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온 오빠 녀석보다 쪼꼬미라고 이름을 꼬미라고 지었는데..
내눈에는 네가 제일 예쁜 고양이야...
3일 동안 네가 남자친구 집에 있는 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낯선 곳에서 너도 힘들었는지 엄마 보고 엄청 화 많이 냈었지.
그래도 기특하게(?) 임신에 성공해 온 네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데~
출산일이 가까워지고 어찌나 어리광이 심하던지
엄마는 아빠와 영화보기로 한 약속도 취소하고 네 곁에 있었는데...
눈치 없는 엄마는 네가 아픈지도 몰랐어~
다음날 아침에 피가 비치길래 애기가 곧 나올거 같았지만,
엄마는 어른들과 약속이 있어서 집을 4시간 비웠지..
집에 오자마자 네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갔는데...
단순한 피가 아니라며, 배를 열어야 한다는 의사쌤 말에 엄마는 철렁했어.
본인의 판단이 오진일 수 있다며, 다른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는데
다른 병원으로 가던 길, 그리고 진료 기다리는 시간 동안 어찌나 미안하던지
다음 병원에서도 역시나 수술을 권유했는데
아기의 상태가 위험하다는 거야.
이미 양수는 다 빠져나가고, 뱃속 아기의 심박수가 낮다는거였지
엄마는 아기는 괜찮으니까 너라도 건강하게 볼 수있게 해달라고... 이야기 했어..
의사 선생님이 걱정 말라고 애기는 노력해보겠다고 하시고 수술에 들어갔어.
걱정 말라고 하셨는데...
옆에 다른 진료소에서 나이든 개 한마리가 주인 품에 담겨와서
오랜 시간 상담 끝에 결국 안락사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고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
언젠가 떠날 네 모습도 떠올렸던 것 같아...
30분이 지나고
넌 수술을 견디고 결국 나에게 단 하나뿐인 너의 예쁜 아가를 안겨 주었어.
세상에... 너랑 하나도 안닮은거 있지...
새하얀 너와 다르게 잿빛 꼬물이가 나한테 안기는데
순간 멍했어... 사실 생김새가 중요했겠니...
너무 작은 생명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신비로울 뿐이었어...
너도 나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니까
서투른 것이 당연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집에 오자마자 네가 마음에 드는 장소를 선택해서
내 눈에는 아직 마냥 아기 같은 네가 너의 아기를 안고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낯설었는데...
그런 내맘을 알았는지 종종 밖으로 나와 내 팔을 안고 잠들던 너를 보며
미안하고 또 미안했어...
네가 말을 할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
아프다고, 외롭다고, 힘들다고 말이야...
그래도 이렇게 건강하게 내 곁에 남아줘서 고맙고
새로운 생명을 또 안겨줘서 고맙고
임신한 나에게 또다른 용기를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