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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마누라와 살면서 장단점
게시물ID : wedlock_32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romental
추천 : 11
조회수 : 26181회
댓글수 : 55개
등록시간 : 2016/07/18 13:11:46
안녕하세요

밑의 글에 외국인 마누라와 사는 장단(?)점 글이 있어서 저도 같은 입장에 있는 관계로 한번 썰을 풀어 보고자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일본인 마누라와 사는 사람이예요

이전에는 결혼하기전에 고민글로 올렸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결혼 기념일이 한번 돌아 다가오고 있네요 ㅎㅎ  

만나게 된 계기는 대학교 때부터 알아온 여자 지인이 자신이 아는 참한 아가씨가 일본에 있다고 한번 만나보라고 어프로치 

했었습니다

얼굴도 마음에 들고 지인에 대한 신뢰 자체가 높았기에 선뜻 ok를 했고(나이는 제가 그때 33, 와이프가 35)

소개를 해주는 시점에서는 와이프가 필리핀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꾸준히 카톡이나 라인 통화로 얘기했어요
(텍스트로 하는건 영 불편해서--;)

아..그러고보니 얘기를 하긴 했는데 제 이야기만 죽~~~ 늘어놓을뿐 그때 와이프는 당최 자기 이야기를 안하더라구요

처음에는 5분, 한달 뒤에는 매일 1시간 정도씩 이야기를 했는데 제이야기가 99%.. 

지금와서 물어보면 남친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기가 좀 그랬다고..

아무튼, 이리저리 해서 결혼 하고 1년 살고 있는 지금 시점에 장, 단점을(전 단점도 적을 겁니다! 마누라는 제가 여기 있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한번 풀어 보려 합니다

장점

1. 사소한 일에 감동한다

물론 한국여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처음에 되게 놀랐습니다

위에 설명한 카톡, 라인 단계를 2개월 정도 거친뒤 첫만남을 일본 오사카 에서 가지게 되었는데(12월 31일날..)

제가 소개팅 하는 분위기로 만나자고 제안을 했죠, 저도 아직 그때까지 사귈거라고 100% 확신 하진 않았거든요

만나고 실망할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을 붙잡고 공항에 마중나와 있는 와이프를 딱! 보는순간!

'사진하고 똑같아!!'

그랬습니다.  저는 사진 성형이 되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와이프도 얼굴에 자신가 나이데스요 하고 있었던 지라 웬지모를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처음에 봤던, 카톡 하면서 딱 한번 주었던 사진하고 똑같이 보여서 크게 안심하게 됩니다

일단 배가고팠던 관계로 근처에 있던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맥주 1L를 시키고, 주전부리가 나올때 젓가락을 들어 

와이프 앞에 놓아주었습니다.  그때 와이프의 눈은

'오메나 세상에!!..'

두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는 와이프의 모습을 보고 내심 저는 제가 뭘 잘못한건줄 알았습니다

'이..일본은 다른건가? 내 손에 때가 뭍어 있었던건가?! 화장실에서 손 씻고 놓아줬어야 했나--;;;'

저는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조심스레 물어봤죠

"왜 그러시는지..?"

"아.. 이렇게 놓아 주시는 분은 처음 봤어요, 정말 친절 하시네요^^"

'???'

그랬습니다.  한국에서 소개팅을 20여회 했지만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반응이 나왔습니다

특별히 잘 보일려고 한것도 아니고 그냥 젓가락이 가야 할곳은 정해져 있었고 이동수단은 당연히 제 손이 되어야 했기때문에 한것 뿐인데, 당연하지 않

았던 것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가 한껏 UP 되어 대화가 잘 풀렸고(이전 카톡으로도 대화는 잘 풀렸..) , 이제 계산을 하게 되었죠.  지폐와 동전을주섬주섬 챙기고 있던 와이프에게 

"제가 계산 할께요"

여기서 저는 와이프의 반응을 한번 보고 싶었죠 한국에서야 보통 "그럼 커피는 제가 살게요" 아니면 나가서 그대로 헤어지는 2가지중의 한가지..

와이프는?

"그럼 커피는 제가 살게요"

그냥 똑같았습니다..--; 의아해 하지도.. 그냥 일상 있는거 처럼 얘기 하더라구요

일본이 다 칼같이 더치페이 하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것을 알게 된 순간입니다

이전에 대학다닐때 일본인 교환학생이 학교에 방문하게 되어 그중 여자 2명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제가 낼게요" 하는 순간 "제가 왜 당신에게 얻어 먹어야 되요? 제껀 제가 낼게요" 하는 반응이 나와(거기 분위기는 그냥 한국 문화 알려주고, 전공 

내용 이야기 하던거 뿐이었습니다) 조금 당황했었던 기억이 있어 와이프의 반응을 보고 싶었던게 있었지요

2. 목소리

저는 딱히 애니에 심취되어 있지는 않다능! 절대 아니라능!

.. 중학교때 일본 애니, 가요 들으면서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것을 부정 하지는 않지만,

일본 애니속 여성들의 그.. 간드러진 목소리를 '귀엽다'고 생각하는 남성분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와이프도 심하지는 않지만, 특유의 목소리 톤이.. 하하..좋네요^^

3.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자"

어릴때 부터 일본인이 계~~속 교육을 받고 자라는 부분이죠

일상생활에서 최대의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진상이나 거기까진 아니더라도 

남에게 불편을 조금이라도 끼칠 수 있는 행동 자체를 안하려고 하네요

4. 외가 및 명절
이거는..저에게는 장점인데 와이프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명절에 외가를 먼저가니, 언제 내려가니 하는걸로 싸울일이 없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명절은 다르기 때문이죠

그리고.. 외가가 일본에서도 좀 시골쪽에 있다보니(카가와) 가기도 힘이 들어서 1년에 한번 가는것도 힘들어 보이거든요
(그래도 최소 1년에 한번은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휴가때 외가를 가네요)

명절에 첫날 내려가서 끝나기 전날 올라오고, 하루는 쉬고.  이 패턴으로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만.. 와이프에게는 저희 부모님 및 친척들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않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설겆이 같이 하고, 음식 준비할때 옆에서 도우고..(물론 와이프가 어머님과의 언어 문제로 아직 제대로 도울 수는 없습니다만..) 

