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꿈에서 죽었던 적이 있어요
게시물ID : panic_895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망고파이
추천 : 3
조회수 : 114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24 23:46:30
저는 무서운 꿈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꾸는 편입니다.

꿈을 잘 꾸지는 않는데 시즌이 있어요
죽어라 악몽만 꾸는.

악몽이라고 하기는 뭣한데... 두 번 꿈에서 죽어본 적이 있어요. 

한 번은 아예 기억이 안 나고
한 번은 칼에 찔려 죽었어요.

앞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쫓고 쫓기는 그런 상황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게 있으면 느낌이라도 기억에 남을텐데
갑자기 꿈이 바뀌었거나
생각지 못한 때에 갑자기 찔린 것 같습니다.


 
음... 
제 앞에 있던 사람이 저를 찔렀어요.
정확히는 제 왼쪽 복부, 갈비뼈 바로 아래? 그 쯤에
두 번을 찔렸습니다.
한 번 찔리고
'무슨 일이...?'
하는 사이에 두번 찔렸습니다

우습게도 그 순간, 예전에 알바 같이했던 상사의 말이 생각나더군요.
아버지가 지방에서 사냥을 위한 총포사를 운영하시고 계시다고 했던 사람인데
가끔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칼 쓰는 법을 가르쳐주곤 했습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칼 찌르는 장면은 다 가짜라고.
칼을 쓸 때는 칼을 세워서 쓰면 안 되고 뉘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야 갈비뼈에 걸리지 않는대요.

그 말이 생각나면서
'이 사람은 날 칼을 세워 찔렀을까 뉘여 찔렀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당연하다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때는 납득하지 못한 채)
쓰러졌어요.

몸을 웅크리고 숨이 가빠지는데
엄청난 공포가 몰려왔어요.

하나는 본능적으로,
이건 무조건 죽는다. 난 이제 죽는다. 는 공포였고
두 번째는
이 사람이 내 뒤에서 날 또 찌르면 어쩌지?? 하는 공포였어요.
두번째 공포 때문에 무척이나 버둥거렸습니다. 
한 손으로는 배를 쥐고. 

 
상대가 뭐라 뭐라 하는데
머리와 온 몸에서 비상경보가 발령되는 바람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유일한 감각은 공포였어요


  
'이제는 정말 죽어간다' 하는 시점에서조차
제 뇌는 반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반은 미친듯한 반응속도로 살 길을 찾는 것 같았어요
후자의 뇌는 사람이었다면 미친 사람처럼 보였을 거에요

그리고

이렇게 내 삶이 끝나는구나...
 모든 문이 닫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부터는 허무함이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죽음의 시간이 가까워올수록
사후세계 같은 것에 대한 희망은 명징하게 사라지고
"이제 끝이구나" 생각만 들었어요
모든 문이 닫히는 느낌
완벽한 암흑만 남는 느낌
그 공포와 허무함조차도
이 생명이 모두 꺼지면 다 사라지겠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겠지
나 스스로도. 

맞아요. 정확히 그런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생명이 스위치를 끄듯
딸깍 딸깍 꺼지는 느낌이 들면서 죽어갔어요

마지막 순간에 뭔가 고통스러웠는데
이것도 죽으면 끝나겠지 하는 생각 속에서
굉장히 복합적인 생각 속에서
죽었어요

네 정말로 죽었어요




 
근데 깨어났어요
'어 뭐지...?'

아 뭐야 꿈이었구나...



 
꿈에서 깬 후엔 금방 정신 차리긴 했지만
꿈 속에선 전혀 꿈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머릿속의 일을을 기억나는데로 자세히 썼지만
실제 꿈 속에서의 시간은 채 몇 분도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금방 죽었어요. 허허



아마 요 몇년 간
사는 게 뭐지 라는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 꿈을 꿨나봐요


재미없는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죽음을 너무 두려워하지는 말길...
사람이 사람을 찌르고 찔리는 일은 없어져가기를...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