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사태가 벌어진지도 시간이 좀 됐는데 레진이 그렇게 욕 먹으면서도 작가들한테 별 행동도 안하고 놔두고 있다가

딸랑 메일 하나 보내고 그러니까 레진도 어차피 한통속이다 뭐다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올해 초까지 레진에 몸 담고 있었던지라 내부 사정을 알고있는 나로서는 레진이 왜 저럴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거든.

이게 좀 많이 꼬인 문제라 복잡하긴 한데 최대한 풀어서 간략히 설명해줄게.

레진이 처음 사업 시작할때만 해도 사실 그렇게 탄탄하지가 못해서 편집부라고 마련은 해놓긴 했는데 구성원들을 보면

전문인력이나 이쪽계열 경험자 같은건 있지도 않았거든. 이래서 경험부족한 편집부랑 작가들이 살짝 트러블도 있고 그랬음.

(자세한건 설명을 못함.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좀 법적으로 걸릴수도 있는 얘기라) 

하여튼 그래서 나중에 레진이 좀 커지고 궤도에 올랐다 싶어지니까 편집부 강화를 위해 기존 잡지사에서 편집장 하던 양반을

불러와 맡겼어. 근데 이 양반이 예전 잡지만화 시절을 기준으로 보니 웹툰판 돌아가는 꼴이 영 말이 아니라 이거야.

그래서 잡지시절 기준을 조금 더해 계약 개정을 추진했지. 

근데 요게 일부 작가들한테 반발을 사게 되면서 좀 얘기가 돌기 시작한거야. 웹툰작가들이 아무리 어리고 어리숙하다고 해도 

다 그런것도 아니고 거기다 만화가협회도 이 얘기를 듣고 나서면서 레진이랑 조율을 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말이 조율이지 

힘겨루기나 마찬가지였음. 요게 15년 상반기의 상황임.

이런 상황이 반년쯤 이어지다가 15년 후반기에 이게 기사화 되버렸는데 이때 동시에 대나무숲 사건도 벌어지면서 

상황이 레진한테 불리하게 흘러가기 시작했지. 기존의 레진 이미지가 지망생들한테 무너지고 마침 경쟁 플랫폼도 꽤나 생기면서 

이전처럼 쉽게 뽑아올 수 없게 된데다 계약개정에 별 생각 없었던 작가들도 이게 공론화되니까 저쪽으로 넘어가버려서

어떻게든 레진쪽에선 상황 진화를 위해서 한발 물러서게 되지. 그런데 이렇게 해도 작가들의 불만이 가라앉지가 않은거야.

그러다보니 레진쪽에서는 작가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워 질수밖에 없고 예전에 작가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요구 할수 있었던게 이쯤부터는 부탁하는 수준이 되었지. 사실 레진이랑 작가들과는 거의 냉전 상태였다고 할수 있어.

근데 웹갤애들은 이러면 그런 작가들 그냥 짤라버리면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냐?

아무리 미니멈도 못찍는 작가들이라고해도 상품이 다양하게 있어야 호객도 되는거야. 팔리는 몇몇 만화만 구비해 둔다고

사람이 유지되지는 않아. 백화점에 가게가 몇개밖에 없으면 너라면 그런 백화점 찾아가겠냐? 

게다가 잘팔리는 작가라고 꼭 레진에게 협조적인것도 아니고 저쪽 편인 작가도 있는데 막 짜르다가 그런 작가까지 불만 품고 

넘어가면 어떡하라고?

지금 레진이 작가들을 어쩌지도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때문이야. 애초에 냉전상태라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할수 없는 상황에서

작가들 행동때문에 회원 탈퇴러쉬까지 벌어지니까 진짜 완전 막다른 길에 몰린거지. 

여기서 만약 독자편을 들어서 강경하게 작가들을 쳐낸다고 치자. 한둘도 아닌데다 이번 사태에 동조는 안했어도 레진에 반감가진 작가들까지 

나가버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새로운 작가들 수급할수도 없어. 

너라면 작가도 나가고 독자도 빠져나가고 있는 플랫폼에서 데뷔하고 싶겠음?

잘나간다는 소리 들려도 언제 엎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판이 웹툰판인데 뻔히 불안해보이는 플랫폼으로 올 작가는 없지.

그렇다고 작가들 편을 들면 당연히 독자들이 떨어져 나가고 말이지.

지금 레진입장에서는 완전 외통수에 몰려서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음. 레진의 지금 심정은 어떻게든 조용히 넘기자는거밖에 없을걸.

자업자득이라고 하면 뭐 자업자득이라고 할수도 있는데 너무 꼬여서 손 쓸 도리가 없는게 보이다보니까

그래도 한때 몸 담았던 입장에선 참 측은하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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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사실이라면 납득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