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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 여고생과 우리집 귀신 9부
게시물ID : love_66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를믿지마요
추천 : 25
조회수 : 185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7/18 0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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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나를믿지마요입니다.

주말은 잘보내셨나요~ 저는 잘 보내고 왔습니다. 

이제 이 이야기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처음 시작할때도 이야기 했지만, 등장인물의 이름과 

자체심의를 통해 순화한 묘사를 제외하면 모든게

실화입니다. 네 사실입니다.


각부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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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http://todayhumor.com/?panic_89146

2부 : http://todayhumor.com/?panic_89147

3부 : http://todayhumor.com/?panic_89148

4부 : http://todayhumor.com/?panic_89149

5부 : http://todayhumor.com/?panic_89169

6부 : http://todayhumor.com/?panic_89200

7부 : http://todayhumor.com/?love_6389

8부 : http://todayhumor.com/?love_6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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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이니 가능하시면 1부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9부


"오빠 자요?"


"아니 아직...."


"오빠~"


"응??"


"이렇게 누워서 손잡고 있을때 할 이야기는 아닌것 같지만.. 우리 사귈래요??"


"응.."


"응..?"


다 감겨가던 눈이 번쩍 뜨였다.


"대답했어요~ 그럼 우리 오늘부터.."


"아니 그게.."


"싫다는 거예요?"


"싫은게 아니라.. 우리 알게된지 며칠 안되었고..혜연이는 지금 고3이고 입시가 코앞인데.."


"그래서 싫다는 거예요????"


"사귀는건 대입끝나고 해도 안늦…"


"뭐야~ 여고생을 집 안까지 끌여 들여놓고, 옆에 다가 재웠으면서 이제와서.. 흑흑..."


"아니.. 내가 언제.. 그리고 혜연이가 들어온거지..."


"뭐요? 경찰서 갔다와서 사귈래요?"


"아닙니다."


"오늘부터 나랑 사귈꺼죠?"


"네.."


"잘했어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숙였다. 혜연이가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맑은 미소로 나를 보는 혜연이의 얼굴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사랑이 가득한 얼굴이였다. 부드럽고 따듯한 손이 나의 얼굴을 감싼다. 아련한 기억속에 남아있는 엄마의 품처럼 따듯한 혜연이의 품속으로 들어간다.


"오빠. 고마워요. 나 정말 너무 너무 좋아요."


"내가 먼저 고백할려고 했는데.."


"괜찮아요~ 이제 상관없어요~"


그리고 우리는 잠에 들었다. 햇살좋은 토요일 오후의 낮잠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그리고 우리는 커플이다.


"오빠~"


"..............................."


"오빠~ 나 알바갈 시간이예요~"


혜연이는 이미 알바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교복이 아니라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같이 가자~"


"아니야 오빠는 쉬어요~가는건 혼자가도 괜찮아~"


"이제 혼자다녀도 괜찮고~ 우리 혜연이 다컸네~"


"치.. 퇴근은.."


"당연히~ 여자친구 모시러 가야지요~"


"헤헤~ 꼭와요~ 우리 오늘도 산책해요~"


"응~"


"이리와봐요~"


문앞에서 서서 배웅하러는 나를 혜연이가 부른다 몸을 조금 숙여 보라고 한다.  까치발을 들고 허리를 숙인 나를 안아준다.


"나 없다고 놀지말고, 그림 연습도 하고, 앞으로 나랑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건지 생각도 하고 있어요~"


"네~"  


혜연이의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웠다.


"조심히 가~"


"네~ 이따가 봐요~"


혜연이를 배웅하고 집에 들어왔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자취를 시작했고 혼자사는 것에는 이제 익숙해져 있었다. 그리고 집에서 혼자인 시간들이 너무나도 편했다. 하지만 혜연이고 가고 나니 허전했다. 어서 돌아와서 향기로, 웃음으로, 애교로 채워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번도 자고 일어나서 정리한적 없었던 침대를 정리했다. 처음으로 놓인 베개 두개를 가지런히 정리해두고, 이불을 반듯하게 펴두었다.

혜연이가 얘기한대로 혜연이를 마중나가기 전까지, 데생 한장을 완성해 놓기로 했다. 이젤을 펴서 냉장고 앞에 놓고 냉장고 위에 있던 쥴리앙을 내리고 비너스를 올려두었다. 의자에 앉으려는데 냉장고 위의 비너스 미세하게 떨림음을 낸다.


"수평이 안맞는 건가?"


비너스를 다시 내려놓고 냉장고 바닥을 본다. 수평은 잘 맞아 있는 것 같았다 물받이 살짝빼본다. 뭔가 있는지 걸려서 잘나오지 않았다. 조금 힘을 주어 당기니 물받이가 튀어 나왔다.


"뭐야!!"


