 잘못했다 하는 사람이 없었죠. 이번에는 선조도 뭔가 빡친 게 있는듯,
 
"그동안 훔쳐간 물건이나 노비를 모두 주인을 가려 돌려주고, 기녀도 원래 고을로 돌려본고, 임해군의 종으로 나대는 시키들은 다 잡아서 벌줘라."
 
는 이야기를 합니다. 도성안의 백성들이 좋아서 춤을 췄다고 합니다. 아...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저렇게 해놓고 임해군 이직을 파직, 즉 "군"의 자리에서 내려놓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물건은 돌려줄게. 벌은 주지 않는다."
 
선조는 임해군을 사랑한 걸까요, 엿먹으라고 하는 걸까요, 아니면 세자가 못된 한을 그렇게라도 풀라고 하는 걸까요, 아니면 대체 뭘까요
 
1607년 3월
 
Gang Brothers 의 막내 순화군이 사망합니다. 순화군은 앞으로도 따로 포스팅 하겠지만, 임해군과는 달리 색다르게 속을 썩이죠. 뭐냐구요? 순화군은 연쇄 살인마였습니다. 권력의 비호를 받는 연쇄살인마라니. 섬뜩하지 않습니까? 심지어 순화군은 "군"도 없앤 상태로 그냥 이름인 이보로 불렸습니다. 다만 죽은 다음에는 선조가 불쌍타면서 다시 순화군으로 복직시켜 주었죠.
 
1607년 10월
 
왕자들 다 궁으로 들어와서 살아라! 고 명령합니다.
 
1608년
 
광해군이 즉위합니다. 선조가 죽었을 때 바로 들어오지 않고 약간 늦게 들어왔는데, 알고보니 집안에 두었던 사병들을 지휘한 게 아니냐! 는 의심을 받습니다. 그 후 이산해, 이원익, 이덕형, 이항복, 심희수, 허욱, 한응인 등이 임해군을 섬으로 귀양보내자고 건의합니다만, 광해군은 동복 형인 임해군을 어떻게 유배를 보내느냐며 거절하죠.
 
그러나 임해군은 여장을 하고 도망치려다가 잡힙니다. 그래서 집을 포위하고 지킵니다. 결국 진도로 유배를 가게 되지요.
 
병을 핑계로 잠깐 시간을 지체해보기도 하지만, 병은 다 나아 버립니다. 광해군은 친절하게도 유배지에 갈 때 잘 챙겨주라고까지 이야기하지요. 그리고 진도는 너무 머니 강화도로 옮기라고 지시를 합니다.
 
1609년 4월
 
임해군이 사망했습니다만 죽은 날을 알지 못합니다. 목을 졸라 죽였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의문사로군요. 임해군이 죽은 것은 훗날 인조반정의 명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임해군은 36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수많은 재물을 사대부로부터 빼앗았으나 슬하에 자식은 없었습니다.
 
그가 저지른 죄는 요약해서 이 정도입니다.
 
1. 사대부나 자경 농민으로부터 노비/토지/재물/첩 등을 갈취
2. 조정으로 올리는 공물을 갈취
3. 조정으로 올라온 지방관을 협박, 채무를 갚는다고 하면서 재물을 갈취
4. 아예 도적떼를 조정하여 공물을 약탈
5. 청부살인(유희서)
6. 살인(소충한)
7, 사병육성
8. 가혹한 방납
9. 정부군을 조정하여 민가 약탈 및 살해
10. 증거은멸
11. 도망자은닉
12. 범죄자 무단방면, 사법질서 와해
 
허덜덜합니다...양녕은 뭐 임해군에 비하면...그리고 연산군도 나쁜 놈이긴 하지만 연산군은 최소한 왕자일 때는 오히려 멀쩡했다고 할까요.
 
다음 편은 Gang Brothers 의 막내, 순화군 편이 되겠습니다. 다음번엔 피냄새가 매우 진하게 풍길 예정입니다. 왜냐구요? 맘에 안든다고 해마다 10명씩 죽인 사이코연쇄살인마였거든요...
 
 
 
 
 
 
 
출처 조선왕조실록, "임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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