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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에게 시간을 줘
게시물ID : gomin_1241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VnZ
추천 : 0
조회수 : 1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26 22:57:39
 
어머니가 갑자기 어느날 부르셨다.
의사가 보자고 한다고 했다.
사실 이미 내용이 뭔지는 알고 있었다.
약간 슬프긴했지만 눈물 한방울 나지도 않았다.
 
이미 5년전부터 초 재기를 하고 있었다.
5년전 유방암 선고를 받고, 약 1년간 치료하여 완치 판정 받은 후
6개월만에 재발... 그리고 약투여하여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하여
5년이나 끌고왔다. 의사가 그러더라 .. 암은 완치가 아니고 생명 연장이라고...
그래서 마음에 어차피 이런 날이 올줄 알고 있었기에 크게 슬프지 않았다.
 
다음 날 회사 출근하여 일하는 중 어머니께 문자가 왔다. 오늘이 의사가 보자고 한 날이란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회사에서 잠깐 외출하는 것은 눈치가 보이는 일이기에
 조심조심 과장님께 허락받았다. 역시 우리 과장님은 좋으신 분이다. 쿨하게 보내주신다.
 
바로 택시를 타고 어머니께 달려갔다. 조금 앉아서 기다린 후 의사가 부른다.
어머니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잠깐 나가계시라고 하신다셨다.
뭐 이미 예상한 것이었다. 근데 의사가 그 예상된 말 "어머니는 앞으로 1년도 못넘기십니다." 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냥 눈물이 났다. 이 바보같은 놈...눈물이 나네 그냥....
그래서 퇴원하시고, 다른 편한 곳에 계시도록 해서 좋게 보내드리라고 했다.
그렇다. 맞는 말씀이었다. 그렇게 했다.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건 이미 알고있었다.
 
위의 스토리는 약 3주전 Story 이다.
어머니는 일주일 전부터 대학 병원에서 나와 요양 병원으로 이동했다.
어머니께서 맨날 나보고 연락없다고, 그리고 안찾아온다고 뭐라고 하셨다.
난 아직 1년이면, 좀 시간이 남았으리라 생각해서 미루다가 오늘 찾아 가려 했었다.
그래서 자고 있는데 오늘 새벽에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요양 병원선생님의 전갈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셔서 어지럽다고 하시더니 기절하셨다고 했다.
 
그 새벽에 눈이 순식간에 초롱초롱해졌다. 정신은 반대로 공황상태였다.
택시를 타고 무작정 달려갔다. 가면서 가족들에게 전부 연락했다.
1시간 걸려서 도착해보니, 어머니는 의식이 가끔씩 돌아오는데 말도 못하시고,
사람도 못알아보셨다. 갑자기 그동안 내가 못했던 것이 생각났다.
 
예전에 아들하고 영화같이 보는게 소원이야라는 어머니의 말씀
그리고 아들이 쪽팔리게 무슨 어머니랑 영화를 봐요? 라는 나의 대답
 
아들하고 같이 산악회를 가서 아들자랑하는게 소원이야라는 어머니의 말씀
그리고 지금 회사가 바빠서, 데이트가 바빠서 그런데 갈 시간이 없다는 나의 대답
 
그리고 어머니가 좋아했던 음식을 한번이라도 더 못사드린 것
여자 친구를 어머니께 못 보여드린 것 등등 갑자기 다 생각났다.
1개가 생각 날 때 마다 눈물 흘리기를 계속했다. 이 바보같은 놈....
 
그래도 다행인건
여자친구가 급히 어머니뵘겠다고 내려왔다.
신기한건... 어머니가 의식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있어도 5초 정도)
아들 여자친구 왔다는 소리에 거의 눈을 엄청 크게 뜨시고 30초간을 바라보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왜 이제왔어? 내가 너한테 지금 계속 연락했잖아?"
라고 그러셨다. 다른 사람이랑 착각한건 아니었다. 꿈에서 진짜 연락하셨나보다.
지금 아마 긴 꿈을 계속 꾸고 계신가보다.
 
여기다 이 글을 남기는 것은 내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과 이 것을 표출하지 않으면
미쳐버릴꺼 같은 내 심정을 표현하고자함이다.
제발 다시 의식 찾으셔서 내가 옆에 계속 붙어 이제는 어머니가 바라는
아들이 단 몇일이라도 되고 싶다.
 
이 XX끼 ... 이 못난 X끼... 평소에 잘했어야 했다.
 
어머니 미안해요. 꼭 다시 일어나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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