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라는 존재가 막 창궐할 즈음.
오유에도 일베들의 댓글들로 슬슬 몸살을 앓아가던 시기에
"쓰레기에게 먹이를 주지맙시다. 무대응이 낫습니다."
라는 의미의 댓글을 적었다가 개까인 적이 있었다.
그때만해도 평화롭던 오유에서 반대폭풍은 큰 충격이어서
댓글은 내려버렸었던거 같은데...
몇년이 지나
이제 오유도 예전같진 않고, 외부에선 "일베나 오유나"같은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렇게 되어버릴 줄은 몰랐지만, 결론적으로는 그 때 내 생각이 옳았던 것 같다.
일베는 똥을 싸고 그 똥을 자랑하는 놈들이다.
"아 썅 더러워 죽겠네" 정도의 댓글에 희열을 느끼는 놈들인데
여기선 "왜 똥을 그렇게 싸세요". "똥을 덜 싸는 음식을 드세요",
"똥은 집에서 싸세요', "비데는 이런게 있어요"
같은 댓글을 단다. (요즘은 일반명사화되어버린 ㅆ선비)
그동안 일베가 유독 오유를 타겟으로 삼아온 것에는
자격지심에서 오는 적대감 같은게 있는 것 같다.
"니네가 그렇게 깨끗해? 웃기고 있네." 같은 느낌..
일베의 눈에는 오유가 씹선비, 위선자들의 집단으로 보일 것 같다.
어차피 아무리 댓글 정화정책을 쓰더라도 모든 쓰레기를 완벽하게 정화할 순 없다.
여기 사람들도 이미 상처들을 받은 것 같다.
댓글에서 방어기재 같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약간만 표현이 어색한 댓글이 올라오면 "이거 일베아냐?" 라고 의심하고,
예전의 스스럼 없는 친절함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슬픈 일이지만, 이것도 성숙해 나가는 과정이다.
감수성을 잃겠지만, 이성은 공고해지겠지.
다시 깨끗해지는 날이 올 때까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