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아주 짧은 글 입니다. 그냥 한백무림서라는 책에서 원나라에 대적했다는 구주창왕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조금 적어 봤습니다. 헤헤 ----------------------------------------------------------------------------------- 쿠-웅...!
일순 그 넓은 평야의 모든 이들의 눈동자는 굉음으로 모였다. 굉음의 근원지는 흙먼지로 가득해 원인을 알 수 없었으나 먼지의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한 줄기의 그림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이 먼지를 쓸고 지나고 그곳에는 한줄기의 창이 꼿꼿이 고개를 세우고 있었다.
전장은 고요로 가득해졌다. 보기드문 묵철로 만들어진듯 짙은 묵색의 창신. 투창인지 헷갈릴 정도의 길이를 가진 장창. 그런 창을 가지고있으며 휘두를 수 있는 자는 이 중원에 오로지 단 한 사람. "...... 구주창왕....!" 창 한자루를 가지고 단신으로 원과 대적하는 거인. 구주창왕. 그의 등장이다. "그럴리가 없다... 놈이 살아있다니... 뭐냐! 왜 저 창이 저곳에 있는 것이야!!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이냐!!" 원의 장수 누르차는 울분을 토했다. 다 이긴 전쟁이다. 불과 방금 전까지는, 하지만 찰나의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창왕의 등장예고로 적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아군의 사기는 급격하게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누르차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울분을 토할때 방금 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폭발음과 함께 흙먼지가 흩날렸다. 전보다는 흙먼지 속의 그림자가 크다. 그리고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의 위압감이 스산하게 평야의 바닥을 타고 깔린다. "...직이면 ....죽는다." "이놈들 뭣하느냐! 어서 저놈을 죽여버려!! 어서!" 누르차의 목소리는 평소의 그를 아는 이라면 깜짝놀랄 정도로 광기를 띄고있었다. 그만큼 그는 분노했고 당황했다. 하지만 전사들은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흙먼지 속의 그림자가 나지막히 하는 말을 분명히 들었기 때문이다. 움직이면 죽는다. 광오하지만 그가 풍기는 기운을 느끼자 수많은 전장을 헤쳐나왔던 푸른 초원 전사의 긍지를 뛰어넘는 격렬한 생존의 본능이 온 몸을 지배했다. "다 죽고 싶어?! 어차피 저 놈은 한명이란 말이다! 초원의 전사라면 죽음을 두려워 마라!!" 누르차는 외치면서 스스로가 도를 들고 창왕에게 달려 들었다. 이 역시 평소의 그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다. 그만큼 창왕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는 원에서 수위를 다투는 모략가라 자부하는 누르차의 이성을 완전히 무너지게 만들었다. "크아아악!" 누르차는 발악에 가까운 괴성을 지르며 도를 휘둘렀다. 수-욱 챙!! 그러나 도는 검은 빛살에 맥없이 막혀 주인의 떨림을 대신 하여 나타내주었다. "당신이 누루... 치? 누르차? 아무튼 원의 장수인가? 성급한 사내군. 내 분명 움직이면 죽는다 했는데. 약속은 약속이니 잘 가시게" 그림자는 달려드는 누르차를 향해 단지 땅에 박혀있던 창을 뽑아 내 질렀다. 그리고 저 멀리 날아가는 팔 하나. 누르차는 자신의 팔을 날려버린 자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쓰디쓴 웃음을 지었다. '그럼 그렇지...' 다시 휘몰아치는 묵색의 빛줄기. 빛줄기는 누르차라는 긴 문장에 마침표를 찍는 붓처럼 보였다. '놈이... 제자를 키웠구나.... 아아... 칸께서 대업을 이루시는것을 못본것이 한이로다...' "자 다음으로 죽고 싶은 사람있나!" 그림자의 외침으로 인해 몰아치던 흙먼지는 하늘 높이 날아갔다. 흙먼지 사이로 들어나는 몸체. 8척 정도의 큰 키와 그와 걸맞는 터질듯한 근육이 꿈틀거린다. 떡 벌어진 어깨는 태산과 같고 이글거리는 눈은 태양과 같다. 단정하게 뒤로 묶은 꽁지머리는 차분함을 보여주나 짙고 크게 휘어진 눈썹이 사내다움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