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우리 웅이 보고싶어서 써봐요.
우리 강아지 이름이 웅이입니다.
제가 키우다가 사정이 있어서
부모님께 맡기고 어쩌다 한 번씩 가보고 있어요.
처음엔 웅이를 위해서 보낸 거였는데
웅이 덕분에 늙으신 부모님이 더 활력을 얻으셨어요.
손주 대하듯이 너무 예뻐하시고 두 분 사이에 대화도 늘었구요.
저는 기껏해야 몇 주에 한 번, 심할 때는 두어 달에 한 번 가거든요.
근데 우리 웅이는 저를 보면 그렇게 있는 힘껏 좋아해줘요.
오랜만에 가도 잊지도 않아요.
계속 제 옆에만 붙어있고
잘 때도 꾸역꾸역 제 품에 파고 들어요.
웅이가 그러는 거 보면 부모님은 배신감이 드나봐요.
수시로 웅이 나무라시더라구요.
어떻게 그렇게 니네 아빠한테만 딱 붙어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쳐다도 안 보냐고.
아빠 따라서 가버리라고.
물론 웃으면서 그러시지만 내심 많이 서운하신가봐요.
3개월 솜뭉탱이 시절에 데려와서 버릇 잡는다고 잘 해 준 것도 없이
맨날 무섭게 대하고 혼내기만 했는데
그런 사람 뭐가 좋다고 그렇게 미워하지도 않고 쫄래쫄래 따르는지
진짜 미안하고 고마워요.
그래서 웅이 만날 때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과만 해요.
할아버지 할머니랑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자.
진짜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웅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