마사지등을 제공 하고 있습니다.

5. 게임

일본은 게임의 나라였고, 여성분들이 게임을 접할 기회가 많은지라 게임에 대한 반감이 좀 덜할 가능성이 높죠

와이프도 집에 플스, 3ds등을 가지고 있었던 유저인지라 저와 집에서 플스겜을 같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좋아합니다.  디아블로 대균열 95층을 같

이 부시기도 하고 RPG 게임은 제가 출근하면 레벨 노가다를 부탁하기도 하고 말이죠.  슈퍼로봇대전 할때는.. 조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는 하지만 

좀비 얼굴을 도끼로 쪼개고 야쿠자를 구둣발로 짖밟으며 헤헤 거리는 와이프를 보는것도..

 

단점

1. 음식

이건.. 와이프가 음식을 참 잘해요, 음식하는 것도 좋아하고 일본에서는 동호회 같은것도 하고 그랬더라구요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것은 참 좋습니다만.. 

간을 아무래도 와이프가 보다보니까 맛이 밋밋한 감이 있네요..

제 입맛는 토종 한국인이라 김치로 어떻게든 버티지만 속이 니글니글 할때가 많은..

토마토 소스로 국을 만드는 것을 본 그날은 국에 손도 못댔네요..--;

2. 고부문화

음.. 저희 어머님은 제게 전화하는 것을 많이 좋아하십니다(일주일에 3~4번)

그리고 1년에 명절 포함해서 대략 6번정도 시골에 내려 가지요

근데.. 전화통화가 잦으니까 저를 마마보이로 오해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건강을 위해 뭘 자꾸 보내주시고 하니까 아직 집에서 못벗어난 어린애 취급을 할떄가 있음..

결정을 할때 부모님께 휘둘린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는데, 자신은 이전에 부모님 1년에 한번 정도 뵙고

전화도 한달에 한번 할까말까 하며 지냈다고,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3. 역시 언어문제

저야 뭐.. 그렇다 쳐도, 부모님과의 소통이 잘 안되니까 문제가 될 때가 있더라구요

시골에 내려가서 같이 설겆이를 끝냈는데 저랑 와이프를 어머니가 불러냈어요

설겆이 후에 정리가 제대로 안됬다고 뭐라고 하셔서 아니 설겆이 까지 했는데 정리가 좀 덜됬다고 뭘 뭐라그러냐는 식으로 제가 좀 싫은 소리를 했더니 

저하고 말다툼이 이어짐.. 경상도 분이시라 억양도 많이 셋죠

근데..와이프는 그걸 자기한테 다 잘못했다고 엄청 뭐라그러는줄 알고 화나서 문꽝 닫고 들어가서 잠궈버림

형+저+어머니+아버지+형수 일동 침묵..그리고 모두 어머님께 폭풍 잔소리 작열

형 : "일본이랑 한국이랑 문화도 다른데 앞으로 제수씨가 안올거라고 하면 어떻할거냐!"

아버지 : "말 잘 안통한다고 형수하고만 대화하지말고 좀 챙겨주라고!!"

저 : "....ㅡ,.ㅡ 아니 가족처럼 지내라고 진짜 가족처럼 되냐고!!! 설겆이 수고 했다고 등 두드려 주지는 못할 망정 
잔소리는 뭐그리 많이 하심!, 다 자기한테 뭐라하는줄 알고 착각한거 같은데 이거 어쩜.."

어머니 "ㅠㅠ" 

20분뒤에 간곡히 요청하여 들어가 30분동안 대화를 가진뒤에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시며 사과하셨음..

근데 사과 내용을 오롯이 번역하기에는 저의 실력이 딸려 중요 핵심만..

지금은 실력이 조금 늘긴 했는데 그래도 아직 멀었네요..한국 드라마 일자막으로 미친듯이 보고 있는데

2~3년은 있어야 말이 좀 늘듯


4. 역사 문제

음.. 와이프는 아베를 좋아합니다.. 결단력 있어보이고 행동파인것 같아서 믿음직 하다고..

싸움날까봐 뭐 크게 뭐라그러지는 않지만 영화, 다큐 등을 보여주고 있죠

위안부 문제도 이야기 했지만 "왜 나한테 그런얘기를 함?, 전쟁때는 그런일도 벌어지고 하겠지!.."

한국도 베트남에서 뭐.. 솔직히 잘한게 없긴 하니까 크게 뭐라고 따질수도 없네요

정치/역사 적인 부분에서 부딪히는게 많은 두 나라이다 보니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만

한국인으로써 가끔은 열불날때가 있네요..잘 대처 해야죠..




우리 가정의 장점

1. 한국이 계속지나도 헬조선이라면.. 일본에 건너가 살 계획도 있네요
   근데 일본도 별로..좋은 상황이 아니라서..일본 연금이 한국보다 적다는 걸 확인하고 충격!

2. 애들 태어나면 방학때 일본 보내거나.. 아니면 중학교를 일본에서 나오게 하거나.. 여러가지 방안 고민중
   
너무 길어져서 이정도로만 적네요 ㅎㅎ
글을 잘 적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모두들 즐거운 결혼 생활 되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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