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처음이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는 나의 연애는 언제나 내 일상과는 조금 떨어져있었다.
놀이공원에서, 술집에서, 멀리 떠난 여행지와 둘이 같이 있는 공간에서 나는 내가 상대방과 연애를 하고 있음을 실감해왔고
그러다보면 홀로 남겨지는 내 방에서는 늘 외로웠던 것 같다.
민낯의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였는지 아니면 상대방의 일상의 무게까지 짊어지고 싶지는 않았던 건지,
혹은 그 두가지 모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참 내 맘대로만 굴었었다.
어쨌든 나도 이렇게 저렇게 살다보니 문득 예쁘게 연애를 하고싶고, 지금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 공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재밌는 영화를 보고, 가끔은 맛집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는 일,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흘러가는 좋은 날들을 누군가와 함께 하고싶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