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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갤펌) 나의 군대이야기
게시물ID : panic_896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D4
추천 : 13
조회수 : 256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29 05:49:35



별다를것 없는 새벽이었다. 지휘통제실에서 당직사령과 티비보면서 노가리뜯고, 매시간마다 연대에 보고하고

그렇게 평소와 전혀 다를바없는, 이질감이라고는 찾아볼수없는 대대부관 근무중이었다.

당직사령은 담배한대 피고온다고 자리를떠났다. 당직사령은 우리중대장이었는데, 결혼을 준비중이었어서 하루하루 웃음꽃이 만개했다.

그때였다. 왠지모를 긴장감이 엄습했다. 당직사령이 나가자 지휘통제실에는 나와 지휘통제실 본부중대 병사만 남아있었다.


나는 사실 물상병때까지 대대시설관리병이었다.

보일러, 전등, 오폐수등등 가리지않고 대대의 시설 전체를 나혼자관리하며 모든것은 내 관리였다.

그런데 꿀보직이라며 정작 힘든것은 몰라주고 심지어 후임들까지 날 무시하기에 꿀보직을 버리기로했다.

겨울에 보일러실에서 쓸 기름을 연대최초로 2천리터나 남겨서 연대장 포상휴가까지 받은놈이 나였고

심지어 주임원사를 비롯하여 간부들에게 그 기름을 몰래몰래 빼주었는데도 2천리터나 남겼던것이다.


주임원사 입장에서는 나같은 시설관리병이 땅개로 복귀한다는게 아까웠을거다.


그렇게 난 일방 1111로 복무를 하기시작했고, 단 한번의 낙오도 하지않았다.

그러자 후임들은 날 떠받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바로 분대장이 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부대시설을 모르는것이없고 어느중대 보급병이 어디에다가 쌔삥을 쑤셔받아놓았는지도 다 알고

간부들이랑 엄청나게 친했다. 군수과장님이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속상하다며 보일러실에 캔맥주 한박스를 PX에서

사들고와서 나랑 피엑스병 군수과장 셋이서 캔맥주를 들이부우며 신세한탄을 자주 하기도했다.


무튼 당직사령이 담배를 피러가서 나와 본주중대 개원만 남아있었다.


우리부대에는 4-5초소라는 초소가있었다. 하지만 그 초소는 미스테리한 일로인해 대대장지시로 폐쇄가 되었었다.

갤러리에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적어놓은 글이있다. 궁금한 갤러는 찾아보면 될것이다.


4-5초소가 폐쇄되고나서 근무패턴이 하나 추가되었다. 최소상병과 최소 일병이 한개의 조가되어서 대대전체를 크게 두바퀴도는

한시간 반짜리 순찰근무가 생겨났다. 바로 그 순찰근무자들이 지휘통제실에 무전을 했다.



" 아..아... 지통실 지통실.. 여기는 순찰조라 알리고.. 취사장 뒷편에 거수자 발견... 수하해도 응답이없다. "


" 당소 지통실 대대부관이라 알리고, 탄창장전후 격발대기, 오분대기조 투입하겠음, 한번더 수하하고 불응할시 초병근무수칙대로 제압하라"


" 이깜완료 "




그렇게 무전을 날리고 5분대기조를 출동시켰다.

그리고 자판기쪽으로 내달려서 당직사령에게 바로 보고를했다.



" 뭔일인데그래? "

"중댐.. 지금 순찰조가 취사장에서 거수자 발견했다고합니다. 수하를 했는데 미동조차 없다고합니다."

"뭐? 빨리가자"


당직사령과 나는 지통실로 내달렸고 5분대기조 소대장이 지통실에와서 실탄을 지급받고 취사장으로 오대기가 달려갔다.

그리고 당직사령과 나는 지휘통제실을 개원하게 맡기고 지통실 총기함에서 케이원 두정을 꺼내고 실탄탄창 두탄창을 가지고 취사장으로 갔다.


당시 우리부대는 예비사단이었으며, 초병근무시에 무조건 실탄을들고 출동했다.


그렇게 취사장으로 미친듯이 달려갔더니 순찰근무자 둘은 멘탈이 나가있는 흐리멍텅한 표정으로 우릴 맞이했고

5분대기조 인원들이 동그라미 모양으로 그 현장을 바리케이트쳤으며 5분대기조 소대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우릴 맞이했다.


대대내의 시설에 빠삭했던 나는, 타이머로 구동되었던 전등을 조작하여 취사장내의 불을 전부다켰고

그제서야 자세히 보이기시작했다.


취사장 부분대장 모병장, 취사장에서 사용되는 날카로운 식칼로 손목을 수차례 내리찔렀으며 그자리에는 피가 낭자했다.

당직사령과 대대부관이었던 나는 아연실색했으며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멘탈이 부서질뻔 하였으나 다잡았다.


당직사령은 그자리에서 개인 핸드폰으로 대대장에게 연락을했고, 나는 오분대기조 소대장님께 당직사령의 지시사항을 전파했다.


첫째, 사고현장을 경계하고 다른인원이 목격하지 못하게 현장 보존할것,

둘째, 사고현장을 절대 손대지말것,

셋째, 다음지시가 있을때까지 이자리에서 대기할것


그리고 나는 지휘통제실로 달려가서 상황병과함께 상황일지에 모든걸 기록했다.


얼마 지나지않아 대대장이 부대복귀를했고 급양담당관도 복귀를했다.


그리고 나와 당직사령은 연대에 불려가서 연대장앞에서 브리핑을 해야했고,

사단까지 불려가서 사단장앞에서 벌벌떨며 브리핑까지했다.


그리고 다음날 사단 헌병대에서 조사가나왔고 기무사에서도 사람이나왔다.

나는 유가족분들을 직접만나서 상황을 이야기해줘야했다.



그리고 내가 정말 충격받았던 이유는...


사망한 그 취사장 병장은, 취사지원나갈때마다 같이 노가리까고 놀았던 나랑 엄청친한사람이었다.

같이 피엑스도가고 특히 대대시설관리 했을때 같이 술도마시고했던 완전 친한 사람이었다.



눈도감지못하고 뭐가그리 한이었는지 그렇게 끔찍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얼마후 나는 그사건으로인한 공로가 인정되어 위로휴가 개념으로 4박5일 포상휴가를 나갔고

복귀를했다. 중대장이 날 부르더니 그때일에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다.


" 야 "

" 병장 XXX! "

"있잖냐.. 그 자살한 그 취사병장... 상처가 왼손에있었지..?"

"네 그렇습니다"


" 근데 알고보니 걔 왼손잡이더라..? "


" ...........네? 아... 네.. "




왠지 난 그날밤 쉽게 잠들수없었다.

안에서 밖으로나있는 칼에의한 상처, 그리고 왼손잡이인데 오른손으로 왼손을 찔렀다..


조사후 나온 결과는 이러했다.


이등병때부터 의지하던 여자친구가 바람이나서 다른남자와 사귀게되었고 비참하게 취사병장을 찼다.

그거에따른 비관자살이 확실하다는게 조사결과였다.



사실 아직도 아리송하다...


왼손잡이가 오른손으로 왼손을 안에서밖으로 그어서 자살하는게 맞는건지.....


벌써 꽤 시간이지난 일인데도 아직도 가끔 그친구 생각이난다.

건빵을 식용유에 튀겨서 설탕을 뿌려주던 그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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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갤저갤 구경다니다가 발견하고 퍼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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