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이번사건관련 개인적인 생각 정리...
게시물ID : sisa_7490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llatrixx
추천 : 2
조회수 : 2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28 11:13:48
0. 인삿말
안녕하세요. 참 아픈 아침이네요.
오늘만이 아니라 요 한주간 계속 그래왔던 것 같습니다. 동료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하고, 내를 대변해주는 언론, 내 입장을 대변해준다고 생각한 정당에게 계속 배신당하면서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오유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그러시리라고 봅니다. 하루 사이에 일베도 됐다가 꼴마초도됐다가 정말 많은 신분 변화가 있었네요...
많은 분들이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좀 풀어놔야 제 생활로 그래도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담벼락에 끄적끄적 거리는 심정으로 힘들게 글을 남겨봅니다. 그냥 끄적이는 글이라 논리적 정합성이나 사실관계가 다소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가만히 있어도 너무 많은 생각과 감정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어 쓰는 글이니 이해부탁드립니다. 틀린 점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메갈리아
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디씨 등의 커뮤니티활동을 해 왔고, 한때 철 없던 시절 그 시절에 가장 험한 분위기의 디씨의 막장갤 등을 했던 입장에서, 코갤, 일베, 메갈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커뮤니티 하위문화 자체의 독특한 특성이 있으며, 메갈리아 역시 이런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고 봅니다. 메르스 갤러리부터 메갈리아가 생기는 과정을 인터넷으로 관찰하면서 본 경험, 박가분씨가 쓴 '메갈리아 건국설화'와 관련한 이야기 등을 종합해 개인적으로 판단해보면, 메갈리아를 페미니즘 및 진보운동과 무관하게 2000년대 초반부터 있었던 막장성 커뮤니티의 연장선에서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으로 보여집니다. 


2. 레디컬 페미니즘
그렇다면 왜 이런 막장성 커뮤니티의 등장에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이 이들을 적극적으로 옹호를 하며 참여를 할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오유에서도 몇 번 지적된 것 처럼, 메갈리아 자체가 페미니즘의 본모습(비꼬는 의미가 아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현상에 참여하고 있는 다수의 페미니즘 계열은 급진적 페미니즘, 레디컬 페미니즘 혹은 2세대 페미니즘으로 불리는 국내 페미니즘 세력으로 보여집니다.
존 스튜어트 밀 등에 의해 성립된 1세대 자유주의적 페미니즘은, 즉 참정권, 경제활동참여 등 여성이 제도적으로 억압된 자유로부터 해방된다면 여성 인권이 개선되리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실제 여성의 권리는 남성의 그것과 같이 보장되지 못했으며, 이에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바로 레디컬 페미니즘 입니다.
레디컬 페미니즘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남성이기 때문에 생득적으로 가지는 권력, 즉 젠더권력을 투쟁하여 찾아와야 한다고 인식합니다. 그러나 사회의 구조 자체에서 여성은 배제되어 있으므로,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젠더권력을 가져오기 위한 투쟁이 불가피하며 이 투쟁의 장으로 남성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굉장히 불편하고 폭력적인 수단이 동원되어야 한다고 인식합니다. 그리고 이 수단이 아니면 영원히 여성은 남성의 젠더 권력을 쟁취할 수 없으며, 영원히 남성에게 예속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핵심주장입니다. 

