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돈을 벌게 된다면, 성인이 된다면
게시물ID : gomin_12419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Nqa
추천 : 1
조회수 : 17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0/27 00:34:29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

얼마 안되는 푼돈이나마 저축할 수 있을줄 알았고
고생하는 우리 부모님 용돈도 드릴 수 있을줄 알았고
아무 걱정 없이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 술 한번 살수 있을줄 알았고
오래된 컴퓨터도 바꿀 수 있을줄
매일 입던 같은 옷이 아닌 새 옷을 입을수 있을줄 알았다.

사회에 나가고 성인이 되어 돈을 벌다보니
숨쉬는 매 순간순간이 돈이더라

먹고 싶은 국밥 한그릇도 망설이게 되고
기껏해야 1500원짜리 김밥 한줄에도 감사하게 되고
직장에서 모여 먹고 남은 간식 싸가는것에도 감사한다

 회의때문에 돈 내고 간식 먹는 돈으로
이돈이면 김밥이 몇줄인데 하는 내가 싫다.
  
하필 이번달에는 왜 그리도 경조사가 많은지
월세낼돈 없어 빌린 원금의 이자는 왜 이리 숨을 막히게 하는지
원룸 관리비는 또 어떻게 구해야할지

내 카톡을 차단했던 여자 동기는
의사랑 결혼한다고 차단을 풀고 
카톡으로 청첩장을 보냈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은데
아무래도 이번달 생활비 걱정이 드는게
나도 참 속물인가보다

이 짧은 글을 쓰는 와중에도
뱃속에서는 울음이 멈추질 않고

 애써 다이어트 중이라고 위로하고
늦은 밤 잠을 자려 이리저리 뒤척여봐도
배가 고파 잠은 오지 않고 
밥을 먹어야만 하는 내일이 두렵다

 부모님 목소리가 듣고 싶어도
타지에 보낸 장남을 걱정하실까 전화를 못한다

아니다. 사실은
전화비가 많이 나올까봐 무서운거다.
눈물을 못참고 울어버릴까 무서운거다.
어려운 형편에 없는 돈 쪼개주실까 두려운거다.

그리고, 잘 버텨왔던 내 자신이 무너져버릴까.
이 좁은 방에서 나란 사람이 쪼그라들어 
흔적도 안남을까 그게 너무 두렵다.

다음달 월급이 기대되지 않는다.
다음달에도 그 다음달에도, 마찬가지일테니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