물받이에는 새끼쥐의 사체가 있었다. 3cm정도 되는 털도 없는 미끈한 새끼쥐였다. 물받이를 옆으로 밀어두고 냉장고를 옆으로 돌렸다. 드라이버로 컴프레셔가 있는 곳의 커버를 벗겨내니 그곳에는 새끼쥐 4마리와 큰쥐 한마리가 말라 죽어 있었다. 1년동안의 자취생활을 마치고 부모님 집으로 돌아왔을때, 냉장고를 밖에 보관했었는데 아무래도 그때 들어온것 같았다. 새끼를 낳기 위해 냉장고 안으로 들어왔지만 나가지 못하고 그안에서 죽은것 같았다. 그제서야 나는 밤마다 나를 괴롭히던 검은 아지랑이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부모인 쥐가 새끼들을 살리지 못하고 죽은것이 안타까워 나에게 나타난것 같았다. 책상 서랍에서 휴대폰 상자를 꺼내 비운후 그안에 쥐가족의 사체를 옮겨담았다.  상자를 책상옆에 놓아두고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 보다 혜연이를 만나서 상의해 보기로 했다. 냉장고를 청소하고 재위치에 다시 놓았다.

비너스를 다시 올려놓았다. 떨림은 없었다.


데생 한장을 완성하고 혜연이를 마중 나가기위해 나왔다. 토요일이라 손님이 많았다. 혜연이는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있었다. 붐비는 손님들 사이를 피해 안으로 들어갔다. 주방앞에서 사장님께 인사하고 놓여 있는 쟁반과 행주를 챙겨 방금 일어난 손님들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 역시 고기집이라 기름이 많아 잘닦이지 않는다. 혜연이가 매일 이일을 하고 있었다는게 마음이 아팠다. 빈그릇을 가득담은 쟁반을 들고 뒤돌아서니 혜연이가 동그래진 눈로 바라본다. 살짝윙크를 하고 주방앞에 쟁반을 올려두었다.  손님이 나에게 손짓한다.


"네~ 손님~뭐드릴까요~"


"여기 소주 한병이랑.. 사이다 한병줘요~"


"네~ 10번 테이블에 소주한병, 사이다한병~"


어리둥절한 혜연이는 그래도 장부에 받아서 적는다. 냉장고에서 소주와 사이다를 꺼내 10번 테이블에 가져다 준다. 손님들은 계속해서 계산을 하기위해 카운터로 향했고 혜연이는 카운터에서 나는 홀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대충 정리가 됬을때쯤 사장님이 나오셨다.


"일 잘해~ 실력이 장난이 아니야~ 탐나는데~"


"ㅎㅎㅎ 저도 얼마전까지 알바하고 있었어서요~"


"어쩐지 잘하드라~"


"바쁘실때 종종와서 도와드리겠습니다~"


"나야 좋지 ㅎㅎㅎ"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던 혜연이가 사장님과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오빠~ 깜짝놀랐어요~"


"혜연이 혼자하기에는 많이 바빠 보여서~"


"오빠가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남자가 아니였는데…"


"혜연이 덕분이지~ 힘들었지??"


"조금요..ㅜㅜ"


"이제 얼마안남았으니까 조금만 힘내요~"


"네~~~~"


마지막 손님들이 일어난 계산을 하는동안 어지러진 테이블을 정리했다. 사장님은 평소보다 더 많이 웃으시면서 내가 주방으로 밀어 넣는 쟁반을 받아주셨다.


"혜연이 이제 들어가~"


"네~"


"민준이도 수고했어~ 덕분에 주말장사 잘했네 ㅎㅎㅎ"


"아닙니다~ 저도 즐거웠습니다~가보겠습니다~"


"그래~"


사장님께 인사를 하고 가게앞 편의점에서 집으로 돌아갈 동안 마실 음료수 2개를 샀다. 아침에 보았던 하늘하늘한 원피스와 긴 생머리가 바람에 살랑거렸다. 여고생같지 않았다.


"오빠~~~"


"고생했어~~"


"오빠 덕분에 너무 편하게 했어요~ 고마워요~"


"갈까?"


"네~~"


혜인이와 발을 맞추는 내 걸음도 이제 많이 느려졌다.


"혜연아."


"네?"


"오빠 밤마다 안좋은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알게된것 같아"


"정말요?? 뭐 때문에 그런거 였어요??"


나는 쥐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혜연이는 놀라워 하면서도 얼마 살지못한 생명이 꺼져버렸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어떻게 할까??"


"묻어 줘요.."


"그래야겠지?"


"오늘은 늦었으니까 내일 같이가서 묻어줘요~"


"그러자~"

오늘도 우회도로를 걸어 한참을 돌아 집에 도착했다. 집앞에 도착한 혜연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집 앞에 섰다.


"집에 안가?"


"응~"


"너 이러다 어머니한테 걸리면…"


"괜찮아요~ 오늘은 엄마 안와요~ 헤헤~~"


"그래도 집에 도둑이라도 안들었는지.."


"괜찮아요~ 우리집은 훔쳐갈것도 없어요~ 도둑이 들어온게 미안할꺼야.."