이러한 레디컬 페미니즘의 운동은 서구권에서 50-60년대에 활발했던 것 같습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수단으로서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사회의 가치관과 격렬한 마찰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며, '페미나치'라는 대중적 비하표현이 조어된 것 역시 이런 레디컬 페미니즘이 본질적 특성과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보여집니다. 결론적으로 그들이 원하던 것처럼 '여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인식시키고 전달시키는 데에는 성공하였지만, 이것이 거의 유일한 성과로 평가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 그것처럼 그 시대의 서구의 남성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며, 이에 페미니즘 그 자체에 염증을 느끼고 페미니즘 운동 자체가 축소되는 부정적 결과를 야기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레디컬 페미니즘의 기조는 그대로 한국에 수입되어, 90년대 이후의 여성운동의 주축을 이룬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학에서 처음 시작된 레디컬 페미니즘의 논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이 사회의 각계 각층으로 진출하면서 레디컬 페미니즘 논리 역시 사회 모든 부문으로 진출하게 된 것으로 보여지며, 현재 우리가 언론, 정당 등에서 보여지는 행태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그들은 왜 메갈리아와 손을 잡았는가?
위에서 언급한 바아 같이, 메갈리아 그 자체는 인터넷 고유의 하위 문화로부터 탄생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남연갤 시절부터 인터넷 하위문화의 막장성을 보여오던 집단으로 정의내릴 수 있을 것이며, 그 주체가 여성이라는 독특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이라는 독특성은 그들의 이 동맹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JTBC의 6개월전 보도를 보면 분명히 이들을 '남성혐오'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정치적 고려가 들어가지 않았을 때, 그리고 그들의 행태를 보았을 때 이러한 정의는 메갈리아를 정의하는데 매우 정확했습니다. 그러나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메갈리아가 가진 본질적 특성, '여성'이 주도하여 이슈를 생산해내는 역할에 주목합니다. 사실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아무리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하여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 자체의 세력의 한계로 인해서 이런 종류의 이슈화를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메갈리아 유저들은 그 세력의 한계를 스스로 돌파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메갈리아는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도구로 판단했음이 분명하며, 어느 시점인가부터 '미러링'등의 어휘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남성의 목소리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대변되기 시작합니다. 이런 기존의 메갈리아 유저와 레디컬 페미니스트들간의 연대는 하위 문화와 엘리트 사회운동권의 연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연대는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본격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처음엔 '메갈리아'와 '워마드'가 병크짓을 저지르기 위해서 '강남역 살인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이해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고 돌이켜보니, 그들의 계산된 조직적인 행동 등의 움직임은 하위 문화를 형성하는 '기존의 메갈리아 유저'들에 의해서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그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메갈리아와 워마드에 "잠입한"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에 의해서 이 사건이 선동되고 주동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며, 어쩌면 이번 넥슨과 웹툰 사건 역시 사전에 계획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목소리가 이슈화되어 현실에서 등장하기를 원하며,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분노하고, 실망하는 일련의 과정 그 자체를 통해서 자신들의 존재를 인식시키는 것이 그들의 본래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SNS, 정당과 언론, 논평가 등이 소위 계속 '스팀팩'을 유발하는 사건의 연속은 고의적으로 계획된 사건의 연속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자신들의 생각을 인식시키기 위한 과정 그 자체가 그들의 목적인 셈이며, 그리고 그들에게 지금의 이 순간은 20년이 넘는 그들의 숙원이 드디어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JTBC에서 어제의 뉴스를 내보낼 때, 어떻게 자신의 생업이 달린 문제에서 기자 이름을 걸고 어떻게 그렇게 기사를 내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보았는데, 어쩌면 그 분들에게는 오로지 이 순간을 위한 삶, 그 뉴스 하나를 위한 삶을 살았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4.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위치에 서야할까?
이 문제를 우리는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로 이해하며, 저들은 이 문제를 '남성'과 '여성'의 문제로 치환한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문제에 관하여 저들이 제기하는 '레디컬 페미니즘'을 받아들일지, 그렇지 않을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한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고 봅니다.
본디 '상식'이란 기존의 가치관은 '진보'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진보란 그 시대의 '비상식'의 가치를 뒤엎고 '비상식'을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진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식'이란 그 사회의 가치관, 그 사회의 당연히 그러해야한다는 생각들을 수호해야 한다는 생각이며, 이는 명백히 '보수'의 가치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진보'를 주장하는 자들의 '비상식'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면, 기존의 '상식'을 약탈해가려는 그 들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들을 우리는 해야 하며, 그 정치적 행위는 분명 '보수적' 인 정치행위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입장이 그들의 '비상식', '레디컬 페미니즘'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우리는 최소한 이 문제에 한하여 '보수'의 스탠스에 설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간 그렇게 싸워온 '보수'의 대표주자 '조선일보'에 지지를 보낼 수 있는것이며, '새누리당'의원에게 이 현상에 메일을 보낼 수 있는 것이며, 때로는 극단적인 성향의 '일베'와도 같은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진보/보수로 구분되는 편가르기로 싸움을 하는 형태가 아니라는 것을 이 사건을 통해서 인식한 것이 우리가 성장한 하나의 측면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언제나 제기되는 모든 사회 문제에 대해서우리는 우리의 위치를 유연하게 진보/보수의 위치를 변화할 수 있으며,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이었던 사람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조선일보와 연대한다고 하여, 새누리당과 연대한다고 하여 같은 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메갈리아 발' '레디컬 페미니즘'과의 전투를 위해 '조선일보'와 연대한다고 하여 '세월호유가족'을 비난하는 그들의 논조에 동조해야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세월호,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는 오히려 '조선일보'와의 전투를 위해 '레디컬 페미니스트'들과의 연대가 다시 이뤄질 수 있는 것일테구요.
그저 우리 모든 민주 사회의 구성원 하나 하나는 스스로가 지향하는 사회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기 위한 모든 정치적 목적으로 연대가 이뤄지는 것이며, 이것이 민주사회가 굴러가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라고 봅니다. 그러니 우리는 불편해 할 이유도 없고, 슬퍼할 이유도 없습니다. 같은 편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서 같은 편의 종류가 달라진 것일 뿐입니다. 

정치행위엔 영원한 우리편도, 남의편도 없습니다. 그러니 같은 편을 잃었다는 슬픔을 거두고,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다시 연대합시다. 저는 이 사회의 젠더 권력의 수혜를 입는 한 명의 남성이기 이전에,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천부인권으로 부여받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레디컬 페미니즘'과 함께한 '메갈리아'와 '워마드'의 폭력을 받을 어떠한 이유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동의하지 못하며, 그들의 이런 수단의 남용은 궁극적으로 사회 파괴, 사회 구성원간의 상호 불신을 불러올 따름이라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저는 그들에 반대하며, 온라인/오프라인을 망라해 그들의 폭력적 수단을 고발하고 다른 사회구성원들을 설득시켜 저와 같은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모든 정치행위를 할 것입니다. 

여러분, 패배감과 슬픔을 딛고 일어나 이런 저와 연대하여 주십시오. 
호소드립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