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가 크게 터져서 지난 글부터 찬찬히 읽어봤는데요.
그 작가라는 애들이 왜 그러는지 여러 차례 지적, 분석글에 하나 더 붙여보려고요.
알기쉽게 먼저 결론입니다. (다른 글의 결론과 같군요. ㄷㄷ)
1. 작가 애들이 듣보다. = 돈을 (많이) 벌어본 적이 없다.
2. 작가 애들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1.
저는 이직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작은회사 큰회사 여러 군데 다녀봤습니다.
(짤린 적은 없고 회사가 망해서 .. ㅠㅠ)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로 고객 클레임을 처리해야 할 일이 있고, 개중에는 진상들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회사로서는 정말 억울한.. 대형 클레임 건이 발생해서 수억 날리고 있는 중입니다. ㅠㅠ
그러다가 문득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가끔 정말 참을 수 없는 진상일 경우에 응대하다 싸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같은 새키 필요없다. 소송하자. 우리가 이긴다. 이런 거죠.
그런데 이게 작은 회사에서 더 자주 발생합니다.
대응 메뉴얼이나 뭐 그런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핵심은 움직이는 돈입니다.
고객 응대 잘못해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
매출에서 고정 액수가 빠지는 게 아니라 퍼센트로 빠집니다.
그러면 예를 들어 고객응대 잘못해서 10% 빠진다고 치면
매출 백억 회사는 10억 날리는 거고, 매출 천억 회사는 100억 날리는 겁니다.
(안좋은 방식이지만) 진상에게 10억을 쥐어주고 틀어막을 수 있다면
백억 회사는 진상과 싸우나 회유하나 마찬가지이지만, 천억 회사는 반드시 진상을 회유해야 90억이라도 남기는 거죠.
만화에 비교하자면
가령 이말년이나 조석 같은 작가는 (인성을 비교하자는 게 아니라 ㅋ) 절대로 저런 소리를 안할 겁니다.
독자 10만 명 중에 3만이 빠지면 그 돈이 얼마인가요. 넙죽 업드리고 제발 빠져나가지 말라고 기도할 겁니다.
이번 문제작가들 구독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1천명 중에 300명 빠지면 사실 액수는 그리 크지 않을 겁니다.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2.
아주 단순한 사실인데, 돈을 벌려면 돈을 써야 합니다.
하다못해 서버비 주고 사무실 임대료 주고, 월급 주고, 광고료 주고 뭐하고 뭐하고 ..
이윤율을 20%라고 생각하면 100억 버는 회사는 비용으로 80억을 결재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비용은 내가 장사를 잘하냐 못하냐와 관계없이 잘 변하지 않습니다.
(사실 잘 변합니다. 늘어나긴 잘 늘어나는데 줄지는 않더라고요.)
독자가 1000명에서 700명으로 줄면,
작가 본인은 외식 한번 줄이고 술한번 덜먹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하더라도
회사는 매출이 100억에서 70억으로 줄어들고 80억 결재를 못해서 부도가 납니다. 79억9천만원을 벌어도 부도나서 망합니다.
70억도 졸라 큰 돈이고, 그걸 벌 수있는 대단한 인프라를 가진 건 맞는데, 그냥 망해요....
만화 업체의 비용구조가 어떤지 몰라도 20% 정도 줄어들면 존폐의 위기에 몰릴 겁니다.
아마 작가들은 매출을 100만원 올리나 1000만원, 1억 올리나
타블렛 하나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모르는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1, 2 같은 상황은 회사측이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실제로 발생해서 망하는 회사도 있는 마당에 .....
(레진과 작가가 한몸인 건 아니지만) 본인이 나서서 소비자들한테 저런 식으로 나오다니요.
오늘은 또 어떤 진상이 창의적인 불만으로 전화를 할까 벌벌 떠는 저로서는
만화업계 정말 좋다. 세상 편하게 사는구나. 부럽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뭐... 그냥 끄적끄적 해봤는데, 작가분들 반성하시고,
취미라는게 혹독한 세파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위안을 삼으려고 하는 건데 ...
거기서 이런 시련을 받으면 회사원의 멘탈은 안드로메다로 ... ㅠㅠ
여러분들 힘내시고 열심히 살아남아 보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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