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바람 안피웠다고 그렇게 엄마를 의심병 환자, 정신병자 취급하다가, 막바지 돈 가지고 장난치다 감옥살이 잠깐하고 나왔을때 13년 바람난년과함께 몸 섞고 마음섞고 하다 들켜서는 당당하게 난 잘못한거 없어!
결국 서로 이혼하고 갈라섰는데, 자식들 결혼자금으로 마련해둔 교육보험. 그 보험이 그인간 명의로 되어있었다. 이제 자식들 다 성인이니, 자식 명의로 다 돌려놓자고 얘기 했을땐
" 내가 금수새끼도 아닌데 자식 결혼자금에 손대겠냐 " 고 은행에서 삿대질하면서 욕하던 그 인간.
오늘, 딸 연금 만기가 다음달인데, 자기 마이너스 통장 매꿔야 된다고 돈 달라고 전화를 대뜸.
그럼 그 교육보험 명의 우리들 앞으로 돌려달라 했더니 그 많던 돈 다 써버리고 달랑 200만원 남았는데, 자기는 이제 일 안하니까, 그거 다 썼다며 당당하게
얘기하던 인간.
그러면서 늘 주말에는 경마장에서 돈 쓰던 그런 인간...
그거, 그 돈. 몇십년 모았던 돈. 결혼자금으로 쓰려던거 아니냐 했더니 그럼 일 안하는데 어쩌겠냐고 얘기하던 인간.
저녁에 어처구니 없어서 오빠가 전화했더니, 오빠가 다니는 회사 게시판에 오빠 미쳤다며 올려버리겠다고 협박하던 인간...
나나, 우리오빠나 아빠가 없다고 우울해 하고 그런적은 거의 없다.
오늘은 조금 속상하다.. 우울하다. 우리 집이, 정상적인 아버지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오빠가 울었다고 하더라. 이젠 우리집 가장이 우리 오빤데. 가장이 펑펑 울면서, 안그래도 힘든데 미안하다고 울었다고 하더라.
마음도 아프고 속도 쓰리고..
버팀목이 없는 가정에, 아픈엄마.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13년간 얼마나 괴롭고 슬펐을까. 저런인간이 남편이었는데..
차라리, 할수만 있다면. 우리엄마가 나나, 오빠를 낳지 않아도 되니까 그 금수만도 못한사람이랑 만나 결혼하지 말고
차라리 혼자 살더라도. 이런 아픔따위 안겪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잠도 안오고, 오빠는 울고 엄마도 울고..,
나도 울고 싶은데, 그냥 너무 허하기만 하다.
엄마랑 오빠가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