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여름에 동해안으로 엠티를 갔습니다. 원래는 망상 해수욕장에서 놀 생각이었어요. 근데 아무리 봉고차로 뺑뺑 돌아도 망상 근처에는 차 세울 데도 없는 겁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러다가 정말 우리 바다 구경도 못하나 어쩌나 하다가 결국 망상을 빠져 나옵니다. 그리고 어디 놀 만한 곳이 없는지 해안 탐색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바닷가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저는 아직도 장농 면허이고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망상과 그곳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어떤 곳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분명한 건
사람이 정말 우리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제기억이 왜곡되었는지는 몰라도 정말 사람이 별로 없었을거에요. "이름"은 있는 해수욕장이었어요. 근데 아무도 없더라구요.
너무 좋았죠. 이런 곳이 있다니. 게다가 물 속이 다 들여다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을 워낙 좋아하는 저는 그곳에서 하루 웬 종일 놀고 그 다음달도 또 들어가서 출발 직전까지 놀았습니다. 물이 정말 맑았습니다.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그렇게 잘 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러고 교회를 갔는데 마침 강원도 출신 오빠를 만났습니다.
"엠티 잘 다녀왔냐?" "네, 짱잼 짱잼" "망상 간댔나?" "사람 너무 많아서 망상 못 갔어요." "그래? 그럼 어떻게 했어?" "근처 돌다가 다른 데 갔어요. 진짜 좋았어요. 물도 엄청 맑고." "오... 어디?" "00 해수욕장이요." "...... 뭐 어디??" "00 해수욕장이요."
예상하셨을테지만 강원도 오빠는 사색이 되었습니다. "야 거긴 절대 들어가면 안돼. 사람 죽는 데야."
오빠의 말인 즉슨, 그곳은 바다가 잔잔하다가 갑자기 회오리 치면서 파도칠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1년에 한 두명씩은 꼭 사망자가 나오는 곳이라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절대 가지 않기 때문에 가끔 멋모르고 오는 관광객들이 사고를 종종 당한대요
오빠는 진짜 큰일 날뻔 했다면서 나중에 또 이상한 데 가게 되면 자기한테 꼭 물어보라고 하더군요. 그 후론 그 교회에서 엠티 갈 일은 없었지만요.
그후로 바다에 가면 아무리 눈으로 물이 잔잔해보여도 수영금지 되어 있는 곳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혹시 그 해변 이름 아시는 분 계실까요? 휴가철이고 해서 위험한 곳 공유도 할 겸 한 번 올려봅니다. 아시는 분은 (꼭 여기가 아니라도 비슷한 위험한 장소 아시는 분은) 답글 달아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