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도 근무하는 불쌍한 직장인입니다.
그래도 비가 오니 한가하긴 합니다.
요 며칠간 그렇게 숨차게 덥더니, 오늘 비가 이렇게 오려고 더웠나 봅니다.
비가 와서 날이 좀 선선하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저는 오늘 퇴근 후부터 숨차게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하거든요.
오늘 저녁에는 배드민턴 클럽에서 초심자 대회가 있어요.
갑자기 늘어난 초심자들을 위한, 말이 대회지, 그냥 막걸리 내기 게임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사람이 20여명을 넘어가니 규모가 커져서 총무님, 경기이사님까지 동원해서 게임 스케줄링을 하고
선배님들이 잘하라고 과일, 드링크를 지원하는 제법 큰 행사가 됐어요.
리그전이라서 여자 복식 경기는 2게임, 혼합 복식은 3게임을 뛰어야 해요.
저는 오늘 렛슨날이라 참석 못하겠다니, 총무님께서 게임 시간을 조정해주겠노라고,
꼭 참여하라고 해서 한시간 게임 뛰고, 렛슨 한시간 받고, 다시 돌아와서 한시간 게임 또 뛰게 생겼습니다.
심지어 오늘은 공포의 로테이션 렛슨날.
토요일 렛슨반은 사람이 없어서 코치님이 너무 심심하다며 우리 굴리는 재미로 렛슨하시거든요. ㅠㅠ
다른 렛슨반 렛슨 시간에 비해 2-3배는 길게 렛슨을 하는데, 불평 불만을 토로하면 더 힘들게 굴리기 때문에
힘들어도 찍 소리 못하고 죽었다 하고 뛰는 날이예요.
게다가 우리 렛슨반에 여자는 달랑 저혼자.
남자분들 뛰는 수준에 맞춰서 뛰자면 하늘이 노랗다못해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뛰어야 해요.
그래서 지금 에너지 비축하느라 열심히 먹고 있어요.
원래 아침은 카페 라떼 한잔으로 충분한데, 엄청나게 큰 샌드위치 다 먹고, 손님이 사다주신 콩떡도 다 먹고,
이따 점심때는 제가 사랑하는 화상 만두가게 가서 군만두, 찐만두 1인분씩 다 먹을거예요.
탄수화물 빵빵 채워넣어야 오늘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배드민턴 가방에 쵸코렛도 두팩 넣어갈거예요. 이거 다 먹고 이겨야징... ㅎㅎㅎ
며칠전부터 날이 너무 더워서, 오늘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한가득이었는데,
비가 와서 날씨가 좀 선선하니, 세시간 연속 연속 뛰는 게 덜 부담스럽겠어요.
저 오늘 죽을지도 몰라요.
모쪼록 살아돌아오게 빌어주세요. ㅎㅎㅎ