"하.."


"싫어요?? 갈까요??"


나는 서둘러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이럴때 꼭 열쇠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들어오세요~"


"다녀왔습니다~ "

마치 혜연이가 집의 주인이고 내가 얻혀서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집에 들어온 혜연이는 행거에게 밤새 입었던 잠옷을 꺼냈다.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멍하니 자기집처럼 움직이는 혜연이를 바라보았다.주방에서 옷을 갈아입고온 혜연이는 머리를 묶고 나를 바라본다.


"오빠~"


"응?"


"나 먼저 씻고와도 되죠?"


"혜연이 집에서?"


"아니 여기서~헤헤~"


나는 이제 혜연이에게 안되다는 이야기는 안하기로 했다. 뭐든 혜연이가 하고 싶어 하는대로 두고 싶었다. 혜연이가 욕실안으로 들어가고 행거위에 올려두었던 혜연이의 원피스를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내 공간에 혜연이의 것이 하나 늘었다. 짧은 시간동안 내게 들어와 어느새 옆을 차지한 혜연이는 너무나도 놀랍고 사랑스러웠다. 혜연이가 살짝 비집고 들어왔던 나의 마음의 문은 이제 활짝열려 그 어떤 것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었으것 같았다. 주방문을 열고 뽀얀 얼굴을 내미는 혜연이를 바라보니 꼭 안아주고 싶었다.


"혜연아.."


"오빠??"


은은한 비누향이 퍼졌다. 말리지않은 머리결이 촉촉하다.


"오늘 안 갈꺼지?"


"네.."


"평생 가지말을 래?"


"사귀자마자 프로포즈하는 거예요?"

"응.."


"반지는??"


나는 왼손으로 혜연이의 손을 잡았다.

"내 맘속에서 이미 가져갔잖아.."


"나도 이미 줬어요.."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촉촉해진 심장소리가 들린다. 마주잡은 손의 깍지 사이로 혜연이의 머리카락을 타고온 물방물이 흘러간다. 떨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맞대어 있는 혜연이의 모든 곳으로 부터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오빠.."


"나 마음이 쉬운 사람 아니예요. 오빠가 우리 가게에 왔을 때 며칠전 집앞에서 봤던 사람이란게 생각이 났어요. 일하는 동안 이상하게 눈이 갔어요. 횡단보도 앞에서 오빠가 나를 보았을때, 마음이 떨렸어요. 오빠가 내 팔을 잡고 뛰어서 집 앞 가로등에 도착했을때, 친구들이 말하던 첫사랑이라는게 이런거구나 하고 알게 되었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게 됬어요. 그날 나는 한숨도 못잤어요. 밤새 너무 너무 두근거리고 누워있어도, 나를 진심을 걱정 해주었던 오빠만 계속 생각났어요."


"마음이 이렇게 쉽게 가는건지 몰랐어요.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괜찮았아요. 안 돌아와도... 그냥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었어요. 나는 이런데 오빠는 아닐까봐 불안했어요. 그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용기를 내기로 했어요. 내가 그렇게 용기있는 사람인지 몰랐어요. 아침에 오빠보고 인사할때도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를꺼야. 알바하다가 오빠봤을 때는 진짜 심장이 터지는 줄알았어요. 오빠와 함께 이야기하며 집으로 오늘 길에 내 마음은 오빠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했어요."


"나는 지금의 나처럼 밝았던 적이 없던 사람이 였어요. 오빠가 보았던 나는 오빠를 알게 되면서 시작된 나였어요. 그리고 이제 나는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오빠를 만나서 시작된 지금의 나로 계속남아 있고 싶어요. 고마워요 나 받아줘서. 진짜 너무 좋아.."


혜연이의 마음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들어왔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 똑같이 출렁이던 파도와 만나 섞이고 섞여, 하나가 되어 갔다. 아무도 믿을 것 같지않은 우리의 사랑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혜연이의 손을 잡고 누웠던  그날 밤 책상 밑에서 검은 아지랑이가 보였다. 하지만 가위에 눌리지는 않았다. 아지랑이는 숨을 쉬듯이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주잡은 혜연이의 손이 움직인다.


"오빠.."


"응??"


"내가 오빠한테 말걸은 날 그 아저씨 생각나요?"


"응 술취해서 골목에 앉아있던.."


"그 아저씨 우리빌라 아래있는 단독사는 아저씨예요.. 엄마랑 아는 분이라 인사도 해요.."


우리는 우연같은게 아니였다. 모든것은 혜연이의 용기와 결심에서 시작되어 우리가 된것이였다. 이제서야 그 아저씨의 눈빛이 이해가 됬다. 머리속에 미래의 일들이 그려졌다. 언제가 우리를 닮은 아이들이 우리의 시작을 물어볼때는 반대로 이야기 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사실대로 이야기해도 안믿을 테니까.
출처 혜연이와 나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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