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특징 중 하나인데요. 별로 생산적인 못한 방향으로 많이 작동합니다.
칼자루를 쥐었다는 것을 좀 풀어서 얘기해보면
나에게 명분이 있고, 나의 의견에 동의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있을 때,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힘을 행사해보는 일 쯤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중에 내가 틀린 것으로 판명이 되었을 때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칼자루를 휘둘렀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사람이란.
아주 작은 명분이나, 약간의 동조해주는 친구들만 있으면 쉽게 못된 짓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고 가정해보는 일을 두려워합니다. 시도조차 하지 않죠.
아무튼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정의당에 전화를 걸어서 항의를 하고
메갈리안이나 일베들을 불편해 하는 게 잘못이냐? 라고 하는 많은 분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메갈리안이나 일베들에게 어떤 힘을 행사할 때에
그 내용에 약간의 부당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하지 말거나 최소한 그에 대해서 토론을 해봐야 한다
정의당의 논평을 요약하면 이것입니다.
'우리도 딱히 메갈리안이 좋은 건 아니지만 걔들이 노동시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보호받아야할 노동자 중 하나로 간주하고 그들의 편에 설 것이다'
이런 논평은 사실 구체적인 팩트들 보다는 정의당이 자신들의 스텐스, 자세, 이 문제에 대한 진입각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메갈리안들 날뛰는 문제는 정의당에서 진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노동문제, 비정규직차별문제, 사회적약자문제에 비해 너무 사소합니다.
메갈리안들이 밉다고 해서, 정의당 보고 메갈리안편드냐고 빽빽거릴 일이 아닙니다.
솔직히 이 문제는 편향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비슷한 사건이 과거에도 있었죠. 곽노현 교육감 선거때입니다. 그냥 곽노현 대신 그 새누리당 후보, 공정택이였나 아무튼 금마를 곽노현 이름 대신 끼워넣어보면 쉽게 결론이 날 문제를 온갖 방법으로 쉴드를 쳤었죠. 생각해보세요. 이자연인가? 아무튼 그분이 메갈리안이 아니고 그냥 선량한 사람인데 자신의 신념이나 성향에 관한 이유로 똑같은 일을 당했다고 생각해보세요.
메갈리안이 페미니즘 비슷한 그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대중에게 비치고
메갈리안이 일베와는 달리 약간은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로 비치는게 억울하다 하더라도
그들과 대화를 하거나
제 3자를 설득하려면
그들과 나를 똑같이 존중받아야할 신념을 가진 주체로 대우해줘야 합니다.
솔직히 제 3자가 아니라 메갈리안들이 얼마나 드럽고 멍청한지를 잘 아는 저조차도
오유에서 빽빽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차라리 메갈리안들이 더 똑똑해보입니다.
대화의 기본 룰조차 모르고 일단 빽빽거리면서 시작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군요.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틀렸을 수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마십시오.
이런 태도가 사유의 시작이며 최소한의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